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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구석구석

우리동네 구석구석 : 사람들 속으로

슬픔은 슬픔만이 위로가 된다

슬픔은 슬픔만이 위로가 된다

by 청주교차로 윤기윤 기자 2014.06.10

◆ "물건 구했으면 전화 줘!"아내에게 부담 없이 대하는 고마운 고객이다. 마치 친정오빠처럼 스스럼없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백반집 사장님이다. 이곳 매장을 한 번 찾아온 손님들은 금방 단골이 되었다. 고객은 또 다른 고객을 이끌어 주었다.
작년 11월 유일주방알뜰매장을 오픈 한 이후, 아내는 생기를 되찾았다. 대형식당을 운영하다 한꺼번에 나락으로 추락했던 기억들이 아팠지만, 따뜻한 정과 신뢰로 맺어지는 고객들과의 만남이 삶의 위로가 되었다.
청원군 남이면 양촌리 유일주방 앞 너른 마당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업소용 주방용품, 냉난방기, 주방기기, 식기세척기 등은 그들이 그동안 성실하게 일구어 놓은 물건들이다.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있는 소중한 물건이기도 하다.
유일주방알뜰매장 강병원 대표는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는 중고 재활용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생활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유일주방알뜰매장에서는 중고주방용품을 정직하게 매입하고 판매합니다."라며 "고객의 편의와 신속한 일처리를 위해 출장 상담도 환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 제값 받고 사고, 제값 받고 판다.
물건의 가치에 맞는 가격을 소위 '제값'이라고 표현한다. 유일주방알뜰매장 강대표는 유달리 '제값'을 강조한다. '제값;이란 말에는 어쩌면 양심적인 가격이란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3년 전, 강대표는 한 달 매출 1억을 넘나드는 체인점 식당을 운영했다. 그렇게 오래 지속될 줄 알았던 식당은 뜻밖의 복병에 무너져버렸다. 강대표가 운영하던 체인점 식당이 잘 되자, 본사에서는 대리점 보호보다는 이익을 앞세워 주변에 체인점을 무작위로 개설해주었다. 그러다보니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져버렸다. 매장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자, 비싼 집세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식당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한꺼번에 추락을 경험한 강대표는 식당에 있는 모든 집기류를 한꺼번에 팔아치웠다. 가격을 떠나, 빨리 정리하고 싶은 심정에 단돈 20만원에 넘겨버렸다.
"그때의 심정은 절망스러웠으니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식당 물건을 허값에 사간 사람은 너무 비양심적이었어요. 제값은 줬어야 했어요."
유일주방알뜰매장 강병원 대표는 "아내는 식당을 폐엽해야 하는 아픔을 겪어죠. 그러다보니 폐업한 식당 물품을 인수할 때, 폐업하는 분들의 심정도 고스란히 이해할 수 있는겁니다. 우리도 사업이니, 손해보고는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절망을 이용해서 터무니없는 헐값에 매입하는 경우는 절재 없습니다. 반드시 제값에 인수하고, 제값에 판매하려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 우리가 판 제품은 평생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우리가 판매한 제품은 완벽하게 수리해서 판매합니다. 그러니 하자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중고제품이지만, 우리가 판매한 물품은 평생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어요."
너른 마당에는 각종 주방용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영업용 냉장고, 식기세척기, 에어컨, 제빙기, 가스렌지, 반찬냉장고, 튀김기계, 육수 냉장고, 각종 세척기구, 영업용 쇼케이스 등 다양했다. 심지어 상태 좋은 에스프레소 커피머신도 매장 한쪽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주방용품에 관한한 없는 것이 없는 작은 백화점 격이다.
유일주방알뜰매장 단골이라고 자처하는 정병국(43)씨는 "꼭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어 사려고 했더니 사장님이 계약이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보다 웃돈을 줄 터이니 매매를 하자고 제안했죠. 그런데 단호하게 거절하시더군요. 이유를 묻자, 어제 손님이 보고 갔는데 오늘 다시 꼭 찾아오겠다고 하셨대요."라며 "계약금을 준 것도 아닌데 웬 고집이냐고 했더니,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오히려 믿음이 가서 완전 단골이 되었습니다."라며 껄껄 웃는다.
유일주방알뜰매장의 모토는 '매입은 후하게, 판매는 저렴하게'다. 강대표는 "음식점을 연지 얼마 안 되어서 가게를 내놓고 주방용품을 넘겨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 일처러 마음이 아프죠. 그리고 그 분들이 결국 몇 년 뒤에는 다시 음식점을 하기 위해 찾아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라며 "결국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거래를 하니, 믿음이 생겨 다시 저의 매장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를 하면서 이번 한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고 돌아 단골이 되더군요. 세상의 이치는 간단합니다. 정직하게 하면 조금은 늦더라고 그 결과는 반드시 돌아오니다." 라고 확신한다.
유일주방알뜰매장 / 043)294-5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