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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감형인가, 비호감형인가"

"나는 호감형인가, 비호감형인가"

by 대전교차로 2014.06.09

▲ 언론인 신도성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는 집에 전화만 있었습니다. 한밤중에나 새벽에 전화가 오면 집안 식구들이 모두 깜짝 놀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내용은 대개가 집안 어른의 부음 등 안 좋은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기계문명이 발달한 첨단시대엔 요즘에는 핸드폰에 상대방의 이름이 뜨기 때문에 모르는 전화는 사람들이 잘 받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사이가 나빠져 기분이 별로 안 좋은 사람의 이름이 뜨면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전화를 받지 않는 것만큼 기분 나쁜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필자도 수백 명이 입력된 핸드폰 지인 명단이 있어 일이 있을 때마다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로 의사를 전달합니다.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다 보니 구태여 안 만나도 기계를 통해 서로의 뜻을 나눌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정은 갈수록 삭막해져 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얼마 전에 핸드폰이 울려 받아 보니 왠지 받기 싫은 상대방의 이름이 떴습니다. 순간 나 자신도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이렇게 이기주의적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득 지금은 고인이 된 친구에게 예전에 청탁을 했다가, 그 친구가 전화를 안 받아 다른 사람을 시켜 전화를 하니 바로 받아 배신감을 크게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잘 나갈 때 몇 번 도와줬는데 저 친구는 이제 나를 귀찮게 생각하는구나 라고 느껴지면서 그 친구와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자기 위주의 삶을 보통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풍기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신뢰를 얻는 건 사람들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 삶을 성찰하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나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어떨가 곰곰이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상대방도 나의 전화를 반갑게 받는 사람과 받기 싫어하는 사람이 상존하고 있음을 반성하면서 이미지 관리가 중요함을 절감합니다.
이미지 관리는 거짓이 아닌 진정성과 결합되어야 합니다. 내가 속한 어떤 조직 속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면 모든 사람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신뢰감을 주는 책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상대를 배려하려는 마음 하나만 먹으면 자신의 이미지는 저절로 관리되면서 호감형이 됩니다. 반대로 배려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이익을 먼저 추구하다 보니 비호감형으로 사람들이 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 시중에서 가장 심한 욕이 "에이 선장 같은 놈"이라고 합니다. 세월호 선장처럼 자기만 살겠다고 가장 먼저 빠져 나온 이기주의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직장에서 팀장이라면 적어도 팀원들 모두에게 먼저 최우선하는 태도를 보여줘야겠지요. 그런 노력을 하면 어느 순간 내가 도와줬던 동료나 후배가 나를 돕는 일을 자처할 것입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는 미래를 내다 본 투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평판은 처세술의 기본입니다.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맥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 아무리 천재라도 인맥 없이 성공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문 일입니다. 빌게이츠 역시 어머니의 인맥 사교술이 큰 작용을 했다고 합니다.
마음을 고쳐먹기 전의 스크루지같이 자기만 아는 욕심쟁이가 아니라 훈훈한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며 돕고 사는 호감형의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