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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대표님] 행복은 이빨이다

[김재은 대표님] 행복은 이빨이다

by 김재은 대표님 2021.04.27

문제 하나 낼게요. 개수는 보통 26~32개이다. 세간에서는 뼈의 일종이라고 여겨지지만, 뼈와는 엄연히 다른 조직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뼈는 부러져도 내부에 혈관이 있어 피가 영양분을 공급해 주면 다시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반면, 이 아이는 한 번 부러지면 혈관이 법랑질까지 닿지 않기 때문에 그걸로 끝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누구일까요? 참 쉽죠 잉~
기다리지 않고 정답을 바로 발표하면 이 아이는 이, 치아, 또는 이빨이다.
일반적으로 이빨은 동물(호랑이, 사자, 고래, 상어, 공룡 등)의 이를 의미할 때 쓰는 단어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이빨 하니 생각나는 게 하나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압구정동의 소극장에서 매일 공연하던, 바로 ‘피아노와 이빨’이다. 지인의 초대로 보러 갔다가 좋은 인연이 되어 행복 모임을 같이 하기도 했다. 피아노는 알겠는데 왜 ‘이빨’이냐고요? 피아니스트인 주인공이 피아노 공연 중에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관객들과 수다를 떨며 소통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이빨을 깐다’는 의미로…
서론이 길었다.
이라 해도, 치아라 해도 좋고 이빨도 다 좋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치아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중에는 결국 틀니를 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사용해 왔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치아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또 있다. 이제 구순이 된 어머니이다.
어머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은 바로 맛있게 드시는 음식 ○○○는 소리이다. 특히 ‘우둑우둑’ 깍두기 ○○○는 소리는 가히 예술이다. 튼튼한 치아를 타고 나서 오복 중의 든든한 복인 ‘치복(齒福)’을 누리고 계신 것이다. 변변한 땅 한 퇘기 없이 남의 땅을 빌려 농사꾼으로 5남매를 키우며 살아오시느라 쌀은커녕 보리마저 떨어진 가난한 살림살이였지만 다행히도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드셨다. 그래서 건강을 지켜가고 계신 것 같아 자식으로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어머니처럼 건강하고 튼튼한 치아를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건강한 치아’의 기본은 관리이다.
일상 속에서 체크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무심하게 방치했다가는 나중에 원치 않은 ‘큰 이벤트’가 되고 만다. 아니 손을 쓰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삶의 특별한 즐거움인 ‘먹는 재미’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그랬다. 다행히 그 고통을 본격적으로 겪기 전에 여러 해 전부터 마음을 굳게 먹고 일상에서 정기적으로 ‘치아 관리’를 하고 있다. ○○○고 먹어야 살 수 있고, 건강도 지켜질 수 있기에 너무나 당연한 일임에도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치아관리가 그렇듯이 행복도 그러하다. 내가 원하는 조건이나 상황은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상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작은 것 하나라도 꾸준하게 해 나가다 보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이렇게 일상에 깨어있으면서 작은 노력들을 통해 치아의 건강, 삶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고 누려가면 좋겠다.
그나저나 하얀 치아를 드러낸 나의 미소를 보고 백만 불의 미소라고 하는데 가격이 이제 조금 오르지 않았을까. 아무튼 건강한 치아와 행복은 한통속이니 그 미소를 무료로 대방출 해야겠다. 어여어여 줄을 서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