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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그 언제쯤, 여성들에게 따스한 봄[春]이 올까?

[정운 스님] 그 언제쯤, 여성들에게 따스한 봄[春]이 올까?

by 정운 스님 2022.03.29

근자에 방송이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슈화된 문구가 있다. 기억나는 대로 대략 옮겨 보면 이러하다.
“60대 할아배, 아이 낳고 살림하며, 희생 좋아할 13∼20세 사이 여성분 구합니다. 이 차량으로 오세요.”
트럭에 앞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은 채, 여자고등학교 정문에 트럭이 서 있었다. 경찰이 와서 경고를 주자, 학교 후문으로 옮겨갔다고 한다. 저런 문구를 내걸을 만큼 한국에 남아선호ㆍ여성 비하ㆍ가부장적 문화가 뿌려 박혀 있다. 이런 일은 다반사다.
한 달 전에도 우리나라 여성 문제가 뉴스 자막으로 올라왔다. 선진국 대열이라고 하는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 유리천장[여자들이 직장에서 최고의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는 것] 사례가 최하위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남녀의 소득 격차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왔다.
우리나라보다 여성 인권이 더 심각한 곳이 있다. 파키스탄 펀잡 지역에서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이유로 생후 7일 아기를 아버지가 총으로 살해했다. 또한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한 임신부가 아들을 낳고 싶어 미신에 따라 자기 이마에 못을 박았다가 병원 신세를 졌다. 그녀는 슬하에 딸이 셋인데, 이번 임신에는 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 나라에서는 남아선호로 연간 1억 명 여아가 낙태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에서는 전통사회에서 여인들의 발을 묶어서 10cm를 기준으로 하는 전족이 있었다. 그렇게 한 뒤에 조혼을 한다. 여성을 매매하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마오쩌둥이 사회주의 혁명을 내걸며 여성을 존중해 주었다. ‘반변천半邊天’이라고 했는데, 세상의 절반을 떠받들고 있으니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여성의 권위가 높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 생각은 다르다. 마오쩌둥이 여성을 존중해 줬다는 의미도 있지만, 노동력 착취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다. 현재 중국은 자칭 경제대국이라고 떠드는데, 아직도 여성들이 보쌈을 당한다. 즉 여성을 납치해 사고팔아 아기 낳아주는 ‘생산의 도구’로 전락시킨다. 21세기 첨단시대, 여자가 사고 팔리는 물건인가?
이런 남녀 차이는 종교계도 한몫한다. 올해 두어 달 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녀들에게 ‘자신들을 하녀 취급하는 신부들에게 컴플레인하고,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지 말라’는 교지를 내렸다. ‘수녀들의 헌신에 감사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전하면서 과거부터 근자에까지 수녀들이 권력 오남용에 피해를 봤다는 점을 여론화했다. 수녀가 신부를 서포트하는 관습화를 개혁한다는 교황의 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여성도 신神 앞에 똑같은 인간이요, 불교적으로 말하면 여성도 성불할 수 있는 불성佛性을 지닌 존재이다. 국가 헌법에도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위치의 존엄한 존재이다. 그 언제쯤에나… 여성들이 남성들과 동등하게 대접받는 봄[春]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