[강판권 교수님] 대나무 꽃: 생존의 철학
[강판권 교수님] 대나무 꽃: 생존의 철학
by 강판권 교수님 2021.02.01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물학자들은 대나무를 나무 도감에 수록하고 있다. 나무와 풀을 구분하는 기준은 리그닌(lignin)이라는 목질소(木質素)다. 목질소는 세포를 늘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나무는 몸집이 불어나지만, 풀은 그렇지 않다. 대나무는 풀처럼 죽순의 크기에서 키만 자랄 뿐이다. 아울러 대나무는 맹종죽, 왕대, 오죽, 조릿대, 이대 등을 일컫는 대나무의 종류를 일컫는 이름이다.
대나무의 주요한 특징은 마디다. 대나무 마디는 절개(節槪:節介)라는 단어를 낳았다. 대나무의 또 다른 특징은 뿌리 번식이다. 모든 생명체의 번식은 일차적으로 후손을 남기는 것이다. 대나무는 뿌리로 번식하다가 어려우면 꽃을 피워 열매를 만드는 독특한 존재다. 그러나 대나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시기는 대나무의 건강 상태에 따라 30년 만에 피울 수도 있고, 백 년 만에 피울 수도 있다.
사람들은 대나무의 꽃을 좋은 징조로 보기도 하지만 좋지 못한 상황으로 보기도 한다.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는 것은 평생 한 번 정도 볼 수 있을 만큼 귀하기 때문이고,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꽃이 피면 죽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진주-창원 2번 국도변과 오죽헌 등지에서 대나무에서 꽃이 피자 언론에서는 ‘길조’라고 보도하고 있다. 대나무 꽃은 한 그루에서만 피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대나무 전체가 꽃을 피운다. 대나무는 번식의 특성상 뿌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의 옛 문헌에서도 대나무꽃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대나무꽃을 소개하고 있는 문헌은 유송(劉宋, 420-479) 시대 유경숙(劉敬叔)의 『이원(異苑)』과 중국 최초의 관찬 농서인 『농상집요(農桑輯要)』(1273)다. 『이원』에 따르면, 서진(西晉) 혜제(惠帝) 원강(元康) 2년(292)에 파서군(巴西郡)의 경계에서 대나무가 자주 색 꽃을 피웠다. 보리처럼 생긴 열매의 껍질은 푸른색이고, 속은 적백색이었으며, 맛이 아주 달았다. 『농상집요』에 따르면, 대나무의 열매를 ‘죽미(竹米)’라 한다. 농서에는 대나무 꽃이 피면 죽기 때문에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즉 “죽미가 열릴 즈음 비교적 큰 한 그루를 선택해서 뿌리에서 3자 정도 되는 곳을 잘라내고, 마디 사이를 뚫어 그 속에 거름을 채워 넣으면 꽃 피는 현상이 멈춘다.” 중국 농서의 내용은 우리나라 『촬요신서(撮要新書)』에서도 소개하고 있다. 국당(菊堂) 박흥생(朴興生, 1374-1446)이 지은 『촬요신서』의 내용은 『농상집요』의 내용과 거의 같으나 다른 부분도 있다. 다른 내용은 “뿌리 부분 사방 3척 거리 이내에 인분을 실하게 사용하면 죽미 발생이 멈춘다”는 부분이다.
중국 남북조 시대 대개지(戴凱之)의 『죽보(竹譜)』에는 70여 종의 대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죽보』에는 대나무를 풀도 나무도 아닌 존재로 파악했다. 조선시대 윤선도(尹善道, 1587-1671)도 ‘오우가’ 중 ‘대나무’에서 『죽보』의 대나무 인식을 계승했다. 대나무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그만큼 이 나무가 신비하다는 뜻이다. 대나무가 죽음을 각오하고 꽃을 피운다는 것은 생존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대나무는 삶은 절실한 삶이어야만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나무의 주요한 특징은 마디다. 대나무 마디는 절개(節槪:節介)라는 단어를 낳았다. 대나무의 또 다른 특징은 뿌리 번식이다. 모든 생명체의 번식은 일차적으로 후손을 남기는 것이다. 대나무는 뿌리로 번식하다가 어려우면 꽃을 피워 열매를 만드는 독특한 존재다. 그러나 대나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시기는 대나무의 건강 상태에 따라 30년 만에 피울 수도 있고, 백 년 만에 피울 수도 있다.
사람들은 대나무의 꽃을 좋은 징조로 보기도 하지만 좋지 못한 상황으로 보기도 한다.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는 것은 평생 한 번 정도 볼 수 있을 만큼 귀하기 때문이고,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꽃이 피면 죽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진주-창원 2번 국도변과 오죽헌 등지에서 대나무에서 꽃이 피자 언론에서는 ‘길조’라고 보도하고 있다. 대나무 꽃은 한 그루에서만 피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대나무 전체가 꽃을 피운다. 대나무는 번식의 특성상 뿌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의 옛 문헌에서도 대나무꽃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대나무꽃을 소개하고 있는 문헌은 유송(劉宋, 420-479) 시대 유경숙(劉敬叔)의 『이원(異苑)』과 중국 최초의 관찬 농서인 『농상집요(農桑輯要)』(1273)다. 『이원』에 따르면, 서진(西晉) 혜제(惠帝) 원강(元康) 2년(292)에 파서군(巴西郡)의 경계에서 대나무가 자주 색 꽃을 피웠다. 보리처럼 생긴 열매의 껍질은 푸른색이고, 속은 적백색이었으며, 맛이 아주 달았다. 『농상집요』에 따르면, 대나무의 열매를 ‘죽미(竹米)’라 한다. 농서에는 대나무 꽃이 피면 죽기 때문에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즉 “죽미가 열릴 즈음 비교적 큰 한 그루를 선택해서 뿌리에서 3자 정도 되는 곳을 잘라내고, 마디 사이를 뚫어 그 속에 거름을 채워 넣으면 꽃 피는 현상이 멈춘다.” 중국 농서의 내용은 우리나라 『촬요신서(撮要新書)』에서도 소개하고 있다. 국당(菊堂) 박흥생(朴興生, 1374-1446)이 지은 『촬요신서』의 내용은 『농상집요』의 내용과 거의 같으나 다른 부분도 있다. 다른 내용은 “뿌리 부분 사방 3척 거리 이내에 인분을 실하게 사용하면 죽미 발생이 멈춘다”는 부분이다.
중국 남북조 시대 대개지(戴凱之)의 『죽보(竹譜)』에는 70여 종의 대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죽보』에는 대나무를 풀도 나무도 아닌 존재로 파악했다. 조선시대 윤선도(尹善道, 1587-1671)도 ‘오우가’ 중 ‘대나무’에서 『죽보』의 대나무 인식을 계승했다. 대나무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그만큼 이 나무가 신비하다는 뜻이다. 대나무가 죽음을 각오하고 꽃을 피운다는 것은 생존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대나무는 삶은 절실한 삶이어야만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