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우리동네 구석구석

우리동네 구석구석 : 칭찬릴레이

"운전을 업으로 삼는 분들! 이리로 오세요!"

"운전을 업으로 삼는 분들! 이리로 오세요!"

by 안양교차로 강진우 기자 2014.06.10

▲ 안양동안경찰서 모범운전자회
 김영식 회장

전국 모범운전자회는 총 255개소. 경기도 곳곳에 퍼져있지만 지회만 44개소다. 안양동안경찰서 모범운전자회(이하 동안모범운전자회)도 그중 하나다. 평촌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만안구 모범운전자회에서 일부 분리되어 탄생한 동안모범운전자회는 22년 역사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동안모범운전자회 김영식(59) 회장이 있다.

◆ 받은 도움 돌려주려 시작한 봉사
작년 8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김 회장은 동안모범운전자회이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장이라는 직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가 모범운전자회의 대부(代父)이기 때문이다. 모범운전자회 대원으로서의 그의 나이는 35세. 강산이 세 번 바뀌고도 남는 기간 동안 그는 모범운전자회에 몸담아왔다.
"지금은 택시기사지만 당시에는 버스를 운전하고 있었어요. 격일제로 근무했던 시절이죠. 쉬는 날에는 잠을 주로 잤어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쉬는 게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러던 차에 동료가 모범운전자회 활동을 하고 있는 걸 알게 됐죠."
김 회장이 모범운전자회 대원을 자청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운전을 업으로 삼으면서 필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교통체증을 누군가 정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던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그를 모범운전자회 푸른 제복으로 이끌었다.
"모범운전자회 대원이 교통정리 해줄 때와 안 해줄 때를 비교해보면 크게 다르더라고요. '지금껏 받은 도움을 다른 운전자들에게 돌려주자'고 생각했죠. 대로 한가운데서의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교통안전 책임지는 마법의 손짓
김 회장은 지금껏 안양의 도로 역사와 함게 했다. 과거 1번 국도에서 안양으로 들어오는 구간에서의 극심한 병목현상을 해소하려 3년동안 무척 고생했다. 비산사거리 지하차도 공사, 범계역 지하차도 공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새로 길이 날 때마다 모범운전자회 동료들과 24시간 교대하며 주변 교통을 정리했다. 가뜩이나 매연이 심한 대로에서 공사판 먼지까지 뒤집어 쓰고 들어온 날에는 콧구멍 안이 새까맸다.
"범계역 주변에 번화가가 형성될 때도 그렇고, 늘 새 길과 동고동락했어요. 물론 힘들었죠. 하지만 제가 얻은 보람은 늘 그 이상이었어요. 녹초가 돼서 집에 들어가도 다음날이면 말짱한 얼굴로 다시 길 가운데 섰죠. 뿌듯함이 가슴을 채우고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는 못했을 거에요."
길 위에 서는 날이 쌓여갈수록 모범운전자회에 대한 애정도 깊어져갔다. 총무부장 4년, 부회장 15년 등을 두루 거쳐 이제는 그의 이름 뒤에 회장이라는 직함이 붙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여전히 길로 나선다. 한 달에 두 번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지도 및 안전교육을 하고, 안양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대원들을 이끌고 거리로 나간다. 무단 횡단 및 취객 교통사고가 늘어가는 기간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교대로 도로 안전을 책임진다.
"제 손짓으로 인해 꽉 막힌 도로사정이 나아지고,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걷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납니다. 저보다 우리 대원들이 고생이죠. 새벽같이 일어나서 제복을 입고 나타나는 우리 대원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 '대월들 아끼는 마음'은 그의 원동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국 모범운전자회 대원들의 수는 89,000명을 상회했다. 그러나 불경기 등의 여파로 현재는 50,000여 명으로 줄었다. 동안모범운전자회도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10년 전 260여 명에 육박하던 대원들은 이제 145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다른 지역 모범운전자회에 비하면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제가 취임할 당시만 해도 120명이었는데 지금은 25명이 더 늘었어요. 전국 모범운전자회 중에서도 큰 규모에 속하죠. 앞으로 더 많은 동료 운전자들이 대원이 되길 바랍니다. 200명 정도만 되면 좋겠어요. 여기 와서 좋은 일도 하고, 같은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끼리 정보도 공유하고, 친목도 도모하고, 얼마나 좋습니까? (웃음)"
앞으로 3년 남은 임기 동안 김 회장은 대원들의 근무 여건을 조금이나마 개선시킬 계획이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 9시까지 제 몸 아끼지 않고 봉사하는 대원들을 챙겨주고 싶은 게 그의 마음이다.
"사실 봉사는 봉사로 끝나야 해요. 다른 걸 바라서는 안 된다는 거죠. 하지만 전 동안모범운전자회 회장으로서 대원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여건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거창한 여건 바라지도 않아요. 다만 아침밥도 못 먹고 꼭두새벽부터 나와서 봉사하는 대원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싶고, 엄동설한 버티게 해줄 점퍼 하나 마련해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회장으로서 열심히 활동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