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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증 479장 모아 백혈병 어린이 도운 해군 수병들

헌혈증 479장 모아 백혈병 어린이 도운 해군 수병들

by 뉴시스 2015.04.30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해군 수병들이 헌혈증장을 모아 관련단체에 기증해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해군 잠수함사령부(잠수함사) 수병들. 잠수함사 수병들은 30일부산의 백혈병 아동 후원단체인 '더불어하나회'를 방문해 헌혈증 장을 기증했다.

잠수함사 수병들이 헌혈증 기증 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월초. 잠수함사 지휘통제실에 근무하는 추교현 병장(해상병 605기·21)이 아이디어를 내 시작했다.

오는 6월말 전역 예정인 추 병장은 제대 전에 국민과해군을 위해 뜻 깊은 일을 해보고 싶었다. 수병으로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국군의 사명'중 '국군은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문구에서 힌트를 얻어 헌혈증을 모아 백혈병 어린이를 돕자는 아이디어를낸 것이다.

추 병장은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동료 수병들에게 밝혔다. 반응은폭발적이었다. 그 자리에서 헌혈증을 내준 수병도 있었고 후임병인 조리병 최지수 상병(해상병 613기·20)은자신의 헌혈증과 민간인 친구들의 것까지 11장을 모아 동참했다. 평소잘 알지 못하는 수병들도 불쑥 찾아와 추 병장에게 헌혈증을 건네기도 했다.

그렇게 잠수함사 수병들이 모은 헌혈증이 150장. 추 병장이 동료 수병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힌 지 2주일 만이었다. 추 병장과 최 상병은 수병 뿐 아니라 부대 차원에서 헌혈증 모으기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잠수함사령부 백혈병 아동 후원계획' 보고서를 작성해 그동안 모은헌혈증 150장을 들고 3월23일 안광오 잠수함사 주임원사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했다.

두 수병이 작성한 보고서를 본 주임원사는 깜짝 놀랐다. 목적과단계별 추진계획은 물론이고 관련 기관을 통해 확인한 백혈병 아동 현황, 경남혈액원에서 부대에 지원할수 있는 헌혈차량 대수, 군인복무규율과 혈액관리법 등 관련 법령 검토까지 꼼꼼하게 담겼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날인 3월24일추 병장과 최 상병은 주임원사가 배석한 가운데 잠수함사령관 윤정상 소장에게 후원계획을 보고했다. 윤사령관은 그 자리에서 잠수함사령부 예하 전 부대에 헌혈증 기증 운동 동참을 지시했다.

잠수함사의 전신인 9전단을 포함해서 잠수함부대 창설이래 수병이 최고 지휘관인 제독에게 직접 업무계획을 보고한 것도 처음이고, 수병이 기안한 업무계획이전 부대로 시달된 것도 처음이었다.

이후 잠수함사는 부대차원에서 모든 장병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헌혈증 기증 운동을 펼쳐 이달 29일까지 장을 모았다. 그리고 30일 인사참모를 비롯한 간부들과 추 병장, 최 상병이 잠수함사 수병들을대표해서 백혈병 아동 후원단체인 부산의 '더불어하나회'를찾아 헌혈증을 기증했다.

애초 추 병장 등 수병들이 수립한 후원계획에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부대로 초청해서잠수함 견학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후원단체에서 어린이들의 건강을 염려해 그 바램은 이뤄지지않았다.

헌혈증 기증운동을 기획한 추교현 병장은 2013년 7월 해군에 입대했다. 대구가 고향인 추 병장은 아덴만 여명작전을접하고 감동을 받아 해군에 지원했다. 7기동전단 소속 어학병(통역병)으로 2014년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했고 그해 9월 잠수함사령부의 전신인 9전단 지휘통제실로 소속을 옮겼다.

추 병장은 "제대가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서수병들이 해군과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생각해 봤다. 그래서 헌혈증 모으기를 선택했다"며 "입대 전 친한 친구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는것을 지켜봐서 백혈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알게 된 것도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