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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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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미>더위를 식혀 주는 ‘냉면’

계절별미>더위를 식혀 주는 ‘냉면’

by 평택안성교차로 2014.07.18

연일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 간편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냉면만 한 것이 없다. 냉면으로 더위는 물론 잃었던 입맛을 살려보자.

왕실 별미에서 여름철 별미로

냉면은 메밀 또는 감자·고구마 전분을 이용한 국수로 만들기 때문에 이들이 잘 자라는 북쪽지방에서 발달했다. 조선 후기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에는 냉면을 메밀국수에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아 먹는, 음력 11월의 세시음식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냉면은 시원한 국물로 여름철에 더 선호하는 별미다.

1848년 헌종 때 궁중 축하잔치에 냉면을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의 냉면은 메밀국수에 돼지 다리고기로 육수를 내 배추김치와 배를 올렸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고종황제는 밤이면 냉면을 즐겨 먹었다. 배를 많이 넣어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편육과 배, 잣을 올려 장식한 것으로 궁녀들의 기록에 따르면 그 맛은 달고 시원했다고 한다.

1920년 이후 평양에는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속속 들어선다. 메밀국수는 한반도 전역에서 먹었지만 평양냉면이 유명해지자 메밀국수 냉면은 으레 평양냉면이라고 부르게 됐다.

평양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냉면집들은 서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낙원동의 부벽루, 광교와 수표교 사이의 백양루, 돈의동의 동양루 등이 냉면가게로 이름을 떨쳤다.

지역별 냉면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나라 3대 냉면이라고 하면 평양·함흥·진주냉면을 꼽을 수 있다.

평양냉면은 국수를 뽑을 때 메밀가루에 녹말을 조금 섞어 만든다. 육수를 낼 때 꿩고기를 썼으나 꿩이 귀해져 쇠고기를 사용한다. 차게 식힌 고깃국물에 동치미 국물을 반반 넣고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간을 한다.

함흥냉면은 국수에 홍어나 가자미를 썰어 넣고 고추장, 마늘 등으로 양념해 비벼 먹는다. 따라서 비빔냉면, 회냉면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함흥냉면도 물냉면으로 만들 수 있어 요리법으로는 구분하지 않는다.

평양냉면과 다른 점은 메밀국수가 아닌 감자·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국수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에 구황작물로 감자 재배를 독려했는데 그중에서 함경도가 유명했다. 이에 따라 함경도에서 최초로 감자·고구마 전분 냉면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남쪽지역에서 냉면이 유명한 곳은 메밀 재배가 성행했던 진주다. 진주냉면은 쇠고기 육수에 해물을 우린 장국을 넣어 국물 맛을 낸다. 해물 육수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해물을 끓는 물에서 순간적으로 우려내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진주냉면의 특징이다.

석이버섯·실고추·오이·배·계란·김치·황백지단 그리고 마지막에 진주냉면 고명 중 가장 이색적인 ‘쇠고기 육전’을 올린다.

이밖에 6·25전쟁 이후 인천 화평동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세숫대야 냉면’도 명물이다. 말 그대로 일반 냉면 그릇의 두 배 크기나 되는 세숫대야만 한 그릇에 냉면이 담겨 나온다.

메밀국수에 양지머리 육수를 사용하며 열무김치와 양배추, 오이 등 채소를 듬뿍 올려줘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으로 먹을 수 있다.



<출처 평택안성교차로 김주란 기자 201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