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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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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의 진화, 최초의 극장식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마당놀이의 진화, 최초의 극장식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by 뉴시스 2014.11.19

국립극장이 12월10일부터 1월11일까지 국립극장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를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국민이 놀이를 잊어버렸어요. 고향에 가보면 어르신들도 고스톱 아니면 TV만 보고 계세요. 그래서 노상 싸움만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이분들이 나와서 함께 놀고 즐길 게 없을까 생각했죠."(박범훈 작곡가)

'심청이 온다'는 최초의 '극장식 마당놀이'다. 앞서 마당놀이는 1981년 시작돼 30년 동안 2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주목받았지만, 2010년 마당놀이 30주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았다.

"박수받을 때 끝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처음부터 30년 동안 할 생각이었어요. 1세대가 30년하고 다음 세대들이 받아서 하길 원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죠. 이번에도 제의를 받았지만, 단발성으로 한 번 더 하는 건 원하지 않았어요. 연속성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죠. 이번 마당놀이는 새로운 30년을 출발해보자는 의미가 있습니다."(손진책 연출가)

'마당놀이'를 탄생시킨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박범훈(작곡), 국수호(안무), 배삼식(각색) 등 마당놀이 신화를 만들었던 원조 제작진이 재결합했다.

"마당놀이는 무용극을 3편 만드는 것만큼 어렵고 힘들어요. 한 면이 아닌 네 면을 바라보고 춤을 추면서 극 내용을 보충하고 역할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 마당놀이를 하면서 제 춤이 성장해 지금에 왔습니다. 이제는 봉사하는 생각으로 잊어버린 한국인의 몸짓을 배우들에게 넣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국수호 안무가)

마당놀이의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마당놀이의 대표스타인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연희감독으로 참여, 차세대 주역들을 지도하고 있다.

"마당놀이를 물려주는 링크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흥분돼요. 이번 심청전이 잘 돼 앞으로 30년을 향해 가야 해요. 없어지면 안 되는 장르라고 생각하거든요. 맥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죠. 마당놀이가 이제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창극단 단원들은 소리도 제대로 하고 연기도 제대로 하거든요. 이들과 함께 마당놀이가 제2의 도약을 하기를 바랍니다."(김성녀 연희감독)

'심봉사'는 국립창극단의 희극 전문 배우 김학용과 전북도립국악단 창극단 당장인 송재영 명창이 맡는다. '뺑덕'은 국립창극단의 소리꾼 서정금과 관록의 김성예 명창이 책임진다.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심청'은 국립창극단의 젊은 주역 민은경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소리꾼 황애리가 나선다.

"마당놀이 30년의 역사를 지켜보고 참여해왔어요. 그런데 30년이 되니까 없어지더라고요. 속상했어요. 마당놀이가 어느 장르보다 우리의 것들로 만들어진 장르잖아요. 이번 기회에 역량을 동원해서 열심히 해보려 해요."(김성예 명창)

30년 전 무대 아르바이트로 마당놀이의 전국투어를 함께했던 박동우씨가 무대를 꾸민다. 객석과 무대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존 마당놀이의 특성을 극장 안으로 옮기는 데 중점을 뒀다.

"마당놀이는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 관객과 관객이 서로 일체감을 만들어야 하는 공연입니다. 이번에 공연이 열리는 해오름극장은 무대와 객석의 관계를 분리하기 위해 수세기에 걸쳐 발전한 극장 형태죠. 세상에서 마당놀이 하기에 가장 불리한 공간인 셈이죠."(박동우 무대감독)

프로시니엄 형태의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3면으로 가설객석이 추가 설치돼 사방에서 관객들이 무대를 둘러싸고 이 전체 공간을 높이 11m의 대형 천으로 감싸는 식으로 문제 일부를 해결했다. 대형 천을 스크린으로도 활용, 용궁 장면 등 극 중 주요 장면들이 360도 투사되는 영상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을 포함해 배우 29명, 무용수 20명, 연주자 28명 등 모두 77명이 공연을 완성한다. 처용무, 살풀이, 씻김굿 등 화려한 우리 춤과 국악관현악의 풍부한 음악이 더해진다.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연말에 볼만한 공연이 없어서 극장을 찾는 일이 없는 거 같다. 국립극장에서 수준 있는 마당놀이를 만들면 마당놀이를 되살리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며 "극장의 하드웨어를 도움받아서 마당놀이가 또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는 계기도 함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7만원. 02-2280-4114~6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