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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나도 행복, 남도 행복

[정운 스님] 나도 행복, 남도 행복

by 정운 스님 2021.07.20

무엇을 추구하고자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는가? 우리는 인생에 무슨 목적을 위해 사는가? 한 번쯤 생각해 보자.
2차 세계 대전 끝 무렵, 1945년에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나서야 일본은 결국 항복했다. 당시 히로시마에 살던 사람이 죽었고, 산자는 수십 년을 지난 지금까지도 원폭 피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일본의 통수나 전범戰犯이 미운 거지, 일본 국민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수십 년 미국과 소련[소련이 해체되기 1991년까지]은 끊임없는 강력한 핵폭탄을 만들어가며 서로를 위협했다. 냉전시대 소련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것에 700배 강력한 핵폭탄을 만들었다고 자랑(?)을 하니, 미국은 1천 배 되는 폭탄을 만들면서 서로를 위협했다. 그 이후로도 몇 십 년을 힘겨루기를 했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누구를 위한 것이고, 누가 피해를 받는가? 솔직히 핵 전쟁이 일어났다면, 두 나라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없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만이 아니다. 개인과 개인도 그러하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에 누나가 남동생에게 잔소리했다고 남동생이 누나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사람을 죽이고도 여친과 여행을 다녀오는 등 부끄러움이 없었다고 하여 재판에서는 무기징역을 판결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부모는 그래도 자식이라고 선처를 바란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부모는 무슨 죄로 그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솔직히 글을 쓰는 동안 ‘왜?’라는 질문만 나오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거란족의 야율초재(耶律楚材, 1190∼1244)는 몽골 징기스칸의 책사였다. 그는 2대 오고타이 시대까지 책사를 지낸 인물이다. 어느 해 송나라 사람들이 전쟁 포로로 끌려왔다. 실은 몽골은 우리나라에도 쳐들어왔지만, 어느 곳을 정복하면 개미 새끼 한 마리 남기지 않을 정도로 잔인한 민족이었다. 오고타이가 포로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하자, 야율초재가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쟁을 벌이는 것도 모두 땅과 백성을 얻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땅을 얻었는데, 혹 백성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재물은 풍족함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사람입니다.”
사람이 수백 년, 수천 년 사는 것도 아닌데, 누구를 죽이면서 누군가를 상해해서 살아간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음 이야기를 끝으로 원고 마무리한다. 작년에 우리나라에 티벳의 사캬 티진스님이 방문했다. 기자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자, 스님께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세상에 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스스로도 행복해지고, 남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다. 그걸 알아야만 삶의 의미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