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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박사님] 신축 공사장

[김민정 박사님] 신축 공사장

by 김민정 박사님 2021.07.19

콘크리트 생살에서 내뱉는 독기처럼
모서리 툭 불거져 옷자락도 움켜잡고
곳곳에 너를 노리는 야생들이 도사렸다

난간 없는 층계마다 아찔함이 진을 치고
디디는 한 발 한 발 걸려드는 철골 잔해
박살 난 유리조각도 날 세우고 올려 본다

새우깡이 바스러져 삐죽이 내민 봉지
그 옆에 막걸리 병 취해서 누워 있다
입 다신 새참 거리가 저녁노을 닮았다
- 박홍재, 「신축 공사장」전문

우리들의 생활주변에는 언제나 공사장이 있다. 아파트공사장도, 단독주택 공사장도... 또 집이 아니라도 여러 가지 공사들이 즐비하다. 그러한 공사장에는 늘 크고 작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가 불철주야 조심을 해도, '콘크리트 생살에서 내뱉는 독기처럼/ 모서리 툭 불거져 옷자락도 움켜잡고/ 곳곳에 너를 노리는 야생들이 도사렸다'는 시의 표현처럼 언제나 위험은 곳곳에 존재한다. 삶은 그러한 위험들을 감수하며 조심하며 살아내는 것인가 보다.
또 공사장 인부들이 느끼는 아찔함은 바로 '난간 없는 층계마다 아찔함이 진을 치고/ 디디는 한 발 한 발 걸려드는 철골 잔해/ 박살 난 유리조각도 날 세우고 올려 본다'고 한다. 늘 생사를 생각하며, 아차 한 발 잘못 디디면 천 길 나락으로 삶이 곤두박질칠 수 있고,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있으면 안 되는, 마치 공연예술을 하는 것처럼 조심스러워야 한다.
‘새우깡이 바스러져 삐죽이 내민 봉지/ 그 옆에 막걸리 병 취해서 누워 있다/ 입 다신 새참 거리가 저녁노을 닮았다’고 한다. 공사장 인부들은 노동이 힘들 수밖에 없고 그래서 또 술을 마시며 힘든 것을 잊고자 한다. 그것이 반복되면서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일하는 노동자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시하고 감독하는 사람들도 조금만 잘못하면 광주 도로 주변의 참사처럼 무고한 사람들까지 다치게 할 수 있다. 언제나 사고는 예고 없이 오는 것이라 안전에 대한 것은 조심하면 할수록 다다익선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삶은 늘 공사 중인 지도 모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고, 더 강한 델타 바이러스와도 싸워야 하며 그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나 손실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 마치 건물 공사장의 인부가 신축 공사장의 공사를 조심조심 아침이면 시작하고 저녁이면 끝내듯 우리들 일상의 삶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 여름 장마, 찜통더위, 경제난 그 모두가 우리들의 현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로 기후의 이상 변동이 생기고 여기저기서 평소와는 다른 기후 증상들이 나타나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지구의 한쪽에선 게릴라성 폭우가 내리는가 하면 다른 쪽은 폭염으로 50도가 넘는 찜통더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느 것도 인간이 감내하기엔 인간은 너무 약한 존재들이다.
인간이 지구를 망가뜨린 결과일까. 인간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들이 자꾸 만들어지고 있어 염려스러울 뿐이다. 그것을 극복하며 살아가려면 인간은 스스로 지금보다 몇 배는 더 강해져야 하고 인내심도 많아져야 할 것 같다. 빠른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줄어들기를 기대하며, 제발 코로나로부터 해방되기를 조심스런 마음으로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