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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 받은 학생 보면 뿌듯해”-안성 한길학교 한창섭 이사장

“첫 월급 받은 학생 보면 뿌듯해”-안성 한길학교 한창섭 이사장

by 평택안성교차로 2014.07.08

대통령 국민포장 받은 안성 한길학교 한창섭 이사장

국내 첫 직업중점 특수교육기관인 한길학교를 설립한 한창섭(68) 사회복지법인 한길 이사장이 최근 ‘국민교육 향상을 통한 국가 사회 발전’ 분야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지적 장애인 위한 직업학교 세워

40여 년 중소기업을 운영한 한창섭 이사장은 그동안 안성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안성상공회의소 회장, 안성지역사회복지협의체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여러 사회단체 활동을 해왔다.

이런 그가 지적장애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8년 안성시사회복지협의회장을 맡으면서다.

지적장애인들은 스스로 의사표현과 의사결정이 힘들어 다른 장애인들에 비해 지원이 협소했다. 또 지역에 지적장애 특수학교가 없어 매일 타 지역으로 다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동안 사업해 번 돈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흔적을 남기자 결심했어요. 대부분 지적장애인이 학교 졸업 후 취업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이들의 능력을 발굴해 직업을 갖게 해주는 학교가 필요하다 여겼죠.”

한 이사장은 2008년 사회복지법인 한길을 창립하고 4년 뒤 고향인 안성 고삼면에 한길학교를 세웠다. 학교는 고등부, 전공과 과정의 원예, 바리스타, 제과·제빵, 공예, 포장 등 직업과 연계된 교육을 한다. 올해부터는 중학부도 증설됐다.

“안성을 비롯해 평택·서울·수원 등의 50곳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요. 졸업생 80%가 취업에 성공했고 전공과 재학생 60%도 취업을 한 상태입니다. 첫 월급을 타 즐거워하며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면 무척이나 기쁩니다.”

“사업에서 느끼지 못한 보람 느껴”

한길학교는 지난해 전국 특수학교 진로직업교육 우수사례 학교로 선정돼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장상을 수상했으며 경기도교육청 특수학교 진로직업교육 부문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도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안성훈·박선애 학생이 경기도 특수학교(급) 학생정보경진대회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했다. 안성훈 군은 오는 9월 경기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한다.

“오랫동안 사업을 하면서 행복함보다는 공허함을 많이 느꼈죠. 하지만 지금은 순수하고 밝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업에서 느끼지 못했던 행복함과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어요.”

한 이사장은 지금의 한길학교가 있는 것은 고삼 주민들의 환영과 화합 덕분이라 말한다.

그는 “‘장애인 시설이 들어선다’하면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설립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주민들은 오히려 환영해 주었다”며 “이웃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재 설계에 들어간 다목적 체육관은 고삼 주민들과 함께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의 다음 목표는 장애인들의 근로 작업장을 세우는 것이다.

“학생들이 졸업했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거나 정년퇴임 후 되돌아올 것을 생각해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들고 싶어요.”



[출처 평택안성교차로 김주란 기자 201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