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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운 스님] 세상에 공짜는 없다

by 정운 스님 2021.03.02

배구 선수로 유명한 자매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선수 외에도 스포츠 감독, 가수 등 여러 분야에서 종사하는 유명인들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10년 무명생활을 지나 이름을 날리며, 사람들에게 호응이 좋은 가수도 결국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것은 바로 ‘학폭’! 때문이다. 수년 전, 10여 년 전, 20여 년 전 학폭을 당한 피해자들에 의해 가해자들의 폭력성이 세상에 낱낱이 드러났다. 피해자들 중에는 자괴감과 트라우마로 수십 년을 고생한다고 한다. 아니, 피해자들은 죽을 때까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아무리 유명인이라고 해도 과거에 휘둘렀던 폭력은 용서받을 수 없다. 국가대표 선수까지 된 자매 배구 선수들은 십여 년을 노력했던 눈물과 땀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결국 자신이 던진 돌멩이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당연한 귀결이다.
『법구경』에 이런 내용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악행으로 근심을 만들며, 나쁜 짓을 한다. 스스로 만든 악행의 대가로 두고두고 쓰디쓴 맛을 본다.”
불교에서 행위를 업[業, karma]이라고 하는데, 두 가지가 있다. 좋은 행위[善業]와 나쁜 행위[惡業]이다. 일반적으로 악업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불교 진리에 ‘언제 어느 때고 자신이 지은 악업으로 인한 업보는 절대 피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 반대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본 내용이다. 리코더(recorder) 그랜드마스터 N연주가 이야기다. N은 중학교 때 리코더를 시작해서 입시를 위해 고2 때 본격적으로 배웠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피아노로 음악학교에 들어가는 게 꿈이었는데, 아버지가 암에 걸렸고,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였다. 마침 예고 시험에서 떨어지자 모친이 음악을 그만두라고 하였다.
이후 선생님의 권유로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리코더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새벽 5ㆍ6시에 등교해 연습했고, 하루 10~12시간을 연습했다. 결국 매년 리코더로 2명을 선발하는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고, 군대서도 공군악대에서 활동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 봐서 앞으로 대성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폭 가해자와 N은 다른 이야기지만, 자신이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는가에 따라 미래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성실하게 노력한 만큼 훗날 대가가 반드시 돌아오며, 타인에게 해를 끼친 행동 또한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학폭 문제는 이슈화되어야 한다. 가해자가 비록 인격형성이 안되었고, 선악 판단이 되지 않은 시절에 한 행동일지라도 학폭은 피해자에게 ‘영혼의 상처’를 준 것이다. 그러니 일벌백계一罰百戒가 되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에 있어서든 인간관계에 있어서든 자신이 행동한 만큼 대가를 받는다는 점, 명심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