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 시인님] “움직이는 공룡 신기해요”
[이규섭 시인님] “움직이는 공룡 신기해요”
by 이규섭 시인님 2019.08.09
초등학교 1학년 손자의 첫 여름방학이다. 손자는 늦잠을 자고 놀 수 있어 좋다지만 맞벌이 부모는 걱정이 많다. 평소 하교 이후의 피아노학원과 태권도장 일정은 그대로인데 오전 시간 활용이 막막하다. 한 달짜리 학원엔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게 엄마아빠의 생각이다. 집 근처에 외갓집이 있어 돌봐주기는 해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어렸을 적 방학 땐 내와 들, 산으로 쏘다닌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시절은 자연이 놀이터다.
손자와 사흘 동안 방학 일정을 함께 보냈다. 첫날은 움직이는 공룡전시회를 다녀왔다. 둘째 날은 북촌 백년사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역사박물관과 경찰박물관, 셋째 날은 동네에 올해 처음 개장한 지자체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물놀이장을 찾았다. 손자는 윗니가 저절로 빠진 줄도 모른 채 신나게 놀았다.
공룡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동물이다. 손자가 네 살 무렵인가, 공룡 그림과 공룡 모형을 보며 복잡하고 긴 이름을 줄줄 외워 여간 신통방통한 게 아니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공룡 모형 전시는 봤어도 움직이는 공룡전은 처음이다. 영화 ‘쥬라기 월드’의 줄거리를 재현한 전시회는 미국과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아시아에선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입장을 하면 공룡들이 살아 숨 쉬는 가상의 공간 ‘이슬라 누블라’섬으로 가는 페리호에 탑승한 것처럼 꾸며 놓았다. 사각의 공간 벽면에 주황색 구명튜브를 걸어놓았고, 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흘러가는 동영상이 비쳐 배를 탄 느낌이 든다. 스크린을 통해 쥬라기 월드를 안내한다. 페리의 문이 열리며 공룡 세계에 첫발을 내 딛는다. 어두운 숲에 철조망이 보이고 공룡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6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된 누블라 섬의 첫 전시 공간엔 파키리노사우르스가 새끼와 함께 움직인다. 초원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각인(Imprinting)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왼쪽엔 목이 길어 기린 같은 브라키오사우루스가 긴 목을 뽑아 좌우로 움직인다. 한쪽에선 진행요원이 슬라임 형태로 구현한 공룡 배설물을 만져보라고 한다. 손을 넣으니 미끌미끌한 게 만져진다. 괜히 찝찝하다.
육식공룡의 대표 격인 티라노사우루스는 1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컴컴한 펜스 뒤편에서 서서히 등장한다. 번쩍 번개가 치면서 거대한 톱니 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게 섬뜩하고 실감 난다. 홀로그램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벨로시 랩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닌다. 공룡들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연구실에선 진행요원이 아기 공룡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품에 안고 등장한다. 아이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고갯짓을 하고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 촉감도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다.
움직이는 공룡은 반도체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실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애니메트로닉스(애니메이션+일렉트로닉스)작업으로 탄생시켰다고 한다. 손자는 그림일기로 공룡을 그리고 ‘움직이는 게 참 신기 했어요’라고 쓴 것만으로도 공룡전의 효과는 톡톡히 봤다.
손자와 사흘 동안 방학 일정을 함께 보냈다. 첫날은 움직이는 공룡전시회를 다녀왔다. 둘째 날은 북촌 백년사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역사박물관과 경찰박물관, 셋째 날은 동네에 올해 처음 개장한 지자체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물놀이장을 찾았다. 손자는 윗니가 저절로 빠진 줄도 모른 채 신나게 놀았다.
공룡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동물이다. 손자가 네 살 무렵인가, 공룡 그림과 공룡 모형을 보며 복잡하고 긴 이름을 줄줄 외워 여간 신통방통한 게 아니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공룡 모형 전시는 봤어도 움직이는 공룡전은 처음이다. 영화 ‘쥬라기 월드’의 줄거리를 재현한 전시회는 미국과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아시아에선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입장을 하면 공룡들이 살아 숨 쉬는 가상의 공간 ‘이슬라 누블라’섬으로 가는 페리호에 탑승한 것처럼 꾸며 놓았다. 사각의 공간 벽면에 주황색 구명튜브를 걸어놓았고, 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흘러가는 동영상이 비쳐 배를 탄 느낌이 든다. 스크린을 통해 쥬라기 월드를 안내한다. 페리의 문이 열리며 공룡 세계에 첫발을 내 딛는다. 어두운 숲에 철조망이 보이고 공룡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6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된 누블라 섬의 첫 전시 공간엔 파키리노사우르스가 새끼와 함께 움직인다. 초원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각인(Imprinting)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왼쪽엔 목이 길어 기린 같은 브라키오사우루스가 긴 목을 뽑아 좌우로 움직인다. 한쪽에선 진행요원이 슬라임 형태로 구현한 공룡 배설물을 만져보라고 한다. 손을 넣으니 미끌미끌한 게 만져진다. 괜히 찝찝하다.
육식공룡의 대표 격인 티라노사우루스는 1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컴컴한 펜스 뒤편에서 서서히 등장한다. 번쩍 번개가 치면서 거대한 톱니 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게 섬뜩하고 실감 난다. 홀로그램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벨로시 랩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닌다. 공룡들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연구실에선 진행요원이 아기 공룡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품에 안고 등장한다. 아이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고갯짓을 하고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 촉감도 아기 피부처럼 부드럽다.
움직이는 공룡은 반도체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실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애니메트로닉스(애니메이션+일렉트로닉스)작업으로 탄생시켰다고 한다. 손자는 그림일기로 공룡을 그리고 ‘움직이는 게 참 신기 했어요’라고 쓴 것만으로도 공룡전의 효과는 톡톡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