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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시인님] 탄소중립, 원전 없인 어렵다

[이규섭 시인님] 탄소중립, 원전 없인 어렵다

by 이규섭 시인님 2021.11.12

“한국은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밝혔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한국의 목표는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총회 참석을 앞두고 2030년까지 연평균 감축률을 26.3%에서 40%로 대폭 올렸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기준배출량 1위부터 20위까지(2018년 기준) 국내 대표기업들의 가동을 모두 멈추거나, 포스코만 한 기업 3곳을 멈춰 세워야 가능한 비현실적 목표라는 것이 산업계의 시각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원을 줄이는 한국의 기후 기술은 미국의 80% 수준에 불과한데도 목표만 턱 없이 높이 잡았다는 것이다. 미래전략도 현실성도 없는 신기루 같은 목표다. 우리나라 산업 및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방향성 못지않게 속도와 경로가 매우 중요하다.
탄소중립이란, 기업이나 개인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대기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움으로써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든다는 의미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 온난화를 막아 지구를 살리자는 것이다. 나무를 심어 산소를 공급하거나 무공해 에너지인 태양열ㆍ태양광ㆍ풍력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대안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탈 원전 정책을 펴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다.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 10개국 장관들은 ‘기후변화와 싸울 때 원전은 최상의 무기다. 유럽은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공동 기고문을 각국 신문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은 원자력을 부흥시켜 에너지난과 기후 위기를 넘으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는 축적된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2년간 우리나라 전력의 3분의 1을 생산하면서도 원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용 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도 갖췄다. 폐쇄한 월성1호기는 작은 원전인데도 국내 최대 태양광 단지의 25배 전력을 만들면서 미세먼지는 배출하지 않았다.
태양광은 같은 량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원전의 300배 부지가 필요하다. 원자력보다 탈 탄소 효과도 크게 떨어진다. 전기 1kwh 생산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량은 태양광이 평균 45g이지만 원자력은 12g에 불과하다. 탈 탄소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이 신규 원전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다.
중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15년간 4400억 달러(약 518조 원)를 투입해 원전을 최소 150기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탄소중립 달성에 원전이 필수라는 건 과학으로 입증된 상식이다. 한국은 원전 건설 능력을 갖춘 세계 6개국 중 하나다.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