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초복)을 기점으로 내달 7일(말복)까지 삼복 더위가 이어진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보양식으로 민어가 있다. ‘복더위에는 민어탕이 일품,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은 복달임(복날 고깃국으로 더위를 이기는 풍습) 음식으로 민어를 최고로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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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란기 앞둔 여름에 가장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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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는 백성 민(民)자가 들어간 물고기지만 서민들은 구경하기도 쉽지 않았던 귀한 생선이었다. 조선 시대 평민들이 삼복더위에 닭·개고기를 먹고 더위를 이겨냈다면 양반들은 민어탕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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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없는 고기는 잔칫상이나 제상에 오르지 못한 반면 비늘이 두껍고 큰 민어는 제사상이나 혼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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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는 산란기를 앞둔 여름에 가장 맛있는데 이때에는 암컷보다 수컷이 더 맛있다. 산란을 앞둔 암컷은 알이 꽉 찬 대신 살이 푸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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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민어는 몸이 약간 둥글고 빛깔은 황백색으로, 등은 청록색이며 산란기를 앞둔 여름철에 잡아올린 것이 가장 맛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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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는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과 칼륨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데다 콜라겐과 콘드로이틴 성분은 골다공증·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 예방과 피부 보습을 돕는다. 소화흡수가 잘 돼 여름철 땀이 많고 기운 없고 위장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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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선 민어를 식욕을 북돋아 주고 이뇨작업을 돕는 생선으로 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여름철에 냉해지기 쉬운 오장육부의 기운을 돋우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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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부위가 별미 중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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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는 클수록 맛있다. 보통 8kg 이상은 되어야 “민어 먹었다” 할 수 있다. 살이 푸짐해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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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는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우선 민어 껍질.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참기름과 깨를 섞은 소금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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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은 복사꽃 연분홍 색깔로 발그레하다. 두툼하게 어슷어슷 큼직큼직 썰어야 제맛이 난다. 하지만 잡아올리자마자 바로 먹는 것보다 냉장고에서 2~3일 숙성시키면 맛이 더 좋아진다. 이노신산 덕분에 살에 탄력이 붙고 감칠맛도 더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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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은 회로서는 감칠맛이 일품인 가슴살 ‘갯무레기’와 기름기가 있어 쫄깃하고 고소한 뱃살 ‘배진대기’를 최고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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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 알은 ‘봄 숭어알, 여름 민어 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란 중에 으뜸이다. 참기름을 몇 번이고 발라가며 그늘에서 말린다.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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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의 부레(공기주머니)는 날것으로도 먹지만 예전에는 속을 채워 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한의학에서는 민어의 부레를 얇게 썰어 열을 가하면 진주 같은 구슬이 되는데 이것을 아교구라 하여 보약의 재료로 본다. 접착력이 뛰어난 어교(魚膠) 재료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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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열치열’ 민어탕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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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를 이겨내는 데 좋은 민어탕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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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 1.5kg(1마리), 바지락 150g, 두부 1모, 무 1/3개, 애호박 1/3개, 쑥갓 50g, 풋고추ㆍ붉은고추 각 3개, 실파 30g, 고추장 3큰술, 고춧가루 1.5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약간 등의 재료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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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는 비늘을 긁어내고 깨끗이 손질하여 7cm 길이로 토막 낸다. 바지락은 소금물에서 해감한다. 두부와 무는 나박썰기 하고, 애호박은 0.5cm로 반달썰기 한다. 풋고추ㆍ붉은 고추는 어슷 썰고, 실파는 4cm 길이로 썬다. 쑥갓은 씻어서 손질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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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물 1.5L(8컵)를 붓고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푼 다음 무를 넣고 끓인 후 민어·바지락·애호박을 넣고 끓인다. 여기에 준비해놓은 두부, 풋고추, 붉은 고추, 실파,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해 한소끔 더 끓여 쑥갓을 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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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택안성교차로 김윤영 기자 201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