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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대표님] 잘 ‘쓰는’ 삶이 제일이여!

[김재은 대표님] 잘 ‘쓰는’ 삶이 제일이여!

by 김재은 대표님 2021.12.07

엊그제 시작된 것 같은 2021년이 이제 막다른 골목에 몰려 마지막 잎새처럼 매달려있다. 자연스럽게 한 살의 나이테가 더 생겨날 것이고 주름살도 늘어가겠지. 코로나 시대, 한 해를 돌아보니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생각해 보니 작은 아쉬움이 밀려온다. 매년 이맘때쯤에 들었던 생각이 올해도 다시 반복되니 어리석은 중생의 삶에서 언제나 벗어날 수 있을지 아득하기만 하다.
도대체 사는 게 뭘까 하는 물음도 다시 던져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인지도 자문해 본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선물은 준비 못 했지만 한 번 맞춰 보시라.
1. 모자 따위를 머리에 얹어 덮다
2. 머릿속의 생각을 종이 혹은 이와 유사한 대상 따위에 글로 나타내다
3. 혀로 느끼는 맛이 한약이나 소태, 씀바귀의 맛과 같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물론 웬만한 사람들은 벌써 ‘정답’을 외치며 맹구처럼 책상에 올라갔을 것이다. 그 단어의 다른 뜻을 추가해 보자.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게 하다. 다른 사람에게 베풀거나 내다. 빙빙 돌려서 여기까지 왔지만 실제로는 이 뜻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그 단어는 바로 ‘쓰다’이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재능, 재산, 시간 등 무엇인가가 있다. 그리고 각자 나름의 좋아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러니 남의 눈을 의식하는 체면 등에서 벗어나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이 세상에 잘 쓰일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스스로도 행복하고 세상에도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잘 ‘쓰이는 존재’의 삶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쓰는’ 삶보다는 ‘버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제활동을 해야 하니 ‘버는’ 것의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오래도록 ‘버는’ 것에 연연해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대로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벌기만 하다가 생을 마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객전도도 유분수이지 ‘쓰기’ 위해 버는 것인데 말이다. 게다가 필요가 아닌 잉여를 위한 ‘벌이’를 위해 짧은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을 쓰고 있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인생은 ‘버는’ 게임이 아니라 ‘쓰는’ 게임이다. ‘쓰기’ 위해 버는 것이고, 내가 가진 재산, 재능이나 경험, 시간 등을 잘 쓸 때 진정 보람이 있는 삶, ‘잘 사는 삶’이 내 것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말을 하면 ‘당신은 여유가 있으니 그러는 게 아니냐’며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말이다. 이것은 ‘여유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진정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이다.
비록 가진 게 적더라도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즐겁게 쓰면서 살아갈 때 진정 행복한 삶이 바로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잰걸음으로 달아나버린 세월이야 어찌할 수 없으니 지금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살펴본다. 내가 가진 것들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쓰고 있는지도 돌아본다. 새해에도 나를 위해, 세상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잘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잘 쓰는 삶, 잘 쓰이는 삶이 바로 잘 사는 삶, 위대한 삶임을 잘 알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