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박사님] 꽃무릇
[김민정 박사님] 꽃무릇
by 김민정 박사님 2020.10.26
산울림 우렁우렁 첩첩산을 돌아 나와
새벽이 기침하자 아침 새들 푸득인다
올곧게 서있는 그대 변함없는 모습으로
저 붉음에 내가 들어 꽃이 되고 나비 되고
한때는 내 열정이 뿌리까지 닿았으니
꽃 져도 잊지마옵길 잎맥 타고 흐를 테니
해 지고 별이 뜨고 나 그대 찾아갈 날
햇볕살 바람결의 살과 뼈로 무르익어
지상의 마지막 약속 향기롭게 놓이리
- 졸시, 「꽃무릇」 전문
지난 9월 말경 대구에 다녀올 일이 있어, 구미 쪽에 있는 경운대학교에 잠깐 들려 학교도 구경하고 학교 뒷산의 꽃무릇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항공대학이 있어 비행기 모형을 만들어 둔 것도 보았고, 산책로를 통해 꽃무릇을 가꾸고 있는 곳을 방문하는 행운도 가졌다. 구미시에서 대단지로 조성하는 곳인데 아직 개방은 하지 않은 곳이다. 꽃무릇을 991,735㎡에 가꾸고 있어 그곳이 다 조성된다면 꽃무릇 볼거리로는 국내 최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꽃무릇으로 유명한 곳은 용천사, 불갑사, 선운사 등의 절이다. 유독 절 주변에 꽃무릇이 많은 이유는 꽃무릇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함유돼 있어서 탱화를 그릴 때나 단청을 할 때 찧어서 바르면 좀처럼 좀이 슬거나 색이 바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심었던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지인들이 사진들을 보내와 사진으로는 많이 보았으나 직접 꽃무릇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꽃무릇을 마음껏 눈에, 마음에 담아올 수 있어 좋았다. 예전에는 꽃무릇이 상사화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여 혼용했었다. 이번 기회에 그것이 확연히 다름을 알았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둘 다 수선화과에 속하며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잎이 없는 채로 꽃대 위에 꽃을 피운다. 상사화란 ‘화엽 불상견 상사화’에서 나온 말로 ‘꽃과 잎은 서로 만나지 못하지만 서로 끝없이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한다. 상사화는 잎이 나서 진 다음 7월에서 8월 사이 꽃이 핀다.
꽃무릇은 9월 중순부터 10월 초에 꽃이 피고, 꽃이 지면서 잎이 나기 시작한다. 꽃무릇은 그늘에 숨어 무리 지어 핀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 모양의 뿌리라는 뜻에서 ‘석산’, 또는 ‘석산화’라고도 부른다. 꽃은 가느다란 6매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고, 6개의 붉은 수술들이 휘어지는 모양으로 핀다. 꽃무릇은 9월 중순에서 10월 초에 꽃이 피어 20여 일 있다가 꽃이 지고 나면 난잎 같은 잎이 돋아서 겨울에도 푸른빛을 보여주다가 4월이 되면 말라서 죽는다. 꽃무릇의 꽃말은 ‘슬픈 추억’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선홍빛 열정적 꽃을 보고 있노라면 꽃말도 ‘열정’등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꽃이다.
꽃무릇은 무더기로 피어 있어야 아름답다. 구근을 심어서 싹이 나는 것이고, 구근이 늘어나면서 꽃이 불어간다고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꽃대의 싹이 많이 날 수밖에 없고 갈수록 꽃무더기는 보기 좋아질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꽃이 야산에 핀다고 생각하니 참 장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안에는 산림문학관도 있고, 30분 정도 탈 수 있는 모노레일도 이미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3년 후쯤 꽃무릇 축제 개장을 생각하고 있다니, 벌써부터 그 멋진 광경이 기다려진다.
새벽이 기침하자 아침 새들 푸득인다
올곧게 서있는 그대 변함없는 모습으로
저 붉음에 내가 들어 꽃이 되고 나비 되고
한때는 내 열정이 뿌리까지 닿았으니
꽃 져도 잊지마옵길 잎맥 타고 흐를 테니
해 지고 별이 뜨고 나 그대 찾아갈 날
햇볕살 바람결의 살과 뼈로 무르익어
지상의 마지막 약속 향기롭게 놓이리
- 졸시, 「꽃무릇」 전문
지난 9월 말경 대구에 다녀올 일이 있어, 구미 쪽에 있는 경운대학교에 잠깐 들려 학교도 구경하고 학교 뒷산의 꽃무릇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항공대학이 있어 비행기 모형을 만들어 둔 것도 보았고, 산책로를 통해 꽃무릇을 가꾸고 있는 곳을 방문하는 행운도 가졌다. 구미시에서 대단지로 조성하는 곳인데 아직 개방은 하지 않은 곳이다. 꽃무릇을 991,735㎡에 가꾸고 있어 그곳이 다 조성된다면 꽃무릇 볼거리로는 국내 최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꽃무릇으로 유명한 곳은 용천사, 불갑사, 선운사 등의 절이다. 유독 절 주변에 꽃무릇이 많은 이유는 꽃무릇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함유돼 있어서 탱화를 그릴 때나 단청을 할 때 찧어서 바르면 좀처럼 좀이 슬거나 색이 바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심었던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지인들이 사진들을 보내와 사진으로는 많이 보았으나 직접 꽃무릇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꽃무릇을 마음껏 눈에, 마음에 담아올 수 있어 좋았다. 예전에는 꽃무릇이 상사화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여 혼용했었다. 이번 기회에 그것이 확연히 다름을 알았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둘 다 수선화과에 속하며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잎이 없는 채로 꽃대 위에 꽃을 피운다. 상사화란 ‘화엽 불상견 상사화’에서 나온 말로 ‘꽃과 잎은 서로 만나지 못하지만 서로 끝없이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한다. 상사화는 잎이 나서 진 다음 7월에서 8월 사이 꽃이 핀다.
꽃무릇은 9월 중순부터 10월 초에 꽃이 피고, 꽃이 지면서 잎이 나기 시작한다. 꽃무릇은 그늘에 숨어 무리 지어 핀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 모양의 뿌리라는 뜻에서 ‘석산’, 또는 ‘석산화’라고도 부른다. 꽃은 가느다란 6매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고, 6개의 붉은 수술들이 휘어지는 모양으로 핀다. 꽃무릇은 9월 중순에서 10월 초에 꽃이 피어 20여 일 있다가 꽃이 지고 나면 난잎 같은 잎이 돋아서 겨울에도 푸른빛을 보여주다가 4월이 되면 말라서 죽는다. 꽃무릇의 꽃말은 ‘슬픈 추억’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선홍빛 열정적 꽃을 보고 있노라면 꽃말도 ‘열정’등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꽃이다.
꽃무릇은 무더기로 피어 있어야 아름답다. 구근을 심어서 싹이 나는 것이고, 구근이 늘어나면서 꽃이 불어간다고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꽃대의 싹이 많이 날 수밖에 없고 갈수록 꽃무더기는 보기 좋아질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꽃이 야산에 핀다고 생각하니 참 장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안에는 산림문학관도 있고, 30분 정도 탈 수 있는 모노레일도 이미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3년 후쯤 꽃무릇 축제 개장을 생각하고 있다니, 벌써부터 그 멋진 광경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