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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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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인 풍경 느껴보세요 ‘영주산’

목가적인 풍경 느껴보세요 ‘영주산’

by 제주교차로 2018.05.14

말갛게 화창한 봄날, 그저 실내에 있는 것만으로도 죄악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을 몸소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딱, 맞는 곳이 있다. 인적이 드물지만 제주의 아름다운 동쪽 풍경을 마음껏 느끼고 싶은 곳을 찾거나 오름을 전세내고 싶은 사람(날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이라면 표선면에 위치한 ‘영주산’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영주산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8번지에 위치한 표고 326(비고 176m)의 말굽형 오름이다.

동쪽의 내로라하는 오름 사이로 ‘산’이라는 이름으로 우뚝 서 있는 영주산은 예로부터 산봉우리에 안개가 끼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등 신령스런 산이라 하여 영주산이라 불렸다. 부잣집 딸과 늙은 어머니를 둔 효성이 지극한 총각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바람이 이끄는 대로, 발길이 재촉하는 대로

영주산의 첫 인상은 오름이 아닌 ‘산’이라는 지칭 때문에 더욱 더 높게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단에 한발자국씩 내딛다보면 산이 주는 압도감은 조금씩 사라지고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한다.

탐방로를 통해 오름 초입부터 펼쳐진 계단을 오르다보면 어느 순간 길이 뚝, 끊기고 넓은 초원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풍경을 감상한 뒤 조심스럽게 안내하듯 희미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시 계단이 시작된다. 이 귀엽고 소심한 길은 정상을 향한 본격적인 안내처럼 느껴진다.
인적이 드물어 혹여 버려진 곳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왔던 길을 뒤돌아보게 만들기도 하지만 무심코 뒤돌아본 풍경은 다시금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영주산은 동쪽에 위치한 유명 오름들과 견주어봐도 그 가치가 뒤떨어지지 않은 데 반해 사람들이 많이 없다는 것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일부러 숨겨놓은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의문스럽기도 하지만 그저 과잉된 정보들이 이끄는 대로 만들어지는 유명 관광지들이 아쉽기만 하다.
내딛는 걸음마다 불어오는 감동

영주산의 수많은 계단은 걸으면 걸을수록 몸의 균형을 바로잡게 해주면서 오히려 이상하리만치 힘들지 않다(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음).

맑은 하늘과 푸른 초원의 언덕, 목가적인 풍경은 영주산의 매력을 무한대로 발산시킨다.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수많은 계단들은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이 아니라 계단을 거니는 자체가 ‘천국’임을 한걸음씩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끼게 될 것이다.

정상에 서면 성읍민속마을과 개오름, 모지오름, 따라비오름 등 주변의 오름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먼 한라산과도 마주볼 수 있다.
by 제주교차로 이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