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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시인님] 건강한 여름나기

[이규섭 시인님] 건강한 여름나기

by 이규섭 시인님 2021.06.25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럽다. 6월 들어 일주일에 한두 차례 비가 내렸다. 화분에 심은 고추와 화초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잦다. 시간별 날씨를 체크하며 우산을 가져갈까 말까 망설이는 날이 잦아 불편하다.
지난 5월엔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려 때 이른 장마를 방불케 했다. 강수일수가 14.5일로 1973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서울은 5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8일 연속 비가 내렸다. 우박과 천둥 번개도 자주 발생한 이상 기후다.
선선한 날씨에 비가 자주 내린 이유에 대해 기상청은 “일시적으로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강한 바람 띠인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공기 덩어리(블로킹)가 정체하면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중위도까지 남하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황한 전문용어라 이해하기 쉽지 않다. 4월엔 한파와 초여름 날씨가 오락가락 널뛰기를 했다.
3월엔 때 이른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평균기온이 8.7도로 평년 보다 2.6도나 높았다. 1973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 기간 최고기온은 14.8도, 최저기온은 3.1도로 모두 역대 1위를 갈아치웠다.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봄꽃이 빠르게 폈다. 서울의 벚꽃 개화는 3월 23일로 1922년 기상관측 이래 99년 만에 가장 빨랐다. 개나리 진달래도 덩달아 꽃망울을 일찍 터트렸다. 전국 곳곳에서 봄철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약해진 시베리아 고기압 때문이라고 한다.
제주, 경남 통영, 전남 목포 등은 11월 평균 기온이 10도를 넘어 이미 아열대 기준에 이르렀다. 망고 등 아열대 과일이 생산된 지 오래다. 동남아 지역을 여행 갈 땐 우기를 피한다. 시도 때도 없이 잦은 비로 여행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대게 5월부터 10월까지가 우기, 11월부터 5월까지는 건기에 속해 동남아 여행은 가을이나 초겨울에 떠나는 게 좋다.
매년 6월 중순이면 시작했던 장마가 올해는 다소 늦어져 7월 초순 첫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최근 부쩍 잦은 비는 장마와 무관한 것이라고 한다. 장마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정체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한반도 남쪽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한반도 북쪽에서 형성된 차고 건조한 공기의 위력이 강하게 영향을 주면서 남쪽부터 형성된 덥고 습한 공기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장마가 늦은 대신 집중호우 가능성이 높다니 철저한 대비가 상책이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를 예고하면서 ‘식중독 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의 당부가 아니라도 장마철엔 습도가 높아 각종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음식물도 상하기 쉬워 식중독이 흔히 발생한다.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소화기가 감염되고 배탈, 설사, 구토, 복통 등으로 탈진하기 쉽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콜레라도 심한 설사와 탈수증을 수반하여 장마 끝 무렵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다수가 머무르는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장마철 뽀송뽀송한 마음으로 모두 건강하게 여름 나기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