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 스님] 바람처럼,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
[정운 스님] 바람처럼,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
by 정운 스님 2019.01.08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인기가 식지 않는 축구 감독이 있다. 바로 베트남의 감독인 박항서이다. 올해 초에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박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요즘 그런 이야기 제법 들어요. 2002년 히딩크 감독님처럼 정상에 올랐을 때 깔끔하게 물러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분들의 조언이라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우리(베트남)는 아직 더 올라갈 곳이 남아 있는데. 허허허.”
아마도 그 ‘명예’라는 것이 눈처럼 쉽게 녹아버려 지속될 수 없으니 ‘박수칠 때, 떠나라’고 조언하는 것 같다. 베트남의 축구 대표팀 박감독(59)은 1년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영광을 ‘어제 내린 눈’에 비유하였다. 몇 달 전에도 기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고 부추기자, 그는 “이젠 다 지난 일”이라며 겸손으로 일관했다.
우리나라 여론조사에서 ‘올해(2018) 최고의 인물’을 뽑았는데, 박 감독은 16.7%의 지지를 받아 문재인 대통령(25.0%) 다음 전체 2위에 올랐다. 박감독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그분의 고향[경남 산청]까지 여행상품이 등장했는가 하면, 기업들의 격려금이 쇄도하고, 광고 촬영까지 줄을 잇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향한 박수가 쏟아지는데도 그는 자신의 인기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기는 바람과 같다. 갑자기 몰려왔다가 어느 날 연기처럼 사라진다.”면서 “나에 대한 높은 관심 또한 지금 당장이라도 사라질지 모른다. 2002년에 똑같은 경험을 해봤기에 내게 특별한 감흥이 없다”
과연 이런 말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초조 달마스님의 사행 법문 가운데 수연행隨緣行이 있다. ‘중생은 인연의 업業에 따라 고통과 즐거움을 받는다. 혹 좋은 일이나 명예 등을 얻으면 과거세의 지은 선업으로 받는 것인데, 인연이 다하면 없어지게 되어 있다. 그 반대로 나쁜 것도 다 인연 따라 생기는 것이니 기쁜 일에도 동요되지 말라.’고 하였다.
사바세계의 삶이 어찌 내 뜻대로 되겠는가? 인생길에 어떤 복병이 숨어 있다가 뛰쳐나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순역順逆 경계에 흔들리지 않는 것도 불도의 실천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지 못하고 막강한 권력도 10년을 넘기지 못하는 법이다. 먹고 즐기며 쾌락을 추구하고, 명예를 누리는 것들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들이요, 재물 또한 손에 움켜쥔 모래와 같다. 그래서 재물과 명예는 언젠가 끝이 있는 것이라고 하여 ‘유위복有爲福’이라고 한다. 그 반대로 ‘무위복無爲福’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위복은 진리를 깨닫고 해탈 열반하는 것을 말하지만, 명예와 권력, 재물이 얼마나 무가치한 것을 알고 겸손할 줄 안다면 이 또한 무위복의 삶을 즐긴다고 생각된다. 당나라 때, 선사인 선월 관휴(禪月貫休, 832~912)의 말씀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그대는 살면서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든 영광스러운 일이 생기든, 칭찬을 받든 비난을 받든 어떤 것에도 동요 받지 말라. 시간이 흐르면 영광과 수치, 고통과 즐거움도 세월이라는 강물에 흘러가게 되어 있다.
“요즘 그런 이야기 제법 들어요. 2002년 히딩크 감독님처럼 정상에 올랐을 때 깔끔하게 물러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분들의 조언이라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우리(베트남)는 아직 더 올라갈 곳이 남아 있는데. 허허허.”
아마도 그 ‘명예’라는 것이 눈처럼 쉽게 녹아버려 지속될 수 없으니 ‘박수칠 때, 떠나라’고 조언하는 것 같다. 베트남의 축구 대표팀 박감독(59)은 1년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영광을 ‘어제 내린 눈’에 비유하였다. 몇 달 전에도 기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고 부추기자, 그는 “이젠 다 지난 일”이라며 겸손으로 일관했다.
우리나라 여론조사에서 ‘올해(2018) 최고의 인물’을 뽑았는데, 박 감독은 16.7%의 지지를 받아 문재인 대통령(25.0%) 다음 전체 2위에 올랐다. 박감독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그분의 고향[경남 산청]까지 여행상품이 등장했는가 하면, 기업들의 격려금이 쇄도하고, 광고 촬영까지 줄을 잇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향한 박수가 쏟아지는데도 그는 자신의 인기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기는 바람과 같다. 갑자기 몰려왔다가 어느 날 연기처럼 사라진다.”면서 “나에 대한 높은 관심 또한 지금 당장이라도 사라질지 모른다. 2002년에 똑같은 경험을 해봤기에 내게 특별한 감흥이 없다”
과연 이런 말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초조 달마스님의 사행 법문 가운데 수연행隨緣行이 있다. ‘중생은 인연의 업業에 따라 고통과 즐거움을 받는다. 혹 좋은 일이나 명예 등을 얻으면 과거세의 지은 선업으로 받는 것인데, 인연이 다하면 없어지게 되어 있다. 그 반대로 나쁜 것도 다 인연 따라 생기는 것이니 기쁜 일에도 동요되지 말라.’고 하였다.
사바세계의 삶이 어찌 내 뜻대로 되겠는가? 인생길에 어떤 복병이 숨어 있다가 뛰쳐나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순역順逆 경계에 흔들리지 않는 것도 불도의 실천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지 못하고 막강한 권력도 10년을 넘기지 못하는 법이다. 먹고 즐기며 쾌락을 추구하고, 명예를 누리는 것들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들이요, 재물 또한 손에 움켜쥔 모래와 같다. 그래서 재물과 명예는 언젠가 끝이 있는 것이라고 하여 ‘유위복有爲福’이라고 한다. 그 반대로 ‘무위복無爲福’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위복은 진리를 깨닫고 해탈 열반하는 것을 말하지만, 명예와 권력, 재물이 얼마나 무가치한 것을 알고 겸손할 줄 안다면 이 또한 무위복의 삶을 즐긴다고 생각된다. 당나라 때, 선사인 선월 관휴(禪月貫休, 832~912)의 말씀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그대는 살면서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든 영광스러운 일이 생기든, 칭찬을 받든 비난을 받든 어떤 것에도 동요 받지 말라. 시간이 흐르면 영광과 수치, 고통과 즐거움도 세월이라는 강물에 흘러가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