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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민세상 수상자 특별인터뷰 ②

제5회 민세상 수상자 특별인터뷰 ②

by 평택안성교차로 2014.11.12

항일민족운동가 민세 안재홍 선생(1891~1965)을 기리는 제5회 민세상 수상자로 사회통합 부문에 박상증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 학술연구 부문에 김윤식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평택·안성교차로는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의 주선으로 학술연구 부문 수상자 김윤식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을 만나 특별인터뷰를 가졌다.

“식민사관 극복은 우리 세대의 과제”

학술부문 수상자 김윤식


김윤식<사진>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는 평생 일본 식민사관 극복에 힘쓰며 한국문학의 근대성을 탐구한 한국문학비평계의 원로이다.

책으로 빼곡한 서재에서 만난 원로비평가는 수상 소식보다 나오는 길에 전한 민세 안재홍의 <백두산 등척기>를 더 반기며 “꼭 읽어 보고, 민세상 시상식 때 수상소감에도 참고하겠다”고 했다.

-민세상 학술부문 수상 소감은.

민세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한국 근대사의 걸출한 인물인 민세 안재홍 선생은 통일을 위해 진력한 분이다. 오늘날 가장 필요한 것이 민세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지난번 2회 때 민세상 심사위원으로 심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수상자로 선정돼 영광이다. 자세한 수상 소감은 시상식 때 편안하게 밝히고 싶다.

-평생 한국문학의 식민사관 극복에 노력해왔는데.

안재홍 선생도 일제 강점기와 해방공간에 살면서 독립과 통일에 헌신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위당 정인보 선생과 함께 1930년대 조선학운동에도 힘썼다. 그래서 고조선 역사연구, 실학연구 등에 관심을 보였다. 당대 많은 독립운동가가 절대 독립에 힘썼다.

이후 우리 세대의 과제는 식민사관의 극복이었다. 그래서 집요하게 한국문학의 근대성에 대한 고민을 학문적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 <한국근대문학사상사연구> 등 초기 연구의 의의는.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는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 발표한 것으로, 특히 당시까지는 금기시 됐던 신경향파 문학의 작가들을 한국근대문학사에 수용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문학과 사상>을 창간한 후배 고 김현 교수와 공저였던 <한국근대문학사상사연구>는 실학 시기부터 형성되는 근대의식을 다루고 있어 문학사 연구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근대문학사상사연구>에서 실학 시대의 흐름을 수용한 것은 민세 등 일제 강점기 조선학운동 참여 지식인들이 한 실학 재발견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근대문학연구에서 ‘실학’에 대한 관심은 해방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왔다. 1970년대 이후 실학시대 연암ㆍ다산 등의 작품에 나타난 현실 비판인식에서 근대성을 찾는 노력이 더 많아 졌고 지금은 보편화됐다. 민세와 위당이 살던 시대의 고민이 이제는 후학들에 의해 식민사관 극복이라는 과제의 실천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원로 문학평론가로서 비평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비평은 남을 ‘까는’ 글이다. 작품을 끌어올리고 작가를 존중하는 것이 비평의 기본이다. 이걸 떠나면 좋은 글이 쓰여지지 않는다. 물론 비평(Criticism)이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지만 비평의 원칙은 어디까지나 공감과 감동이라고 믿는다.

-십여 년 전 ‘근대문학 연구, 현장비평, 학술예술기행’이라는 3박자의 글쓰기를 강조했는데.

연구자의 논리로 근대문학사와 작가를 연구했고, 표현자의 사상으로 현장비평을, 표현자의 감각으로 학술예술문학기행 관련 글을 써왔다. 이 세 가지가 균형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이런 감각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

-수십 년간 빠짐없이 소설 월평(月評)을 쓰고 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매일 운동을 한다. 집이 한강에서 가까워 산책도 하고 아내와 함께 규칙적으로 운동도 한다. 지금도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다.

-이제는 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는데.

지금도 <왕오천축국전>, <하멜표류기> 같은 작품과 씨름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누구나 그렇듯 비평이 아닌, 자료더미에서 벗어나, 살아 숨 쉬는 작품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출처 평택안성교차로 김윤영 기자 201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