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목사님] 애면글면 하지 않기
[한희철 목사님] 애면글면 하지 않기
by 한희철 목사님 2021.11.24
독일에서의 목회를 마치고 귀국을 했을 때, 한 지인이 조심스럽게 들려준 조언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 속에서는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나눌 때 몇 가지 삼가야 할 주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삼가야 할 주제로 그가 언급한 것은 돈, 학력, 종교, 그리고 정치였습니다. 다 공감이 되었지만 조금 의외로 여겨졌던 것이 정치였습니다.
정치에 관한 한 얼마든지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이 정상이고 건강한 것이지요. 자신의 판단이나 경험, 혹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정치적인 견해일 터이니 말이지요. 어떤 이들은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둘 사이의 간극입니다. 얼마든지 의미 있다 여겨지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는 건너기가 불가능하다 싶은, 큰 구덩이와 같은 괴리감이 있습니다. 어떤 사안을 두고 시작된 이야기가 이내 고성으로 이어지고, 말다툼이 되고,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그런 결과가 살인으로 나타날 때도 있고, 대판 싸움을 한 뒤로 다시는 안 볼 사람으로 여겨 관계가 아주 끊어지기도 하니 사소한 일이라 할 수가 없지요. 나와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은 이상하게도 정치적인 문제 앞에서는 설자리를 잃고 맙니다.
이런 일은 교회 안에서도 일어납니다. 같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지만, 정치적인 입장은 저마다 다릅니다. 약간 다른 것이 아니라 극과 극처럼 다를 때가 있습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어찌 저리도 생각이 다를 수 있을까, 기이할 정도입니다.
언젠가 교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였습니다. 제 정치적인 입장을 묻는 교우가 있었습니다. 가볍게 던진 질문이지만 대답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잠시 생각하다가 제 입장을 말했습니다. “양파, 대파, 쪽파 등 파가 많지만, 저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저는 예언자파입니다.”
정의와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물처럼 흐르기를 꿈꿨던 사람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불의와 폭력을 고발했던 사람들, 어둠 속에서 잠들지 않고 빛을 바라본 사람들, 절망의 시대에 희망의 마중물을 길어 올린 사람들, 굳이 표현하라면 예언자파라 말하고 싶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들려오는 소식들을 대하면 실망을 넘어 분노도 일고, 걱정을 넘어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도자가 되려는 이들이 우리의 역사 앞에 자기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지를 코딱지만큼이라도 고민하고 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럴 때면 나 자신을 추스르곤 합니다. 너무 애면글면하지 말자, 안달복달하지 말자고요. 역사는 도도한 물길, 잠깐 길을 잘못 들어서는 것 같아도 이내 바른길을 찾아갑니다.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아깝지만, 그런 과정이 없으면 깨닫지 못할 일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되 애면글면하지는 말 것, 쉽지 않은 말로 자신을 붙듭니다.
정치에 관한 한 얼마든지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이 정상이고 건강한 것이지요. 자신의 판단이나 경험, 혹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정치적인 견해일 터이니 말이지요. 어떤 이들은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둘 사이의 간극입니다. 얼마든지 의미 있다 여겨지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는 건너기가 불가능하다 싶은, 큰 구덩이와 같은 괴리감이 있습니다. 어떤 사안을 두고 시작된 이야기가 이내 고성으로 이어지고, 말다툼이 되고,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그런 결과가 살인으로 나타날 때도 있고, 대판 싸움을 한 뒤로 다시는 안 볼 사람으로 여겨 관계가 아주 끊어지기도 하니 사소한 일이라 할 수가 없지요. 나와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은 이상하게도 정치적인 문제 앞에서는 설자리를 잃고 맙니다.
이런 일은 교회 안에서도 일어납니다. 같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지만, 정치적인 입장은 저마다 다릅니다. 약간 다른 것이 아니라 극과 극처럼 다를 때가 있습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어찌 저리도 생각이 다를 수 있을까, 기이할 정도입니다.
언젠가 교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였습니다. 제 정치적인 입장을 묻는 교우가 있었습니다. 가볍게 던진 질문이지만 대답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잠시 생각하다가 제 입장을 말했습니다. “양파, 대파, 쪽파 등 파가 많지만, 저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저는 예언자파입니다.”
정의와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물처럼 흐르기를 꿈꿨던 사람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불의와 폭력을 고발했던 사람들, 어둠 속에서 잠들지 않고 빛을 바라본 사람들, 절망의 시대에 희망의 마중물을 길어 올린 사람들, 굳이 표현하라면 예언자파라 말하고 싶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들려오는 소식들을 대하면 실망을 넘어 분노도 일고, 걱정을 넘어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도자가 되려는 이들이 우리의 역사 앞에 자기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지를 코딱지만큼이라도 고민하고 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럴 때면 나 자신을 추스르곤 합니다. 너무 애면글면하지 말자, 안달복달하지 말자고요. 역사는 도도한 물길, 잠깐 길을 잘못 들어서는 것 같아도 이내 바른길을 찾아갑니다.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아깝지만, 그런 과정이 없으면 깨닫지 못할 일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되 애면글면하지는 말 것, 쉽지 않은 말로 자신을 붙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