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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겨울에 제맛인 ‘동치미’

별미>겨울에 제맛인 ‘동치미’

by 평택안성교차로 2015.01.12

겨울 별미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치미다. 살얼음이 낀 국물은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고 아삭한 무에 밴 짭짤한 맛도 일품이다.


추울 때 먹어야 제맛

동치미는 우리말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자어에서 변형된 것이다. 조선시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작은 무로 김치를 담그는데 이것을 동침(冬沈)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있다. 겨울에 먹는 김치라는 뜻에서 겨울 동(冬)에 김치를 나타내는 침(沈)자를 써서 표기한 것이다. 이름만 봐도 겨울이 제철임을 알 수 있다.

동치미는 가장 기본형인 김치라고 볼 수 있다. 임진왜란 무렵 고추가 들어오기 전까지 소금만으로 김치를 담갔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겨울철에 동치미를 먹어왔다는 것은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무를 소금물에 절이면 겨우내 먹을 수 있다’는 기록으로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찬 성질의 무로 만든 동치미가 몸속의 열을 분산시키고 소화를 돕는 데 좋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겨울에는 체열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몸속 깊숙한 곳으로 열이 몰리는데 그러다 보면 위장 활동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화제로 으뜸

무엇보다 동치미는 채소가 부족해서 영양소 결핍이 생기기 쉬운 겨울철 최고의 음식이다. 잘 곰삭은 무에는 비타민·유기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고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준다.

특히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효소가 있는데 소금에 절이면 여러 가지 분해 과정을 거치며 동치미 국물에 녹아 나온다. 동치미 국물에 있는 이 효소는 식사 때 위장 활동을 돕는다. 동치미 국물의 시원한 맛은 천연 소화제인 셈이다.

또한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게 동치미는 훌륭한 해장국이다. 시원하면서 칼칼한 맛의 동치미 한 사발을 들이키면 술독이 달아난다.

맛있는 동치미 만드는 TIP

동치미는 우선 좋은 무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무는 단단하고 동그스름한 것으로 중간 크기의 것을 골라야 달고 맛있다. 동치미를 만들 때는 무를 통째로 쓰고 소금물을 부어서 담근다. 이때 생강·파·풋고추 등을 묶어서 넣는다. 깔끔한 국물 맛을 내려면 배·파·양파·대파뿌리 등을 베주머니에 넣고 담그면 된다.

개운한 맛을 내기 위해 젓갈을 쓰지 않고 여러 가지 양념을 복잡하게 쓰지 않는다. 고춧가루를 쓸 때도 국물에 그냥 풀면 탁해지므로 면포에 넣어 매운맛과 약간의 색깔만 우려낸 후 건져낸다.

이후 천천히 발효되면서 무에 맛이 든다. 맛있는 동치미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온도다. 매년 날씨에 따라 다른 맛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날씨가 동치미 발효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동치미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

동치미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국수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맛이 난다. 소면을 삶아 동치미 국물에 말고 무를 고명 삼아 올리면 겨울철 최고의 별미인 동치미국수가 완성된다.

북한 양반들은 동치미 국물에 고기육수를 섞어서 만든 냉면을 겨울철 야식으로 먹었다. 고기를 먹기 어려운 서민들은 주로 동치미로만 맛을 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냉면은 더운 여름에 먹는 냉면과는 또 다른 별미다.

군고구마, 찹쌀떡 등 겨울 주전부리도 동치미와 뗄 수 없는 사이다. 동치미 국물이 소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함께 즐기면 더욱 좋다.



<출처 평택안성교차로 김주란 기자 201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