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칭호를얻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 '괴산 삼송리 소나무'(일명 왕소나무)에 대한 '국상(國喪)'을 치른다.

문화재청은 5일 왕소나무의 천연기념물 290호 지정을 해제하는 고시를 관보에 게재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6일고사(枯死) 판정을 받아 그동안 보존 처리 등을 해 온 왕소나무는 1982년 11월4일 천연기념물 지정 후 32년 1개월 만에 문화재에서 해제되면서 '왕위'에서도 물러났다.

삼송2리에서는 11일오전 마을회의를 한 뒤 왕소나무 앞에서 고사를 지낼 계획이다.

왕소나무는 고사 판정을 받아 '승하(昇遐)'한 지 1년1개월만에 국상을 치르는 셈이다.

신현길 삼송2리 이장은 "왕소나무가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돼 섭섭한 마음 가눌 길 없다"며 "주변 소나무 13그루를 충북도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서는 11일 마을 고사를 지낸 뒤 제출할 계획으로 청천면 전체 44개 마을과인근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주민 572명의 서명을 이미 받았다"고말했다.

이 마을 주민 김태영(81) 할아버지도 착잡하기만하다.

600년 이상 마을을 지켜온 왕소나무 곁에서 80평생을지내온 김 할아버지는 "왕소나무는 수백년 동안 마을을 지켜왔다.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에 대해)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왕소나무를 지켜온 주변의 소나무들이 문화재로지정돼 왕소나무와의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사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