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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교수님] 덕분과 탓

[강판권 교수님] 덕분과 탓

by 강판권 교수님 2021.05.24

덕분은 감사의 마음이고, 탓은 원망의 마음이다. 감사와 원망은 인생을 바꾸는 중요한 요인이다. 덕분(德分)은 ‘덕을 나눈다’는 뜻이다. 요즘 ‘덕분’을 주제로 한 캠페인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덕분의 삶이 절실하다는 뜻이고, 역으로 탓의 삶이 만연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덕을 나누기 위해서는 덕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덕을 꽤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덕은 아주 구체적인 개념이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공자이래 많은 사람들이 덕을 얘기했고, 우리나라 성리학자들도 실천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덕은 공자가 자신의 삶과 철학에서 강조한 개념이다. 덕은 크게 인(仁)·의(義)·예(禮)·지(智)를 의미한다. 이 같은 덕은 『논어』에서 다양한 의미로 등장한다. 맹자는 공자의 인·의·예·지를 가장 구체적으로 정리한 사람이다. 그 덕분에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계승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맹자는 인·의·예·지를 각각 측은지심(惻隱之心)·수오지심(羞惡之心)·사양지심(辭讓之心)·시비지심(是非之心) 등으로 해석했다.
나는 맹자의 인에 대한 해석보다 공자가 직접 언급한 인을 선호한다. 공자가 인을 해석한 부분 중 내가 좋아하는 구절은 극기복례(克己復禮)와 선공후사(先公後私)이다. 극기복례는 ‘사사로운 자신의 욕망을 이겨서 예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예로 돌아간다는 것은 곧 자신의 본성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하늘에게 착한 본성을 받았지만 사사로운 욕망 때문에 발휘하지 못한다. 선공후사는 ‘공적인 것을 먼저 하고 사적인 것을 뒤로한다’는 뜻이다. 이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을 먼저 일으키면 결국 모두 죽는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덕분’ 캠페인은 결국 공자가 말한 선공후사와 극기복례의 실천을 의미한다. 나무의 삶은 곧 덕분의 실천이다. 나무는 언제나 탓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많은 생명체에게 아낌없이 준다. 나무가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흙과 물과 바람과 동물의 도움 없이는 자신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삶이 누군가의 덕분에 존재한다는 것을 언제나 잊고 산다. 그래서 일상에서 탓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덕분을 실천하지 못한다.
덕은 ‘나누는 것’이지 ‘보는 것’이 아니다. ‘나누면’ 모두 얻을 수 있지만 ‘보면’ 모두 잃는다. ‘덕분’ 캠페인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살리는 일이다. 그래서 누구나 참가해야만 한다. 코로나19를 하루속히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덕분’ 철학과 실천이 절실하다. 지금처럼 탓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긴 터널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