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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손에 취하고자 하는 그 무엇을 얻었는가?!

[정운 스님] 손에 취하고자 하는 그 무엇을 얻었는가?!

by 정운 스님 2021.10.18

A라는 사람이 아파트를 5억에 분양받았다. A는 몇 년 후에 아파트를 10억에 팔았다. 집을 처분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자신이 팔았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15억에 팔리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A는 ‘집을 괜히 팔았다’며 잠을 못 이루며 힘들어했다. 후회는 몇 년 동안이나 지속되며, 만성두통까지 생겼다. 이런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엄연히 따지면 A는 처음 분양받았을 때에 비하면 5억을 벌었는데, 왜 손해를 본 것인가? 대체로 사람들은 이익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손해 본 것만 생각한다.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재물이 있어도 자기가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이상을 탐낸다. 혹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것까지 빼앗아간다. 어떤 사람이 왼손에 금(gold), 오른손에 은(silver)을 들고 있다가 친구에게 왼손에 들고 있던 금을 선물했다. 그런데 선물 받은 친구는 금을 선물받았다고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 ‘저 오른손에 들고 있는 은(silver)은 왜 안 주는 걸까?’에 의문을 품는다.
안타깝게도 인간의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그 욕심이란 재물만이 아니라 명예나 이성에 대한 욕망도 그러하다. 남을 밟아서라도 회사의 중진급 자리에 오르려고 하고, 배우자가 있는데도 다른 이성을 찾는다. 혹 어떤 이는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명예와 돈을 얻었다고 자만하며,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경향도 있다. 인생이란 어느 구름에 비 내릴 줄 모르는 법이요, 어느 조개에 진주 있을지 모르는 법이다. 언제 어떤 인생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회사에서 정당하게 승진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요, 높은 명예를 얻는 것 또한 당연지사다. 또한 정당하게 벌어서 소비를 하는 것은 인간 삶의 지당한 모습이다. 적절한 욕심과 야망이 있어야 삶이 지속될 수 있음이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노력하는 삶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대로 비지향적인 데로 흘러 과욕을 부리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욕심을 부리는 것, 이것이 문제라는 점이다. 이런 과욕은 자신 혼자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식들, 부모와 형제까지 영향을 미친다. <법구경>에 이런 내용이 있다.
하늘에서 7보七寶[7가지 보석]가 쏟아진다고 해도 사람의 욕심은 채워지지 않는다. 인생에 좋은 것은 잠깐이요, 괴로움이 더 많은 법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이치를 바르게 터득한다. - 「불타품」186
죽을 때까지 과욕을 부리다 주삿바늘 꽂은 채, 자신이 죽는 것조차 모르고 죽어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과욕으로 인생을 끝내기에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욕심인 줄 알고, 내려놓으려는 그 한순간마다의 생각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무상無常하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하나만 기억해도 조금은 내려놓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