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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박사님] 무적霧笛

[김민정 박사님] 무적霧笛

by 김민정 박사님 2022.04.04

천지간 벚꽃들 흩날리는 길 거닐면
자신이 꽃이었던 한때를 기억한다
꽃 수술, 그 아프지 않은/ 말뚝 박아 중심 잡던,

하얀 꽃잎 질 때마다 발등 찍힌 듯 아픈 건
누군가의 몸에서 나 피었다 지는 거지
자꾸만 글썽거리는/ 안개 낀 이 봄날

꽃잎 지자 마음 벽 허물어진 마음 밖
그 허공을 서성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
꽃잎들 고삐를 풀어/ 일제히 출항한다
- 선안영, 「무적霧笛」 전문

이 시조에서는 벚꽃의 질 때 모습을 말하고 있다. 한때 화려하게, 순식간에 피어올랐다가 질 때도 또 한꺼번에 꽃잎을 우수수 쏟아내는 벚꽃의 모습을 보면서 쓸쓸해지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첫째 수에서는 꽃잎이 흩날리는 길을 거닐며, 자신이 꽃이었던 한때를 생각하고, 둘째 수에는 누군가의 몸에서 나 피었다 지는 거라며 눈물을 글썽거린다. 셋째 수에서는 마음 벽 허물어진 마음 밖에서 허공을 서성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생각한다. 벚꽃과 나를 동일시하고 있다. 즉 벚꽃에 나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 지는 것은 단순히 벚꽃만이 아니라 나 자신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그렇게 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떨어진 꽃잎들은 고삐를 풀어 새롭게 출항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반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시조다.
남쪽에선 벚꽃이 이미 활짝 피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그 사이 봄비도 내려 벚꽃이 이미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울에는 아직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다. 곧 여기저기서 벚꽃이 만발하리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진해의 벚꽃,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은 이 봄 얼마나 아름다울까. 올해는 벚꽃이 필 때 가까운 석촌 호숫가에라도 나가보고 싶다.
몇 년째 꽃구경도 자유롭지 못했다. 인파가 몰리면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게 된다는 이유로 가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깝다. 계절은 변함없이 오고 가는데, 인간은 유독 약하여 그 자연현상조차 즐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수그러질 줄 모르고 코로나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다.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하지만, 만연해 있는 코로나 확진 때문에 여러 가지 사회 일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다시 봄을 맞으며 이러한 여러 가지 속박이나 제한에서 풀려날 수 있는 건강과 경제를 꿈꾸어 본다. 새롭게 희망을 가지고 출항할 수 있는 상황이기를 바라본다. 확진되었다가 나은 많은 사람들이 항체를 가지게 되었고, 또 자기가 걸린 줄도 모르고 무심히 지나간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정부의 바람대로, 아니 우리 모두의 바람대로 코로나는 앞으로 감기 정도로 가볍게 앓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코로나가 극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도 빨리 끝나서 전쟁으로 인한 무고한 인명 피해가 더 이상 없기를, 우리나라도 대선이 끝났으므로 정국이 안정기에 접어들기를 많은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손실도, 산불로 인한 산림의 피해 복구도, 그리고 정국의 안정도 고난의 위기 극복에 강한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극복해 가는 지혜를 발휘하면 좋겠다. 그럴 수 있는 국민이라고 생각하며 나 자신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항하는 4월이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