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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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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내 삶의 에너지다

봉사는 내 삶의 에너지다

by 청주교차로 윤기윤 기자, 이승민 기자 2014.05.30

▲한국교통대학교 국제사회대학 한규량 학장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게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의 시(詩) '방문객'이다. 눈이 녹으면 물이 된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눈이 녹으면, 봄이 온다. 그처럼 그녀가 서있으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떠오른다. 반가운 방문객처럼, 어떤 직책에 있든 그녀는 언제나 아이들이나, 노인들과 어울려 밥을 푸고 국을 나눴다.
청소년을 불러 상담을 하며 자원봉사를 가르치고, 미래를 말했다. 사회복지과 교수에서 충청북도 자원봉사센터의 장으로 다시 홀연히 훌훌 털고 바람처럼 사라졌었다. 그리고 어느 날, 다시 어려운 아이들과 노인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교통대학교 국제사회대학 한규량 학장을 만나봤다.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것>>

■ 충청북도자원봉사센터장을 2년간 역임했지요?
▷ "그렇군요. 2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센터장 재임기간 동안은 교수로 재임하면서 동시에 도내의 많은 사업들을 진행하다보니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어요. 아마도 자원봉사라는 '동력'이 있었기에 그것들이 가능했으리라 믿어요. 봉사를 하고 나면 축복처럼 몸에 축적된 에너지 덕분에 그 많은 일정들을 소화할 수 있었을 겁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봉사도 결국 해본 사람이 또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어떻게 생각하면 봉사는 결국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임기를 마치고 어떻게 지내셨는지?
▷ "임기를 마치고 1년간은 연구 년을 맞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연국 활동을 하며 지냈어요. 사회공헌 활동과 기업의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상관관계연구를 주로 했죠. 잘 나가는 기업들은 이미 기업의 경영철학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이념이 확고해요. 그래서 선진국의 많은 기업가 혹은 CEO들은 이념의 바탕으로 기부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기업이지만 공공철학을 바탕으로 한 경영철학을 가진 기업일 때, 현명한 소비자들이 그 기업을 신뢰하고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높아져 매출이 오르게 되는 것이죠. 사기업의 공공 철학적인 투자호라동으로 행해지는 사회공한활동에 대해 연구했고, 3월부터 다시 대학에 복귀했습니다."

■ 한 교수께 영향을 준 인물이 있다면?
▷ "스승님이죠. 지금은 안 계시지만, 늘 정도(正道)로 가라고 깨우침을 주신 분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면 세상에 빚는 일이고 사회에 폐 끼치는 일이라고 늘 강조하셨어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봉사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책무인 것입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에 보답하는 것은 맡은 바 본분을 다하는 일이겠지요. 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가 양극화되면 더욱 필요로 하는 것이 사회복지>>

■ 충청북도자원봉사센터를 맡으면서 기획하고 이뤘던 성과가 있다면?
▷ "제가 해온 일이 주로 교육 사업이었어요. 교육 사업을 통해 시군자원봉사센터에 교육프로그램 지원을 하였지요. 자원봉사를 하려는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봉사의 저변 확대를 위한 교육에 역점을 두고 노력을 했어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어요. 우선 센터의 자원봉사실무자 교육, 자원봉사자 교육, 도내 사회복지관련 기관과 시설의 자원봉사 관리자 교육 등을 해왔습니다. 더 나아가 교육청과 연계하여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했죠. 직접적인 사업으로는 도내거주 중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의료 서비스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왔어요. 볼룬티어와 투어가 결합된 볼룬투어라는 사업도 기억에 남아요. 가족단위로 희망자를 모집하여 도내의 가볼만한 곳과 그 주변의 봉사처를 발굴하여 투어와 봉사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오전에 봉사를 하고 오후에 투어하는 형식이라 호응이 좋았지요. 특히 부모님을 따라 어린 자녀가 함게 봉사를 하면 어려서부터 봉사가 체득(體得)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 현대사회에서 사회복지학과의 역할과 전망은?
▷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것이 자본주의라고 여겨지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100% 이상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복지의 개념이 도입되어 실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양극화되면 될수록 더욱 필요로 하는 것이 사회복지입니다. 사실 자원봉사와 사회복지와는 엄연히 다른 영역입니다. 간혹 사회복지사들을 보는 사회의 시각이 그들을 자원봉사자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업무상 타인(클라이언트)을 돕는다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일 겁니다. 사회복지사는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때론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봉사직책은 아닙니다. 우리사회가 정말 선진국이 되면 더 많은 사회복지사가 양성되어 곳곳의 클라이언트에게 희망을 주게 될 것입니다. 또한 대우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 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발전된 선진국이 되면 더 많은 전문 사회복지사가 필요로 할 것이고 또 그래야만 됩니다. 아직은 우리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 "글쎄요. 가능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좀 더 잘살게 되면 외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자원봉사를 하고 싶군요.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곳에서 일회성이 아니라, 아무런 대가없이 세상에 태어나서 빚을 지고 가지 않는 삶을 살다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