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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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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공부법] 가채점(假採點)으로 포기하지 말라

[창조공부법] 가채점(假採點)으로 포기하지 말라

by 뉴시스 2014.11.19

수능시험이 끝나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저 논술 시험을 보러 가도 되나요?”라는 질문이다. 그 이유는 논술 시험의 입학 조건 중 하나인 수능 최저 등급 때문이다. 자신의 성적이 1~2점 사이로 아마 최저 등급에 들 것 같지가 않다는 것인데, 그러면 논술 시험을 볼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혹은 자신의 성적이 매우 좋게 나와서 논술 시험을 보러 가도 되느냐는 질문도 가끔은 있다. 수능 성적이 논술 시험으로 지원했던 학교의 전년도 입시 결과보다 그 수준이 눈에 띄게 높다면, 당연히 논술을 보러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아주 큰 차이가 아니라면, 그래도 보러 가라는 답을 한다. 입시는 전년도의 결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올해 지원하는 아이들의 새로운 성적 순서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술 시험 경쟁률은 어마어마하다. 몇십대 일이 부지기수이고, 백대 일이 넘는 곳도 있다. 수능 최저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붙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논술을 짧지 않은 기간 준비했었고, 수능 최저도 넘었던 사례 중에도 떨어진 아이들을 여러 명 봐왔다. 조건을 충족했다고, 합격이 된다는 것은 착각이다.

또 이와 반대로 성적이 최저 기준에 충족되지 않을 것 같아서 논술을 아예 포기하는 아이들에게도 시험은 꼭 보라고 해둔다. 아직 진짜 채점을 마친 상태가 아니고, 모든 데이터가 다 모인 것도 아니다. 포기라는 결정을 하기에 좀 이른 감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자신이 적어온 정답표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가채점 결과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친구들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직은 진짜가 아니지 않은가.

어떤 선택을 할 때, 임시의 결과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 모든 입시 업체의 등급 컷이 다 같지도 않다. 결정 난 것이 아니니, 나에게 주어진 일을 ‘포기’하지 말자. 끝까지 최선을 다 하다 보면, 혹시나 ‘기회’가 한 번 더 올 수도 있다.

시험이 끝나고 주말에 있는 논술 시험을 앞둔 한 학생도 울먹이며 등급 컷이 1점 차로 못 맞출 것 같다며, 논술을 안 보러 간다고 고집을 피웠다. 아이를 달래며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험을 볼 때, 자꾸 우리가 ‘결과’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 보니, 아이들이 점점 이런 반응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과정’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것도 공부의 하나이고 그래서 배우는 것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단 1~2점의 숫자가 다는 아닐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을 배우는 것도 우리가 배워야 하는 자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직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 시기에 최선을 다했다는 과정과 그 노력에 대해 깨닫는 바가 있다면, 삶의 자세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는 아직 나온 것이 아니다. 희망고문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는 노력을 해보자. 가끔은 노력 끝에 기적이 오기도 하고, 또 한 차례 더 자신 스스로 성숙하게 되기도 한다.

결과는 그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