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목사님] 불효자는 “옵”니다
[한희철 목사님] 불효자는 “옵”니다
by 한희철 목사님 2020.09.24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한글이 재미있고 오묘하다 싶습니다. 체계적이거나 전문적인 학문을 근거로 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만 보아도, 그렇게 느낄만한 것들이 적지가 않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며 산과 나무에는 불이 붙듯 단풍이 물들 텐데, ‘물들다’라는 말을 가만히 생각하거나 그 말을 반복하다 보면 정말로 무엇인가 고운 빛깔이 우리 마음을 물들일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람·사랑·삶이라는 말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각각의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세 단어가 모두 한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은, 세 단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세 단어가 같은 어원이라는 것은 한 단어가 나머지 두 단어의 뜻을 잃어버리면 결국 자기 스스로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무릇 사람이란 사랑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 사랑만큼 사람을 의미 있게 해주는 삶은 없다는 것, 우리 삶은 서로를 사랑하라고 주어졌다는 것, 세 단어가 서로 어깨동무를 한 듯이 어울리며 서로의 의미를 깊고 풍부하게 합니다.
유행가 가사로도 쓰였지만 ‘님’과 ‘남’이라는 글자도 우리말의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고, ‘남’이라는 글자에서 점 하나만 빼면 ‘님’이 되니까 말이지요. ‘님’과 ‘남’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운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땀’과 ‘땅’도 같은 뿌리를 가진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정한 땅의 주인은 땀을 흘리는 사람이라는, 땀을 흘리는 사람이라야 땅을 지닐 자격이 있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땅을 불로소득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얼마나 비뚤어진 생각인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코비드-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곧 맞이하게 될 추석 명절을 두고 고향을 찾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전염병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누대로 이어지던 명절 풍경도 바꾸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고향을 찾지 말라는 당부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을 보았습니다.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문구였지요. 그 글을 대하는 순간 그야말로 ‘빵!’ 웃음이 터졌습니다. 필시 ‘불효자는 웁니다’를 패러디한, 이런 상황에도 굳이 고향을 찾는 이는 불효자와 다를 것이 없다는, 기가 막힌 역설이자 간절한 호소였습니다.
<불효자는 “옵”니다>처럼 유쾌한 웃음을 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은 흔하지 않을 듯합니다. 명절을 맞으면 오랜만에 만나는 식구 친척 친구들이 있을 터, 우리가 하는 말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웃을 수 있되, 고마움으로 남는 의미 있는 말을 하면 말이지요. 오랜만에 만나 큰 상처를 주고받는 일은 대부분 말에서 비롯되니 말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며 산과 나무에는 불이 붙듯 단풍이 물들 텐데, ‘물들다’라는 말을 가만히 생각하거나 그 말을 반복하다 보면 정말로 무엇인가 고운 빛깔이 우리 마음을 물들일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람·사랑·삶이라는 말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각각의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세 단어가 모두 한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은, 세 단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세 단어가 같은 어원이라는 것은 한 단어가 나머지 두 단어의 뜻을 잃어버리면 결국 자기 스스로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무릇 사람이란 사랑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 사랑만큼 사람을 의미 있게 해주는 삶은 없다는 것, 우리 삶은 서로를 사랑하라고 주어졌다는 것, 세 단어가 서로 어깨동무를 한 듯이 어울리며 서로의 의미를 깊고 풍부하게 합니다.
유행가 가사로도 쓰였지만 ‘님’과 ‘남’이라는 글자도 우리말의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고, ‘남’이라는 글자에서 점 하나만 빼면 ‘님’이 되니까 말이지요. ‘님’과 ‘남’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운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땀’과 ‘땅’도 같은 뿌리를 가진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정한 땅의 주인은 땀을 흘리는 사람이라는, 땀을 흘리는 사람이라야 땅을 지닐 자격이 있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땅을 불로소득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얼마나 비뚤어진 생각인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코비드-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곧 맞이하게 될 추석 명절을 두고 고향을 찾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전염병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누대로 이어지던 명절 풍경도 바꾸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고향을 찾지 말라는 당부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을 보았습니다.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문구였지요. 그 글을 대하는 순간 그야말로 ‘빵!’ 웃음이 터졌습니다. 필시 ‘불효자는 웁니다’를 패러디한, 이런 상황에도 굳이 고향을 찾는 이는 불효자와 다를 것이 없다는, 기가 막힌 역설이자 간절한 호소였습니다.
<불효자는 “옵”니다>처럼 유쾌한 웃음을 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은 흔하지 않을 듯합니다. 명절을 맞으면 오랜만에 만나는 식구 친척 친구들이 있을 터, 우리가 하는 말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웃을 수 있되, 고마움으로 남는 의미 있는 말을 하면 말이지요. 오랜만에 만나 큰 상처를 주고받는 일은 대부분 말에서 비롯되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