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나무가 하나 되는 공방 '목요일' 나무를 사랑한 엔지니어, 서성철 씨
사람과 나무가 하나 되는 공방 '목요일' 나무를 사랑한 엔지니어, 서성철 씨
by 익산교차로 모형숙 기자 2014.06.05
따뜻한 매력으로 보면 볼수록 자꾸만 눈길을 끌어안고 정이 가는 가구이다. 요즘 말로, 볼수록 매력있다는 신조어처럼 볼매같은 가구이다. 공방이 흔하지 않던 시절, 익산에 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가구를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렇게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가 그리움의 대상이 된 요즘 직접 설계부터 자르고 다듬으며 오록이 손길로만, 정성으로만 만들어지는 가구들이다. '목요일(木曜日)'이라는 이름으로 정성을 빚어내는 사람. 서성철 씨. 기자의 눈으로는 장인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데 그는 한사코 목수라고 고집한다. 그의 고집이 싫지가 않다.
약속을 세번이나 딜레이 시켰다. 다소 긴 인터뷰 시간이라 일정에 쫓겨 여러 번의 전화통화로 인터뷰 일정을 미루었는데 다 한번도 싫은 목소리가 담겨 있지 않다. 기자를 먼저 배려해주는 마음 씀씀이가 살갑게 다가왔다. 고마움이 먼저였던 취재길. 햇살이 곱게 떨어지는 오월 끄트머리에서 마주한 그곳은 오랜 세월 익숙한 길목이었을에도 그렇게 큰
공방이 자리하고 있는지 몰랐다. 이곳이라고 위치를 말하면 아하~하고 무릎 한번 탁 쳐지고 그런 곳이 있었구나! 새삼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익산시 영등동 해송 사우나 건물 안에 자리 잡은 '목요일'. 위치를 알고 기자도 깜짝 놀랐다. 자주 찾는 곳이었음에도 그렇게 큰 공방이 있는 줄 몰랐다. 그가 목수가 된 지는 1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는 원래 기계과를 전공한 엔지니어였다. 그리고 그의 첫 직업은 자동화 기계 설계자였다. 그리고 7년 동안 그 직업은 변함이 없었다. 나름 인정받는 실력가였다. 그런데 어느 날 뜬금없이 회사를 그만뒀다. 그이 사표에 회사에서도 적잖이 당혹스런 분위기였다. 회사를 그만둔 이유. 단지 목수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이 무형문화재 소목장 故조석진 선생님이었다.
그렇게 선생님을 사사하며 2년여를 보냈다. 밤에는 건축과에 편입해 건축공부를 같이 했다. 좀더 기본이 튼튼한 목수가 되고 싶어서였다. 그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다시 기계 설계 일을 해야 했다. 중요한 프로젝
트가 있는데 도와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다. 그렇게 5년을 더 다녔다. 기계 일을 하며 목공작업은 취미로 하고 있었지만, 그걸로는 양에 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목공 일에 몰두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은 온전한 목수로 살아가고 있다.
나무가 빛나는 날 '목요일'
한때 DIY가 가구 붐을 일으키며 여기저기에 가구 공방이 생겼다. 자신이 만든 가구라며 남들에게 자랑하기도 좋고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도 한 게 DIY에 여성들이 푹 빠진 이유이기도 했다.
자신이 손수 만든다는 매력 때문에 DIY를 배우기 위한 공방이 인기를 끌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다지 긴 역사는 아니다. 공방이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곳이었다.
그 시절 '목요일'은 익산에서도 공방의 원조 격으로 쳐준다. 2002년 영등동 옛 거북선 맞은편에 있던 '헤펠러'라는 이름의 공방은 2008년 해송사우나 건물 안으로 입주하며 지금은 '목요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공방의 이름부터 독특하다. '목요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목요일이 맞다. 그런데 그 의미가 깊다. 요일의 의미가 있는 목요일은 나무 목(木)에 빛날 요(曜)를 써서 나무가 빛나는 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월요일은 달 월(月)을 써 달빛이 빛나는 날이라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대목에서 아!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일상에서 쉬이스쳐 가는 말들 속에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어 새삼 놀라움이 된다.
이곳은 딱히 간판이 없다. 그런데도 입소문을 통해 사람들의 발걸음은 꾸준하게 이어진다. 한마디로 솜씨 좋은 목수라는 얘기이다.
인정받던 엔지니어, 왜, 목수가 되었을까
공방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붙자는 게 나무를 깎아 만든 카누이다. 잘 깎고 다듬어 여러번 덧칠한 정성이 초짜인 기자의 눈에도 역력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전시용이 아니란다. 가끔 강으로 싣고 가 카누를 즐기기도 한다. 그는 철인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이 얘기는 3면에서 다시 하기로 하자.
목공은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그것도 끈질긴 인내 말이다. 나무를 향한 느긋한 기다림도 필요하고 부지런함도 필수이다. 무엇이든 화려하게 만드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던가. 정직한 가구를 만들겠다는 원칙으로 직접 가구를 디자인하고 자르고 맞추고 칠하는데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엔지니어로 인정받는 실력가였지만 목수가 되고 싶어 건축과로 편입했던 그의 열정. 왜 목수가 되고 싶었을까?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시니 웬만한 것은 혼자서 해결해야 했죠. 어린 시절 한창 인기 있던 연이며 썰매도 손수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손재주가 있었는지 잘 만들었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 그때 그가 목수 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무의 숨결이 좋았단다. 기계는 작동을 하고 있어도 차가운 기운에 죽은 듯한 느낌이 드는 반면 나무는 따뜻하다. 나무는 목재로 바뀌어도 그 느낌은 그대로 이어져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만져보면 여전히 따뜻함을 전해준다는 것이다.
"목수란 나무를 찍어 넘어뜨리는 직업이 아닙니다. 쓰러진 나무를 의자로 혹은 책장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게 목수입니다. 내가 따뜻하게 대해주면 나무도 따뜻하게 나를 대해 줍니다. 가끔 등산을 하다보면 안아주고 싶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안아보면 포근함이 느껴지죠. 내두 팔로 안고 있지만 내가 나무에게 안긴 느낌...(웃음~)"
살아있는 생명의 숨결이 전해진다는 얘기이다.
약속을 세번이나 딜레이 시켰다. 다소 긴 인터뷰 시간이라 일정에 쫓겨 여러 번의 전화통화로 인터뷰 일정을 미루었는데 다 한번도 싫은 목소리가 담겨 있지 않다. 기자를 먼저 배려해주는 마음 씀씀이가 살갑게 다가왔다. 고마움이 먼저였던 취재길. 햇살이 곱게 떨어지는 오월 끄트머리에서 마주한 그곳은 오랜 세월 익숙한 길목이었을에도 그렇게 큰
공방이 자리하고 있는지 몰랐다. 이곳이라고 위치를 말하면 아하~하고 무릎 한번 탁 쳐지고 그런 곳이 있었구나! 새삼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익산시 영등동 해송 사우나 건물 안에 자리 잡은 '목요일'. 위치를 알고 기자도 깜짝 놀랐다. 자주 찾는 곳이었음에도 그렇게 큰 공방이 있는 줄 몰랐다. 그가 목수가 된 지는 1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는 원래 기계과를 전공한 엔지니어였다. 그리고 그의 첫 직업은 자동화 기계 설계자였다. 그리고 7년 동안 그 직업은 변함이 없었다. 나름 인정받는 실력가였다. 그런데 어느 날 뜬금없이 회사를 그만뒀다. 그이 사표에 회사에서도 적잖이 당혹스런 분위기였다. 회사를 그만둔 이유. 단지 목수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이 무형문화재 소목장 故조석진 선생님이었다.
그렇게 선생님을 사사하며 2년여를 보냈다. 밤에는 건축과에 편입해 건축공부를 같이 했다. 좀더 기본이 튼튼한 목수가 되고 싶어서였다. 그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다시 기계 설계 일을 해야 했다. 중요한 프로젝
트가 있는데 도와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다. 그렇게 5년을 더 다녔다. 기계 일을 하며 목공작업은 취미로 하고 있었지만, 그걸로는 양에 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목공 일에 몰두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은 온전한 목수로 살아가고 있다.
나무가 빛나는 날 '목요일'
한때 DIY가 가구 붐을 일으키며 여기저기에 가구 공방이 생겼다. 자신이 만든 가구라며 남들에게 자랑하기도 좋고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도 한 게 DIY에 여성들이 푹 빠진 이유이기도 했다.
자신이 손수 만든다는 매력 때문에 DIY를 배우기 위한 공방이 인기를 끌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다지 긴 역사는 아니다. 공방이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곳이었다.
그 시절 '목요일'은 익산에서도 공방의 원조 격으로 쳐준다. 2002년 영등동 옛 거북선 맞은편에 있던 '헤펠러'라는 이름의 공방은 2008년 해송사우나 건물 안으로 입주하며 지금은 '목요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공방의 이름부터 독특하다. '목요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목요일이 맞다. 그런데 그 의미가 깊다. 요일의 의미가 있는 목요일은 나무 목(木)에 빛날 요(曜)를 써서 나무가 빛나는 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월요일은 달 월(月)을 써 달빛이 빛나는 날이라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대목에서 아!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일상에서 쉬이스쳐 가는 말들 속에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어 새삼 놀라움이 된다.
이곳은 딱히 간판이 없다. 그런데도 입소문을 통해 사람들의 발걸음은 꾸준하게 이어진다. 한마디로 솜씨 좋은 목수라는 얘기이다.
인정받던 엔지니어, 왜, 목수가 되었을까
공방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붙자는 게 나무를 깎아 만든 카누이다. 잘 깎고 다듬어 여러번 덧칠한 정성이 초짜인 기자의 눈에도 역력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전시용이 아니란다. 가끔 강으로 싣고 가 카누를 즐기기도 한다. 그는 철인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이 얘기는 3면에서 다시 하기로 하자.
목공은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그것도 끈질긴 인내 말이다. 나무를 향한 느긋한 기다림도 필요하고 부지런함도 필수이다. 무엇이든 화려하게 만드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던가. 정직한 가구를 만들겠다는 원칙으로 직접 가구를 디자인하고 자르고 맞추고 칠하는데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엔지니어로 인정받는 실력가였지만 목수가 되고 싶어 건축과로 편입했던 그의 열정. 왜 목수가 되고 싶었을까?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시니 웬만한 것은 혼자서 해결해야 했죠. 어린 시절 한창 인기 있던 연이며 썰매도 손수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손재주가 있었는지 잘 만들었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 그때 그가 목수 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무의 숨결이 좋았단다. 기계는 작동을 하고 있어도 차가운 기운에 죽은 듯한 느낌이 드는 반면 나무는 따뜻하다. 나무는 목재로 바뀌어도 그 느낌은 그대로 이어져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만져보면 여전히 따뜻함을 전해준다는 것이다.
"목수란 나무를 찍어 넘어뜨리는 직업이 아닙니다. 쓰러진 나무를 의자로 혹은 책장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게 목수입니다. 내가 따뜻하게 대해주면 나무도 따뜻하게 나를 대해 줍니다. 가끔 등산을 하다보면 안아주고 싶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안아보면 포근함이 느껴지죠. 내두 팔로 안고 있지만 내가 나무에게 안긴 느낌...(웃음~)"
살아있는 생명의 숨결이 전해진다는 얘기이다.
원칙과 고집으로 지켜온 신뢰
마흔일곱의 서성철 씨. 아내와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있다. 아이들과 허물없이 지낼 만큼 자상한 아버지이다. 하지만 엄격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저를 잘 따르고 좋아하는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조용히 타일러도 바로 따라줍니다. 아마도 아내가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없을 때 아이들에게 아빠 칭찬을 많이 한다고 그러더군요(웃음~). 아내가 남편을 공경해 주고 믿어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동화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아내이다. 사람 관계는 상대적이었다고 했던가 아내를 존중하고 자신의 원칙을 지켜내는 고집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살면서 가장 부끄러운 일이 내가 뱉은 말을 못 지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으면 먼저 말을 내뱉고 시작합니다. 지키고 싶으니까요. 이렇게 습관이 들다 보니 말이 일관성 있어지더라고요."
그는 고집이 세다. "10년쯤 회원제를 운영했는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시는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처음에는 순하고 좋게 생겼다.
그러다 겪어보니 어려운 분이다. 만만치 않은 사람이다. 또 그러다 인연이 더 깊어지면 아~ 좋은 사람이구나. 공통으로 그런 말씀을 해주십니다."
사람좋고 넉넉한 사람에는 틀림없다.
한결 같기 위해 노력하고 변함없이 똑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원칙을 세우고 고집스럽게 지켜나간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도 이런 고집이 묻어난다.
"목공 일이라는 게 외로운 일이죠. 혼자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외롭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즐거움도 있답니다. 기계를 다루는 일과 가구를 만드는 일은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들 때면 누구는 엔진을, 누구는 바퀴를, 또 다른 누구는 핸들을 설계하고 만들어 냅니다. 하나의 부품을 완성할 뿐 전체를 다 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가구는 처음 구상을 하고 나무를 깎고 다듬어 만들고 칠하는 과정을 오롯이 혼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패질하며 전체를 하나의 쓰임을 갖는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부품이 아니라 전체라는 얘기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내는 창조의 기쁨, 그것이 좋다고 말한다.
뚝딱뚝딱, 꿈이 이루어지는 공방<목요일>
삶은 한 번뿐인가?
"3D업종이라고 부를 만큼 목수라는 직업이 위험하고 먼지도 많이 나고 힘도 많이 듭니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이 힘들어도 만들고 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는 창조자가 된 느낌이랄까요. 이것을 누군가 편리하게 써주고 있다면 성취감이 들죠." 이렇게 목수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던 그가 뜬금없이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
을 던진다. 그는 다양한 삶을 살아보고 싶단다.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왜? 라는 기자의 질문에 삶은 한 번뿐이지 않느냐는 명쾌한 답변이 이어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화가이자 과학자, 기술자, 사상가였던 것처럼 다방면의 일을 하고 싶은 게 그의 작은 욕심이다.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문든 스치는 대화다.
오롯이 하나의 쓰임새를 갖는 작품
그는 자신의 작품을 사진으로 담지 않는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나무를 자르고 만들고 손길을 타는 나무가 어느새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 오롯이 하나의 쓰임새를 갖는 작품이 되는 순간. 그것은 이제 자신의 작품이 아닌 의뢰인의 작품이 된다.
그 원칙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상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순간도 없다.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까지 그것에만 몰두한다.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고 싶다. 그렇게 그의 손길을 거쳐 간 작품이 의뢰인에게 전달되는 순간. 딱히 욕심도 없다. 감탄사가 쏟아지는 찬사 한마디면 그는 그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유명한 공예잡지에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리빙 페어에 선보인 버너가 달린 서랍 때문에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네모난 테이블에 서랍이 두 개 다린 정사각형 테이블이었는데 서랍을 열자 버너가 설치되어 있었다. 공예잡지 기자는 그 서랍을 보고 '유행에 민감한 기업에서 발 빠르게 그럴싸한 캠핑장비를 만들어냈구나! 하는 생
각이 들었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니 대충 만든 물건이 아니었다'라는 표현을 했다. 그 얘기를 듣고 공방에 전시된 서랍장을 유심히 살펴봤다. 본드나 못으로 성의없게 붙여 놓은 것이 아니고 부품 하나 하나가 제대로 짜맞추어져 있었다. 서랍 안에 식기와 간단한 먹거리를 챙기면 캠핑족에게는 더없이 유용한 장비가 될 것 같고 집엔 베란다 한 귀퉁이에
두고 차를 한잔 끓여 마셔도 운치가 있을 듯 싶다.
내가 만든 가구, Made in Myself
'목요일'에서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취미교실을 운영 중이다. 대체로 10명 정도만 수강생을 받는다. 그래야 수강생들에게 성실해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취미교실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니다. 공방 사용료 조의 회비와 재료값만 내면 교육은 무료로 그가 도맡아 한다. 회원에게서 이익을 남길 생각은 전혀 없다. 되려 그의 시간을 뺏기는 셈이다. 단지 공간을 공유하며 목공의 의미를 함께하자는 것뿐이다. 이 때문에 초과 인원은 받지 않는데. 자칫 그들에게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서성철 어록에서 발견하는 그의 삶
모두가 멘토다!
"삶의 멘토는 일상이 아닐까요. 지금은 공방이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공방이 흔치 않았죠.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배우고자 왔는데 오히려 저는 그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공방을 하고 있지만 저보다 늦게 생긴 공방에서도 혹은 이제 공방을 준비하려는 사
람에게도, 심지어는 가구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도 가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배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어린아이의 작은 몸짓에서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일상의 작은 것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 이것이 저의 멘토입니다."
서로가 마음열고 대하면 그 마음들은 섞인다
가구를 처음 배우던 때에 무형문화재이며 명장이신 故조석진 선생님을 만났다. 1999년의 일이다. 조석진 명장은 국내 최초로(대한민국 유일) 국제기능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만큼 가구목공에서는 대부 격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단지, 명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존경했던 것은 아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가르칠 때 이건 이렇게 하는 건데 왜 그걸 그렇게
하느냐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해 이렇게 해보니까 뭐가 좋더라는 식으로 원리를 가르치죠. 원칙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원리를 깨우쳐 주죠. 작은 일을 제자에게도 물어보고 언제나 마음이 열려계셔 상대방의 마음도 같이 열리게 하는... 그리고 결국에 그 마음들이 섞이게 합니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마음이 섞인다는 그의 표현. 13년이라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소소함도 허물없이 정을 나누는 '벗' 같은 존재였다. 그의 실력보다 그것이 그가 조석진 명장을 존경하는 이유이다.
행복이란 불행하지 않는 것
그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인생수첩'이라는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가 '지금 행복하라'는 것입니다. 행복을 저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축해 놓은 행복을 찾아 쓸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노후대비를 안 할 수 없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이 아닐까요.
그리고 내일, 그 다음이 어제겠지요. 천국은 결국 내 마음에 있다고 보이는데요. 내일을 위해서 여덟 개만 적립하고 두 개는 오늘을 위해서 쓰고 싶어요."
그렇다면 그에게 행복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의외로 답변이 짧고 명쾌하다. 행복은 불행하지 않은 것이란다. 힘들거나 불행한 일이 없으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내를 산악회에서 만난만큼 그는 등산 마니아이다. 1년에 50번 정도는 산행하고 산행일지를 작성할 만큼 산이 좋았다. 체력도 뒷받침되었다. 익산에서는 보기 드문 철인경이 회원이기도 하다.
"철인 3종 경기는 순전히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상대를 이기는 경기는 싫습니다. 나와 해보는 것. 나를 이겨보는 것. 그래서 고집이 좀 셉니다." 순수한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철인경기를 즐기고 책 읽고 독서하는 습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코노미 독서클럽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 달에 두 번씩 책을 읽고 토론한다.
"이코노미 독서클럽은 우리의 경제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각자가 가진 생각을 책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생활 속의 경제를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것이죠. 그런데 더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우리 지역의 서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것이죠. 온라인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 서점에 들러 보면 여기저기 서서 책을 뒤적이는
사람들, 엄마손을 잡고 온 아이들... 그런 일상의 분위기가 주는 즐거움... 이 때문인지 아직도 서점에는 사람들이 많더군요.(웃음~)"
구체적으로 꾸는 꿈은 꼭 이루어진다
"보람요? 손님이 공방을 찾아와 작품을 보고 부러워하거나 칭찬해 주실 때가 저 스스로 만족스럽고 뿌듯하죠. 그런데 물건을 만들어 배달할 때는 꼭 숙제 검사를 받는 느낌이 듭니다. (하하~) 고객이 원하는 느낌과 맞을까. 원하는 색깔이 아니면 어쩔까. 뭐~ 이런 고민을 하는데 좀 긴장되기는 하죠. 그런데 그런 긴장감이 새로운 작품에 신선한 도전이
되기도 하고요."
숙제검사라는 표현에 웃음부터 묻어난다. 이런 소소한 보람이 자부심이 되고 있다는 정말 진정한 예술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는 그렇게 살아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가장 단순한 원칙을 순수하게 믿어 왔고 열심히 노력해 온 만큼 욕심없이 원하는 만큼 그렇게 잘 이루며 잘 살아왔다. 그는 조만간 내가 하는 공방, 아내가 좋아 하는 카페, 아이들과 함께 뒹굴 수 있는 우리 집을 한 공간에 만드는게 그의 꿈이란다.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그래서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도 해준다. 꿈요? 희망요? 그냥 막연하게 뭔가 하고 싶다는 그런 꿈은 그리지 마란다. 꿈은 구체화 되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목요일 공방 문의 : 063-835-1141
'목요일'에서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취미교실을 운영 중이다. 대체로 10명 정도만 수강생을 받는다. 그래야 수강생들에게 성실해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취미교실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니다. 공방 사용료 조의 회비와 재료값만 내면 교육은 무료로 그가 도맡아 한다. 회원에게서 이익을 남길 생각은 전혀 없다. 되려 그의 시간을 뺏기는 셈이다. 단지 공간을 공유하며 목공의 의미를 함께하자는 것뿐이다. 이 때문에 초과 인원은 받지 않는데. 자칫 그들에게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서성철 어록에서 발견하는 그의 삶
모두가 멘토다!
"삶의 멘토는 일상이 아닐까요. 지금은 공방이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공방이 흔치 않았죠.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배우고자 왔는데 오히려 저는 그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공방을 하고 있지만 저보다 늦게 생긴 공방에서도 혹은 이제 공방을 준비하려는 사
람에게도, 심지어는 가구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도 가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배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어린아이의 작은 몸짓에서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일상의 작은 것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 이것이 저의 멘토입니다."
서로가 마음열고 대하면 그 마음들은 섞인다
가구를 처음 배우던 때에 무형문화재이며 명장이신 故조석진 선생님을 만났다. 1999년의 일이다. 조석진 명장은 국내 최초로(대한민국 유일) 국제기능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만큼 가구목공에서는 대부 격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단지, 명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존경했던 것은 아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가르칠 때 이건 이렇게 하는 건데 왜 그걸 그렇게
하느냐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해 이렇게 해보니까 뭐가 좋더라는 식으로 원리를 가르치죠. 원칙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원리를 깨우쳐 주죠. 작은 일을 제자에게도 물어보고 언제나 마음이 열려계셔 상대방의 마음도 같이 열리게 하는... 그리고 결국에 그 마음들이 섞이게 합니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마음이 섞인다는 그의 표현. 13년이라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소소함도 허물없이 정을 나누는 '벗' 같은 존재였다. 그의 실력보다 그것이 그가 조석진 명장을 존경하는 이유이다.
행복이란 불행하지 않는 것
그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인생수첩'이라는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가 '지금 행복하라'는 것입니다. 행복을 저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축해 놓은 행복을 찾아 쓸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노후대비를 안 할 수 없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이 아닐까요.
그리고 내일, 그 다음이 어제겠지요. 천국은 결국 내 마음에 있다고 보이는데요. 내일을 위해서 여덟 개만 적립하고 두 개는 오늘을 위해서 쓰고 싶어요."
그렇다면 그에게 행복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의외로 답변이 짧고 명쾌하다. 행복은 불행하지 않은 것이란다. 힘들거나 불행한 일이 없으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내를 산악회에서 만난만큼 그는 등산 마니아이다. 1년에 50번 정도는 산행하고 산행일지를 작성할 만큼 산이 좋았다. 체력도 뒷받침되었다. 익산에서는 보기 드문 철인경이 회원이기도 하다.
"철인 3종 경기는 순전히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상대를 이기는 경기는 싫습니다. 나와 해보는 것. 나를 이겨보는 것. 그래서 고집이 좀 셉니다." 순수한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철인경기를 즐기고 책 읽고 독서하는 습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코노미 독서클럽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 달에 두 번씩 책을 읽고 토론한다.
"이코노미 독서클럽은 우리의 경제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각자가 가진 생각을 책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생활 속의 경제를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것이죠. 그런데 더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우리 지역의 서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것이죠. 온라인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 서점에 들러 보면 여기저기 서서 책을 뒤적이는
사람들, 엄마손을 잡고 온 아이들... 그런 일상의 분위기가 주는 즐거움... 이 때문인지 아직도 서점에는 사람들이 많더군요.(웃음~)"
구체적으로 꾸는 꿈은 꼭 이루어진다
"보람요? 손님이 공방을 찾아와 작품을 보고 부러워하거나 칭찬해 주실 때가 저 스스로 만족스럽고 뿌듯하죠. 그런데 물건을 만들어 배달할 때는 꼭 숙제 검사를 받는 느낌이 듭니다. (하하~) 고객이 원하는 느낌과 맞을까. 원하는 색깔이 아니면 어쩔까. 뭐~ 이런 고민을 하는데 좀 긴장되기는 하죠. 그런데 그런 긴장감이 새로운 작품에 신선한 도전이
되기도 하고요."
숙제검사라는 표현에 웃음부터 묻어난다. 이런 소소한 보람이 자부심이 되고 있다는 정말 진정한 예술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는 그렇게 살아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가장 단순한 원칙을 순수하게 믿어 왔고 열심히 노력해 온 만큼 욕심없이 원하는 만큼 그렇게 잘 이루며 잘 살아왔다. 그는 조만간 내가 하는 공방, 아내가 좋아 하는 카페, 아이들과 함께 뒹굴 수 있는 우리 집을 한 공간에 만드는게 그의 꿈이란다.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그래서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도 해준다. 꿈요? 희망요? 그냥 막연하게 뭔가 하고 싶다는 그런 꿈은 그리지 마란다. 꿈은 구체화 되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목요일 공방 문의 : 063-835-1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