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세월호 침몰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세월호 침몰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by 충주교차로 2014.06.02
세명대학교 부속 충주한방병원
한방신경과 / 교수 이재혁
2014년 4월 16일
상상도 하기 싫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의 가족, 살아남은 사람들과 구조대원 그리고 관계자들은 아마도 상당기간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릴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TV를 켤 때마다, 이웃들을 만날 때마다 이 충격스런 일에 대해 걱정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빨리 잊고 안정을 되찾자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도 고통스럽고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급적 현명한 방법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어떤 질환인가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자연재해나 전쟁 또는 사고 등의 사건을 경험하고 난 다음에 그 사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되고, 공포를 경험한 그 사건이 이미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사건이 다시 벌어진 것처럼 계속해서 재경험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병명은, 외상을 경험한 후에 그로 인해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상은 트라우마(Trauma)를 번역한 것으로서, <트라우마>는 어떤 사건을 경험한 결과 마음 속에 남게 되는 충격을 의미하는 말로서 '정신적 외상'이라고도 말합니다. 이런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요즘 중고생들도 흔히 쓰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선 스트레스가 일상화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일상 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나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스트레스에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 즉, 전쟁 상황 또는 강도와 같은 범죄의 피해자,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에서 나타나며 이번 세월호 사건의 경우 살아남은 피해자는 물로 사망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직접 제험한 구조대원이나 관계자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방송매체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충격과 슬픔을 느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직접적인 진단 기준에 해당될 수는 없겠지만, 각종 스트레스 반응과 함께 심리적 상처와 그로 인한 우울증 등이 많은 분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고통스런 사건이 계속해서 다시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사건에 대해 계속해서 꿈을 꾼다든지, 그 사건과 관계된 것들을 만났을 때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고통스런 사건과 관계된 것들에 대해서 회피하게 되는 것이 주된 증상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가닝 모든 것을 해결한다'라고 말씀드리면 "참 편한 소리 하고 있네. 누가 그걸 몰라? 지금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그렇지"라고들 하실 겁니다.
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환자분들에겐 너무도 힘든 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회복의 관건입니다. 빨리 웃음을 찾으려고 노력하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큰 일을 당하고 나서 아무런 슬픔이 없이 금방 회복하거나 웃고 다닌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어느 정도의 슬픔에 대해선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가까운 가족이 사망했을 때 슬픔에 젖게 되는 것을 '애도 반응'이라고 하며, 그 기간은 보통 한 달 반에서 두 달까지 지속되게 되며, 그것은 병이 아니라 자연스런 슬픔의 반응으로 봅니다. 애도 반응, 즉 자연스럽게 마음 속에 남아있는 슬픔을 인정하는 자세가 우선 필요합니다. 더불어서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병적이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리적인 문제, 그러니까 불안하다든지 잠이 안 온다든지 우울한 감정이 든다든지 할 때는 상담을 받거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으로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문제, 즉 스트레스로 인해서 소화가 안 되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한 증상이 나타날 때에도 고통을 참으면서 병을 키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일시적인 약물 사용이 더 바람직합니다. 주변의 가족들도 약에 의존하지 않고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분노, 우울함, 불안함, 죄책감 같은 것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감정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내가 살아있는 긴 시간 중에 어느 한 지점일 뿐입니다.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이번 사건의 후유증에서 빠져나오려면, TV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분노와 억울함을 부각시키는 프로그램 보다는 어떻게 피해자의 가족을 도울지, 그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줄지 해결책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한방신경과 / 교수 이재혁
2014년 4월 16일
상상도 하기 싫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의 가족, 살아남은 사람들과 구조대원 그리고 관계자들은 아마도 상당기간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릴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TV를 켤 때마다, 이웃들을 만날 때마다 이 충격스런 일에 대해 걱정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빨리 잊고 안정을 되찾자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도 고통스럽고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급적 현명한 방법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어떤 질환인가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자연재해나 전쟁 또는 사고 등의 사건을 경험하고 난 다음에 그 사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되고, 공포를 경험한 그 사건이 이미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사건이 다시 벌어진 것처럼 계속해서 재경험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병명은, 외상을 경험한 후에 그로 인해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상은 트라우마(Trauma)를 번역한 것으로서, <트라우마>는 어떤 사건을 경험한 결과 마음 속에 남게 되는 충격을 의미하는 말로서 '정신적 외상'이라고도 말합니다. 이런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요즘 중고생들도 흔히 쓰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선 스트레스가 일상화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일상 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나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스트레스에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 즉, 전쟁 상황 또는 강도와 같은 범죄의 피해자,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에서 나타나며 이번 세월호 사건의 경우 살아남은 피해자는 물로 사망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직접 제험한 구조대원이나 관계자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방송매체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충격과 슬픔을 느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직접적인 진단 기준에 해당될 수는 없겠지만, 각종 스트레스 반응과 함께 심리적 상처와 그로 인한 우울증 등이 많은 분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고통스런 사건이 계속해서 다시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사건에 대해 계속해서 꿈을 꾼다든지, 그 사건과 관계된 것들을 만났을 때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고통스런 사건과 관계된 것들에 대해서 회피하게 되는 것이 주된 증상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가닝 모든 것을 해결한다'라고 말씀드리면 "참 편한 소리 하고 있네. 누가 그걸 몰라? 지금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그렇지"라고들 하실 겁니다.
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환자분들에겐 너무도 힘든 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회복의 관건입니다. 빨리 웃음을 찾으려고 노력하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큰 일을 당하고 나서 아무런 슬픔이 없이 금방 회복하거나 웃고 다닌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어느 정도의 슬픔에 대해선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가까운 가족이 사망했을 때 슬픔에 젖게 되는 것을 '애도 반응'이라고 하며, 그 기간은 보통 한 달 반에서 두 달까지 지속되게 되며, 그것은 병이 아니라 자연스런 슬픔의 반응으로 봅니다. 애도 반응, 즉 자연스럽게 마음 속에 남아있는 슬픔을 인정하는 자세가 우선 필요합니다. 더불어서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병적이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리적인 문제, 그러니까 불안하다든지 잠이 안 온다든지 우울한 감정이 든다든지 할 때는 상담을 받거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으로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문제, 즉 스트레스로 인해서 소화가 안 되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한 증상이 나타날 때에도 고통을 참으면서 병을 키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일시적인 약물 사용이 더 바람직합니다. 주변의 가족들도 약에 의존하지 않고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분노, 우울함, 불안함, 죄책감 같은 것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감정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내가 살아있는 긴 시간 중에 어느 한 지점일 뿐입니다.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이번 사건의 후유증에서 빠져나오려면, TV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분노와 억울함을 부각시키는 프로그램 보다는 어떻게 피해자의 가족을 도울지, 그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줄지 해결책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