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에는 너 나 구분 없어요"
"봉사에는 너 나 구분 없어요"
by 안양교차로 강진우 기자 2014.05.14
삼영운수 소속 여성 버스기사들의 모임인 여심회. 그들과 함께 활동하는 남성 봉사자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랑의 양로원으로 향했다. 그 중 한 명인 한영섭(46)씨에게 여심회 봉사에 참여하는 이유를 물었따. "그야 제가 할 일이 있으니까요.(웃음)" 우문현답(愚問賢答). 그에게 중요한 것은 '소속'이 아니라 '봉사'였다.
◆든든한 여심회의 청일점들
"어서 나 좀 옮겨줘." 사랑의 양로원 목욕실 입구. 자신이 목욕 할 차례가 돌아오자 휠체어에 타고 있던 할머니가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삼영운수 여심회 봉사자들이 할머니를 들어보려 노력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 그 때 목욕실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머니, 제가 옮겨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목소리의 주인공 한영섭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를 목욕실로 모신 한 씨는 비누를 집어 들었다.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할머니를 씻겨드리는 그의 손길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할머니에게 "어디 불편한 데 없으시냐"고 연신 묻는 그의 음성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는 목욕 봉사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 씨는 여심회 회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몇몇 남성 기사들과 함께 2년 째 여심회의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평촌순복음사랑의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양로원 목욕 봉사는 물론이고 나자로 마을 청소 봉사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한 달에 세 번 꼴로 여심회와 함께 봉사하는 것이다. "여심회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여심회가 여성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힘쓰는 일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죠. 마침 박명순 여심회회장이 '시간 될 때 같이 봉사해보자'라고 말씀하시기도 해서 한 두 번 일손을 거들다보니 어느새 함께 봉사하게 됐어요."
◆한마디 물음으로 시작된 봉사
대부문 사람들이 봉사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 씨 또한 그랬다. 어떤 형태로든 봉사를 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계기가 없었다. 그러던 중 동료 기사가 푸른 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제복 뮈에요?"이 한마디 물음이 그를 봉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 동료는 웃으면서 '안양동안경찰서 모범운전자회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오는 길'이라고 대답했어요. 예전부터 봉사를 하고 싶었던 터라 '거기서 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죠"
그 길로 한 씨는 안양동안경찰서 모범운전자회(이하 동안모범운전자회)에 가입했다. 가을 하늘 청명한 2012년 10월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일주일에 두 세 번 부흥고사거리에서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과 교통정리를 맡고 있다.
버스 운전을 쉬는 날 봉사한다지만, 사실 교통정리 봉사는 녹록치 않은 일이다. 일단 봉사를 하려면 오전 6시에 일어나야 한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달콤함 새벽잠을 포기해야 하는 것. 차가운 공기를 뚫고 봉사지에 도착하면 오전 7시 30분. 이때부터 한 시간 가량 정신없이 교통정리를 한다. 2년째 꾸준히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는 한 씨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힘든 점이 있다. 바로 겨울척의 매서운 추위다.
"아무리 옷을 두껍게 입고 나가도 손발이 꽁꽁 얼어요. 그런 상태에서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가운데 서 있으려니 힘들죠. 하지만 제 교통정리로 인해 차들이 원화하게 오가고,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힘이 불끈 솟아요. 그 맛에 봉사하는 거죠.(웃음)"
◆든든한 여심회의 청일점들
"어서 나 좀 옮겨줘." 사랑의 양로원 목욕실 입구. 자신이 목욕 할 차례가 돌아오자 휠체어에 타고 있던 할머니가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삼영운수 여심회 봉사자들이 할머니를 들어보려 노력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 그 때 목욕실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머니, 제가 옮겨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목소리의 주인공 한영섭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를 목욕실로 모신 한 씨는 비누를 집어 들었다.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할머니를 씻겨드리는 그의 손길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할머니에게 "어디 불편한 데 없으시냐"고 연신 묻는 그의 음성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는 목욕 봉사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 씨는 여심회 회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몇몇 남성 기사들과 함께 2년 째 여심회의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평촌순복음사랑의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양로원 목욕 봉사는 물론이고 나자로 마을 청소 봉사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한 달에 세 번 꼴로 여심회와 함께 봉사하는 것이다. "여심회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여심회가 여성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힘쓰는 일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죠. 마침 박명순 여심회회장이 '시간 될 때 같이 봉사해보자'라고 말씀하시기도 해서 한 두 번 일손을 거들다보니 어느새 함께 봉사하게 됐어요."
◆한마디 물음으로 시작된 봉사
대부문 사람들이 봉사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 씨 또한 그랬다. 어떤 형태로든 봉사를 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계기가 없었다. 그러던 중 동료 기사가 푸른 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제복 뮈에요?"이 한마디 물음이 그를 봉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 동료는 웃으면서 '안양동안경찰서 모범운전자회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오는 길'이라고 대답했어요. 예전부터 봉사를 하고 싶었던 터라 '거기서 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죠"
그 길로 한 씨는 안양동안경찰서 모범운전자회(이하 동안모범운전자회)에 가입했다. 가을 하늘 청명한 2012년 10월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일주일에 두 세 번 부흥고사거리에서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과 교통정리를 맡고 있다.
버스 운전을 쉬는 날 봉사한다지만, 사실 교통정리 봉사는 녹록치 않은 일이다. 일단 봉사를 하려면 오전 6시에 일어나야 한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달콤함 새벽잠을 포기해야 하는 것. 차가운 공기를 뚫고 봉사지에 도착하면 오전 7시 30분. 이때부터 한 시간 가량 정신없이 교통정리를 한다. 2년째 꾸준히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는 한 씨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힘든 점이 있다. 바로 겨울척의 매서운 추위다.
"아무리 옷을 두껍게 입고 나가도 손발이 꽁꽁 얼어요. 그런 상태에서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가운데 서 있으려니 힘들죠. 하지만 제 교통정리로 인해 차들이 원화하게 오가고,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힘이 불끈 솟아요. 그 맛에 봉사하는 거죠.(웃음)"
◆기쁨과 보람 느낄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백사장 모래알처럼 흔하게 하는 말이지만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이 격언을 한 씨는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자신의 봉사활동을 누군가 우연히 알게 되는 거야 할 수 없지만, 드러내놓고 봉사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한 씨의 생각이다.
"가족들은 교통정리 봉사만 알고 있어요. 제복을 입고 나가니까요. 하지만 여심회와 함께 봉사하는 건 몰라요. '봉사'하면 내가 가진 걸 누군가에게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아니에요. 오히려 받아요. 따뜻한 마음을 받고, 보람을 받고, 뿌듯함을 받아요. 그래서 굳이 '나 이런 봉사한다'고 알리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이번 인터뷰도 '할까 말까' 고심했어요. 그러다가 '이렇게 봉사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면 더 많은 분들이 봉사에 나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수락했죠"
한 씨는 앞으로도 계속 봉사 할 생각이다. 봉사가 주는 기쁨과 보람을, 그리고 자신의 손길을 기다릴 많은 사람들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러한 마음이 더 많이 모여, 봉사에 동참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봉사는 계기가 중요해요. 봉사할 마음이 있는 분들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세요. 생각보다 봉사할 기회가 많습니다. 기회를 찾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참여하세요. 봉사의 뿌듯함을 몸소 느끼시면, 계속 하게 되실 거에요. 우리 함께 좋은 세상 만들어가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백사장 모래알처럼 흔하게 하는 말이지만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이 격언을 한 씨는 몸소 실천하고 있다. 자신의 봉사활동을 누군가 우연히 알게 되는 거야 할 수 없지만, 드러내놓고 봉사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한 씨의 생각이다.
"가족들은 교통정리 봉사만 알고 있어요. 제복을 입고 나가니까요. 하지만 여심회와 함께 봉사하는 건 몰라요. '봉사'하면 내가 가진 걸 누군가에게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아니에요. 오히려 받아요. 따뜻한 마음을 받고, 보람을 받고, 뿌듯함을 받아요. 그래서 굳이 '나 이런 봉사한다'고 알리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이번 인터뷰도 '할까 말까' 고심했어요. 그러다가 '이렇게 봉사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면 더 많은 분들이 봉사에 나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수락했죠"
한 씨는 앞으로도 계속 봉사 할 생각이다. 봉사가 주는 기쁨과 보람을, 그리고 자신의 손길을 기다릴 많은 사람들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러한 마음이 더 많이 모여, 봉사에 동참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봉사는 계기가 중요해요. 봉사할 마음이 있는 분들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세요. 생각보다 봉사할 기회가 많습니다. 기회를 찾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참여하세요. 봉사의 뿌듯함을 몸소 느끼시면, 계속 하게 되실 거에요. 우리 함께 좋은 세상 만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