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개파라치’ 주의하세요
[이규섭 시인님] ‘개파라치’ 주의하세요
by 이규섭 시인님 2021.02.19
반려견이 퇴근한 주인을 반기다 기절했다는 소릴 듣고 웃었다. 웃을 일만은 아니다. 개와 주인과의 유대가 얼마나 끈끈하기에 기절까지 했을까, 기가 막힌다. 이웃에 사는 A집사는 반려견 사랑이 유별나다. 자식 못지않게 알뜰살뜰 챙긴다. 일터에서 돌아오면 반려견은 무뚝뚝한 남편과 대조적으로 꼬리를 흔들고 애교를 부리면 피로가 절로 풀린다고 한다.
왼종일 홀로 집을 지키느라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반가워 기절까지 했을까. 안타깝고 측은하여 택시를 타고 동물 병원으로 갔다. 의사의 응급처치로 반려견은 깨어났다. 치료비 20만 원은 부담되지만 깨어난 것만도 다행이다. 개를 안고 돌아오며 반려견 집착이 지나친 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국내 반려동물 동반 가구는 2019년 기준 전체 가구의 26.4%에 달하는 591만 가구라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다. 네 집 중 한 집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단순한 동물 그 이상으로 일상과 함께 하는 가족 같은 관계가 됐다.
카톡 방에 뜬 펌 글이 흥미를 끈다. 시골에 사는 노모는 아들 내외가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떠나면 어김없이 상경하여 개 지킴이 노릇을 한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개 돌보기 교육까지 시킨다. 목욕은 매일 시켜야 하고 식사는 노화 방지와 면역력 향상을 위해 아침에는 유기농 오리고기, 저녁엔 럭셔리 닭고기를 먹이라고 메모까지 남기고 간다. 여행지에 가서도 전화를 걸어 시어머니 안부 보다 개 안부부터 묻는다. 사실감 넘치는 풍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도 코로나 검진을 시키고 개 관상 집에도 들린다. 반려견 용품 새 상품도 쏟아진다. 동네 재래시장 입구 과일가게가 최근 애완견 용품점으로 바뀌었다. 스마트 급수기, 에어샤워 드라이 룸, 외출 때 돕는 프리미엄 유모차가 전시되어 있다. 그뿐 아니다. 종합영양제, 관절 기능 개선제, 웰빙 식재료 등 진화가 거듭된다. ‘개린이 날’(개+어린이날)엔 온 가족이 전용 사진관에 들러 ‘개족사진’(개+가족사진)을 찍고 애견카페에 데려간다. 미국에선 개가 55억 원의 유산을 받았다는 보도다. 개 팔자가 상팔자로 호사를 누린다.
공원에 가면 개와 함께 나오는 사람들이 손자 손잡고 나오는 사람 보다 많다. 젊은 여자들은 개를 안고 자식 다루듯 엄마가 어쩌구저쩌구 하거나 유모차에 개를 태우고 나온다. 할머니들은 평상에 앉아 개 자랑이 늘어진다.
주인을 따라 트랙을 도는 개들은 킁킁거리며 시도 때도 없이 영역 표시 쉬를 한다. 공원 입구 골목은 물론 심지어 공원에 싼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주인이 더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원엔 목줄 착용, 맹견 입마개, 배설물 수거 현수막을 걸어놓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달부터 반려견 목줄 길이는 2m로 제한된다. 엘리베이터 등 공용공간에서는 개를 안거나 목을 잡아서 움직일 수 없게 해야 하며 인식표도 반드시 달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내년부터 과태료가 50만 원이다. 당장 3월부터 ‘개파라치’로 불리는 신고포상금제를 실시하니 개 사랑만큼 관리도 엄중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
왼종일 홀로 집을 지키느라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반가워 기절까지 했을까. 안타깝고 측은하여 택시를 타고 동물 병원으로 갔다. 의사의 응급처치로 반려견은 깨어났다. 치료비 20만 원은 부담되지만 깨어난 것만도 다행이다. 개를 안고 돌아오며 반려견 집착이 지나친 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국내 반려동물 동반 가구는 2019년 기준 전체 가구의 26.4%에 달하는 591만 가구라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다. 네 집 중 한 집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단순한 동물 그 이상으로 일상과 함께 하는 가족 같은 관계가 됐다.
카톡 방에 뜬 펌 글이 흥미를 끈다. 시골에 사는 노모는 아들 내외가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떠나면 어김없이 상경하여 개 지킴이 노릇을 한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개 돌보기 교육까지 시킨다. 목욕은 매일 시켜야 하고 식사는 노화 방지와 면역력 향상을 위해 아침에는 유기농 오리고기, 저녁엔 럭셔리 닭고기를 먹이라고 메모까지 남기고 간다. 여행지에 가서도 전화를 걸어 시어머니 안부 보다 개 안부부터 묻는다. 사실감 넘치는 풍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도 코로나 검진을 시키고 개 관상 집에도 들린다. 반려견 용품 새 상품도 쏟아진다. 동네 재래시장 입구 과일가게가 최근 애완견 용품점으로 바뀌었다. 스마트 급수기, 에어샤워 드라이 룸, 외출 때 돕는 프리미엄 유모차가 전시되어 있다. 그뿐 아니다. 종합영양제, 관절 기능 개선제, 웰빙 식재료 등 진화가 거듭된다. ‘개린이 날’(개+어린이날)엔 온 가족이 전용 사진관에 들러 ‘개족사진’(개+가족사진)을 찍고 애견카페에 데려간다. 미국에선 개가 55억 원의 유산을 받았다는 보도다. 개 팔자가 상팔자로 호사를 누린다.
공원에 가면 개와 함께 나오는 사람들이 손자 손잡고 나오는 사람 보다 많다. 젊은 여자들은 개를 안고 자식 다루듯 엄마가 어쩌구저쩌구 하거나 유모차에 개를 태우고 나온다. 할머니들은 평상에 앉아 개 자랑이 늘어진다.
주인을 따라 트랙을 도는 개들은 킁킁거리며 시도 때도 없이 영역 표시 쉬를 한다. 공원 입구 골목은 물론 심지어 공원에 싼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주인이 더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원엔 목줄 착용, 맹견 입마개, 배설물 수거 현수막을 걸어놓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달부터 반려견 목줄 길이는 2m로 제한된다. 엘리베이터 등 공용공간에서는 개를 안거나 목을 잡아서 움직일 수 없게 해야 하며 인식표도 반드시 달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내년부터 과태료가 50만 원이다. 당장 3월부터 ‘개파라치’로 불리는 신고포상금제를 실시하니 개 사랑만큼 관리도 엄중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