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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넘어도 계속 달릴 것”

“여든 넘어도 계속 달릴 것”

by 평택안성교차로 2014.09.23


울트라마라톤 완주한 78세 한종천 씨

여든을 앞둔 나이에 극한의 스포츠라 불리는 101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완주한 마라토너가 있다. 주인공은 평택 세교동에 사는 한종천(78·사진) 씨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건강의 소중함 깨달아

20년 전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던 한종천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1년 넘게 병원생활을 하던 그는 인생에서 건강함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고 퇴원 후 아픈 몸을 이끌고 걷고 또 걸었다.

엄청난 고통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다시 걷겠다는 신념 하나로 운동을 했다. 노력 끝에 걷기가 수월해지면서 빨리 걷기, 달리기까지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그는 마라톤의 꿈을 키워 나갔다. 평택마라톤클럽에 들어가 회원들과 함께 운동하며 2년 만에 1997년 5km 마라톤대회에 도전해 완주했고, 용기를 얻어 이듬해 출전한 삼척 황영조 마라톤대회(5km)에서는 60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관리로 체력은 점점 좋아져 10km, 하프 코스에 이어 풀코스대회에 참가했다. 지금까지 동아·조선·중앙 등 국내 3대 메이저대회 뿐만 아니라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 등에서 47번의 풀코스 완주를 기록했으며 60~70대 연령별 순위에서 11차례 1위에 올랐다.

“마라톤에 도전해 완주하면 ‘이제는 건강이 회복됐구나’하는 기분이 들어 무척 기쁘죠. 처음에는 풀코스 마라톤이 목표였는데 점차 기량이 좋아지다 보니 울트라마라톤까지 바라보게 됐습니다.”

춘천마라톤 ‘명예의 전당’ 목표

한씨의 목표는 춘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완주 10회 이상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100km 이상의 거리를 16시간 이내에 뛰는 울트라마라톤에 완주하는 것이었다.

지난달 제1회 금천구 혹서기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출전한 그는 제한시간 12초를 남겨둔 15시간59분48초를 기록하며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결승점을 앞에 두고 계속 제자리걸음하는 기분이 들면서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오랫동안 꿈꿔왔던 대회고 두 번 다시는 뛸 수 없는 경기라는 생각에 끝까지 달렸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그는 요즘 내달 26일에 열리는 춘천마라톤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 뒤 통복천 10km를 달린다. 올해 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하면 9회를 기록, 명예의 전당까지 단 1회만 남는다.

“마라톤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 삶의 목표가 됐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여든 살이 넘어도 젊은 사람들과 함께 계속 달릴 겁니다. 또 풀코스대회에서 5시간 안에 들어오는 마라토너로 이름을 남길 계획입니다.”



<출처 평택안성교차로 김주란 기자 201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