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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목사님] 가시나무를 세우면 안 된다

[한희철 목사님] 가시나무를 세우면 안 된다

by 한희철 목사님 2022.03.10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구약성서 사사기에 나오는 아비멜렉입니다. 기드온에게 아내가 많아 자그마치 아들이 일흔 명이었는데, 그중 세겜 첩에게서 난 방탕한 아들이 아비멜렉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죽자 왕이 되고 싶어 그럴듯한 말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시작합니다. 그런 뒤 사람들이 전해준 돈으로 건달과 불량배를 고용하여 자기를 따르게 합니다. 그리고는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자기 형제 일흔 명을 한 바위 위에서 죽이고 왕이 됩니다.
그때 기드온의 아들 중 막내인 요담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습니다. 아비멜렉이 한 일을 전해 들은 요담이 그리심 산 꼭대기에 서서 세겜 사람들을 향하여 큰 소리로 들려준 이야기가 있는데, 나무들의 왕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나무들이 자기들의 왕을 세우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나무들은 올리브나무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네가 우리의 왕이 되어라.” 그러나 올리브나무는 왕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는 나무들에게 대답합니다. “내가 어찌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 이 풍성한 기름내는 일을 그만두고 가서, 다른 나무들 위에서 날뛰겠느냐?”
이번에 나무들은 무화과나무를 찾아가 말합니다. “네가 와서 우리의 왕이 되어라.” 그러자 무화과나무도 그들에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어찌 달고 맛있는 과일 맺기를 그만두고 가서, 다른 나무들 위에서 날뛰겠느냐?”
그래서 나무들은 포도나무를 찾아가 포도나무에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와서 우리의 왕이 되어라.” 포도나무도 그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어찌 하나님과 사람을 즐겁게 하는 포도주 내는 일을 그만두고 가서, 다른 나무들 위에서 날뛰겠느냐?”
왕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은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는 한결같이 왕이 되기를 거절했습니다. 다른 나무들 위에 군림하여 날뛰는 것보다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몫을 더욱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세 나무로부터 거절을 당한 나무들이 이번에는 가시나무를 찾아갑니다. “네가 와서 우리의 왕이 되어라.” 그러자 가시나무가 나무들에게 말하였습니다. “너희가 정말로 나에게 기름을 부어 너희의 왕으로 삼으려느냐? 그렇다면 와서 나의 그늘 아래로 피하여 숨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가시덤불에서 불이 뿜어 나와서 레바논의 백향목을 살라 버릴 것이다.”
아비멜렉은 왕이 되어 삼 년 간을 다스리는데,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 사이에는 미움과 갈등이 생기게 되어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을 등지게 됩니다. 아비멜렉은 세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성을 공격합니다. 세겜 사람들이 지하 동굴로 숨자 나무를 찍어 쌓은 뒤 불을 질러 무려 천 명을 몰살시킵니다. 아비멜렉은 결국 한 여인이 성 위에서 내리 던진 맷돌 위짝에 머리를 맞아 두개골이 부서져 죽고 맙니다. 백성들을 괴롭히는 가시나무를 세우면 안 됩니다. 잘못된 지도자를 뽑으면 그 대가가 너무도 혹독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