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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목사님] 참새야, 함께 살자꾸나!

[한희철 목사님] 참새야, 함께 살자꾸나!

by 한희철 목사님 2019.08.28

우리 주변에서 그중 흔하게 볼 수 있는 새가 참새입니다. 참새는 모두 15종 정도가 되는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은 참새, 섬참새, 집참새 등 3종이라고 합니다. 참새의 무게는 고작 20g 정도, 깃털 같은 무게다 싶습니다. 고 작은 녀석들이 포르르 날아와 모이를 쪼거나 재잘거리기 시작하면 세상에 저리도 가벼운 존재가 있구나 싶어 우리의 눈길엔 즐거움이 담깁니다. 나도 마음이 참새처럼 가벼워지면 하늘을 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무겁고 지쳤던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을 양말도 신발도 없이 맨발로 지내며 큰 욕심 없이도 얼마든지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기도 하고요.
국립공원연구원 부원장이자 조류 연구자인 채희영 박사가 최근 <익숙한 듯 낯선 이웃, 참새가 궁금해>라는 책을 냈습니다. 참새에 관한 책을 냈다는 것이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것은 우리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이가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세상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사나운 일들이 난무하는 때에 참새에게 눈길을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이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참새를 두고 ‘익숙한 듯 낯선 이웃’이라고 표현한 것도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참새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돌아보게 해주었으니까요.
저자에 의하면 참새는 해발 1000m 이상에서도 사람이 사는 곳이면 살아가는 새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던 고지대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숙박시설, 상점 등이 들어서자 참새도 함께 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참새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새인 셈이지요.
참새의 이런 선택은 사람을 천적으로 여기는 까치, 까마귀, 매, 족제비, 뱀 등이 사람 사는 곳을 싫어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참새가 사람 곁에 사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천적인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인 천적을 피해 어떤 천적보다도 무서운 사람 곁으로 숨어든 것이었습니다. 실제 주택가의 참새 평균 서식밀도가 농경지보다 32배 가까이 높은데, 사람이 사는 마을 주변에는 참새가 둥지를 틀 만한 장소가 많다는 것도 사람 가까이에 살게 된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대할 수 있지만 참새의 개체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고 안정적으로 둥지를 틀 수 있는 환경이 감소하는 까닭입니다. 특히 도시는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일 것이 별로 없어 알을 낳을 때부터 적게 낳고, 부화한 새끼도 일찍 죽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참새가 줄어드는 것은 단지 참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참새가 줄면 참새의 먹잇감인 진딧물이 늘어나서 시들어 죽는 식물도 그만큼 많아지게 됩니다. 참새는 벼에 해를 끼치는 곤충이나 잡초의 씨앗을 먹기 때문에 벼농사에도 도움이 되는데, 참새가 사라지면 그런 유익함도 함께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참새가 없는 도시의 풍경은 너무 삭막하지 않을까요? 참새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않는 아침은 너무 무겁지 않을까요? 참새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그만큼 자연과 가까워지는 것, 얼마든지 참새와 함께 사는 길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