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지옥철’ 현실화… 안전 담보 출근 전쟁
9호선 ‘지옥철’ 현실화… 안전 담보 출근 전쟁
by 뉴시스 2015.03.30
"가뜩이나 사람이 많이 타는데 오늘은 숨 쉴 수 조차 없을 정도네요." "원체 '지옥철'인데 추가개통 이후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2단계 구간이 개통 후 첫 출근길을 맞은 30일 오전.
위험천만한 '출근 전쟁'은 더욱 심해졌고 서울시가 환승버스 투입이라는 보완 조치를 내렸음에도 불구, 시민들의걱정,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30분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되자 9호선 중에서도 가장 혼잡하다는 '염창역' 승강장에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개찰구를 통과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빨라졌지만, 이미승강장은 한 걸음 내딛기가 무척 힘들어 보일 만큼 '콩나무 시루'를연상케 했다.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길 시민들은 애타는 마음으로전동차 도착 알림판에 시선을 고정했다. 미로처럼 보이는 꼬불꼬불한 줄들이 승강장을 뒤덮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급행열차가 도착했다는 안내가 나오자 시민들이 출입문 쪽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전동차는 이미 초만원 상태였다. 다급해진 시민들은 문이 열리자마자전동차에 오르려 억지로 몸을 구겨 넣다 시피 했다.
승강장에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전동차 안으로 돌진하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함께 '밀지 마세요', '다음 차 타세요' 등 고성이 오갔다. 타려는 승객과 막으려는 안전요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타는 것도 내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음 열차를이용해달라'는 기관사의 안내는 이미 공허한 소리에 불과했다. 가까스로전동차 안에 몸을 싣는 데 성공한 시민들은 튕겨 나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텼다.
일부 승객들은 반 강제로 타고 내리기를 몇 차례 반복하더니 억지로 출입문을 닫은 전동차가 이내출발했다. 미처 타지 못하고 승강장에 남은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이후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9호선 혼잡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대안으로투입한 무료 급행버스가 출근 전쟁을 막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염창역 4번 출구에는 여의도역까지 향하는 무료 직행버스가대기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연신 홍보 전단지를 건네며 '무료급행버스 이용하세요'라고 외쳤으나 시민들 반응은 냉담했다.
시민들은 손사래를 치며 전단지를 받지 않고, 지하철역으로황급히 뛰어들어갔다. 45인승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시민 6명은혹시 버스가 늦게 출발할까 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 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앉아있던여성 승객 1명이 뛰쳐나와 지하철역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또 무료 버스가 대기하는 지하철역 앞에서는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사전에 협조도 없이임의로 혼잡구간에 대형버스를 세워두면 어떡하냐"며"평소에도 막히는 구간이 더 많이 막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전화해서 확인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콩나물시루 같은 전동차를 타기 위해 매일 출근 전쟁에 나서야 하는 시민들은 9호선 연장 개통이 전혀 반갑지 않다. 열차를 증차하는 근본적인 대책없이는 시민들의 출근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곡나루에서 여의도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서윤찬(47)씨는 "연장 개통되면서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몰린 것 같다"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짜증나는 출근길인데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꼼꼼하게 준비 못한 정책 탓에 안전이란 원칙을 양보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회사원 강유진(27·여)씨는 "지금도 매일 목숨 건 출근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아무런대안도 없이 무작정 노선을 늘리고, 개통하는 건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한 서울시의 일방적인 행정"이라며 "전동차를 늘리는 것이 대안이지 무료로 버스를운행하는 게 무슨 대안이냐"고 반문했다.
매일 9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김성민(34)씨도 "급행열차를 타면 10여분 만에 도착하는데 누가 시간이 한참이나 더 걸리는 무료 버스를 타겠냐"며 "시민들의 실상을 전혀 모르는 서울시의 탁상행정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안전사고라도 나면 그때는 누가 책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지하철9호선 신논현역에서 종합운동장역까지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했다. 2단계 연장구간은 1단계 구간 종착역인 신논현역에서 시작돼 전체 4.5㎞ 길이에 언주역과 봉은사역 등 5개 역을 지나게 된다.
열악한 지하철 9호선 상황을 알면서도 대중교통 이용을권장하는 서울시의 탁상행정에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앞으로도 출근 전쟁을 계속 치러야 할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기사제공>
서울 지하철 9호선2단계 구간이 개통 후 첫 출근길을 맞은 30일 오전.
위험천만한 '출근 전쟁'은 더욱 심해졌고 서울시가 환승버스 투입이라는 보완 조치를 내렸음에도 불구, 시민들의걱정,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30분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되자 9호선 중에서도 가장 혼잡하다는 '염창역' 승강장에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개찰구를 통과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빨라졌지만, 이미승강장은 한 걸음 내딛기가 무척 힘들어 보일 만큼 '콩나무 시루'를연상케 했다.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길 시민들은 애타는 마음으로전동차 도착 알림판에 시선을 고정했다. 미로처럼 보이는 꼬불꼬불한 줄들이 승강장을 뒤덮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급행열차가 도착했다는 안내가 나오자 시민들이 출입문 쪽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전동차는 이미 초만원 상태였다. 다급해진 시민들은 문이 열리자마자전동차에 오르려 억지로 몸을 구겨 넣다 시피 했다.
승강장에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전동차 안으로 돌진하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함께 '밀지 마세요', '다음 차 타세요' 등 고성이 오갔다. 타려는 승객과 막으려는 안전요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타는 것도 내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음 열차를이용해달라'는 기관사의 안내는 이미 공허한 소리에 불과했다. 가까스로전동차 안에 몸을 싣는 데 성공한 시민들은 튕겨 나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텼다.
일부 승객들은 반 강제로 타고 내리기를 몇 차례 반복하더니 억지로 출입문을 닫은 전동차가 이내출발했다. 미처 타지 못하고 승강장에 남은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이후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9호선 혼잡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대안으로투입한 무료 급행버스가 출근 전쟁을 막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염창역 4번 출구에는 여의도역까지 향하는 무료 직행버스가대기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연신 홍보 전단지를 건네며 '무료급행버스 이용하세요'라고 외쳤으나 시민들 반응은 냉담했다.
시민들은 손사래를 치며 전단지를 받지 않고, 지하철역으로황급히 뛰어들어갔다. 45인승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시민 6명은혹시 버스가 늦게 출발할까 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 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앉아있던여성 승객 1명이 뛰쳐나와 지하철역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또 무료 버스가 대기하는 지하철역 앞에서는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사전에 협조도 없이임의로 혼잡구간에 대형버스를 세워두면 어떡하냐"며"평소에도 막히는 구간이 더 많이 막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전화해서 확인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콩나물시루 같은 전동차를 타기 위해 매일 출근 전쟁에 나서야 하는 시민들은 9호선 연장 개통이 전혀 반갑지 않다. 열차를 증차하는 근본적인 대책없이는 시민들의 출근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곡나루에서 여의도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서윤찬(47)씨는 "연장 개통되면서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몰린 것 같다"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짜증나는 출근길인데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꼼꼼하게 준비 못한 정책 탓에 안전이란 원칙을 양보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회사원 강유진(27·여)씨는 "지금도 매일 목숨 건 출근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아무런대안도 없이 무작정 노선을 늘리고, 개통하는 건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한 서울시의 일방적인 행정"이라며 "전동차를 늘리는 것이 대안이지 무료로 버스를운행하는 게 무슨 대안이냐"고 반문했다.
매일 9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김성민(34)씨도 "급행열차를 타면 10여분 만에 도착하는데 누가 시간이 한참이나 더 걸리는 무료 버스를 타겠냐"며 "시민들의 실상을 전혀 모르는 서울시의 탁상행정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안전사고라도 나면 그때는 누가 책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지하철9호선 신논현역에서 종합운동장역까지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했다. 2단계 연장구간은 1단계 구간 종착역인 신논현역에서 시작돼 전체 4.5㎞ 길이에 언주역과 봉은사역 등 5개 역을 지나게 된다.
열악한 지하철 9호선 상황을 알면서도 대중교통 이용을권장하는 서울시의 탁상행정에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앞으로도 출근 전쟁을 계속 치러야 할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기사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