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옛적 인도에 이런 수행자가 있었다. ‘찬나’라고 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가하기 전 태자 시절에 말을 관리하던 신하였다. 부처님이 출가해 성자가 된 이후에 찬나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는 부처님의 옛 지인으로서 타인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찬나스님은 옛날 부처님의 신하였던 점을 빙자해 매우 거만하고 건방지게 굴면서 거드름을 피웠다. 그러면서 그는 늘 이렇게 말했다.
“나의 주인님께서 출가하기 위해 왕궁을 떠나실 때 그분과 함께 숲속으로 갔었지. 바로 그때 오직 나만이 주인님의 친구였을 뿐 어느 누구도 그 옆에 없었다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사리불스님과 목련존자가 ‘우리야말로 부처님의 으뜸가는 제자다.’라고 뽐내면서 사람들 앞에서 으스대는 꼴을 하는군. 보기에 참으로 가관이군.”
이럴 때마다 부처님께서는 찬나를 불러서 훈계를 하고, 조용히 타일렀다. 이 찬나스님은 부처님 앞에서는 ‘네’라고 대답하고, 되돌아 나와서는 자신보다 훌륭한 스님들을 험담하며 다녔다. 또 그는 스님들 사이를 이간질하였고, 자신의 과시 욕구에 빠져있었다. 승가에서는 대중스님들을 시끄럽게 한 허물이 매우 크다. 부처님이 세 번이나 불러 이렇게 타일렀다.
“찬나여!, 그대보다 지혜가 높은 스님들을 우러러 모셔야 하며, 도반으로 잘 섬겨야 한다.” 이런 훈계에도 그의 잘못된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가 되었다[세상을 떠나는 것]. 이때 부처님을 모시는 아난존자가 이렇게 물었다.
“지금은 부처님께서 생존하고 계시어 찬나를 타이르지만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으면, 이 찬나스님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이렇게 답하셨다.
“내가 열반하고도 저 사람이 자기의 아만심을 꺾지 못하고 사람들을 험담하고 다니면, 저 사람에게 모든 사람이 ‘그와 말을 하지 말고, 무시해버리라[梵法罰].’ ”
부처님께서 열반하고, 부처님께서 찬나에게 큰 엄벌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그는 기절했다. 이후 그는 스님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열심히 수행해 큰 성자가 되었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앞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먼저, 본인이 기본으로 해야 할 수행은 하지 않고, 예전 부처님과의 친분을 과시해 자만심을 부리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두 번째는 자신의 실력은 쌓지 않고, 남을 험담해서 타인들 앞에 군림하려는 것이 얼마나 초라한 인간의 자화상인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자신도 버젓이 알면서 타인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일이 현재 당장은 과보가 없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온다. 종교를 떠나 인과因果의 현상은 반드시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이런 이야기에 견주어 하심下心하고, 겸손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