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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어울림 : 동호회

“끈끈한 가족애가 봉사의 원동력입니다”

“끈끈한 가족애가 봉사의 원동력입니다”

by 안양교차로 강진우 기자 2014.05.16

“가로등회는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은 단체입니다.” 52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진홍 씨는 자부심어린 목소리로 가로등회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반백년이 넘는 세월을 굳건히 거쳐 왔다는 가로등회는 과연 어떤 단체일까’ 궁금증이 도졌다. 김진홍 회장과 함께 자리한 서동욱 미래사업단장과 김현주 부인회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김 회장의 말을 받았다.

◆ 친목을 넘어 봉사로 향하다
“가로등회는 1962년 11월 23일, 당시 안양 지역 고등학교 1학년생들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도시 안양을 아끼는 마음을 발현하기 위해 연극 발표, 합창 등 다양한 문화 활동과 더불어 간간히 지역 사회에 봉사도 하면서 지금에 이르렀죠.”
2014년 현재 175명의 정회원과 그에 따른 부인회원, 자녀회원들로 구성되어있는 가로등회는 여느 단체를 능가하는 가족애로 회원 간에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창립 축제, 신년 척사대회, 각종 동호회 활동, 체육대회, 하계 야영대회 등 각종 행사를 통해 한마음으로 똘똘 뭉치고 있는 것. 가로등회는 이러한 결집력을 바탕으로 각종 봉사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부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주 씨는 “2001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가로등회 모임을 갖다 보니 ‘힘을 모아 봉사를 해보자’라는 의견이 나왔고, 곧바로 봉사할 곳을 수소문했어요. 저희는 동방사회복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이하 남부아동보호소)를 봉사지로 택했죠. 당시 이곳은 다른 복지시설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었거든요. 여기서 주방 보조, 목욕 봉사, 각종 빨래 등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2004년 안양시 자원봉사센터에 봉사단체로 등록을 하면서 가로등회의 봉사활동은 탄력을 받았다. 매달 한 번씩 남부아동보호소에서 봉사하는 동시에, 안양시 노인복지회관에서 급식 봉사도 시작했다. 지자체에 문의해 형편이 어려운 조손가정 세 곳을 정해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쌀을 전달하는 활동도 시작했다. 특히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한 가정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가정은 지금까지 쌀을 나누며 직업 소개도 해주는 등 ‘제2의 부모’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서동욱 미래사업단장이 여기에 몇 가지 활동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청소년 쉼터 돕기, 노인의 날 경로잔치 돕기, 무료 급식소 봉사, 아프리카 신생아 모자 뜨기, 국제 마라톤대회 자원봉사 등 다방면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는 5월 어버이날을 맞아 경로잔치 시 부침개 봉사활동을 매년 해오고 있고, 어린이날과 추석, 성탄절 때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몰래 산타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앞으로의 50년’ 만들어가다
이처럼 많은 가로등회의 봉사활동 중 백미는 단연 ‘한그릇 나누기’ 행사다. 2006년부터 매년 한 번씩 개최해 올해 9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그저 밥 한 끼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단 행사 대상 선정부터 남다르다. 지적장애인, 연로한 어르신, 남부아동보호소의 보호를 받고 있는 아이 등 매년 행사 대상을 바꾸는 것.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픈 마음의 발현이다. 행사 대상이 선정되면 ‘그들과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 것인가’를 고민한다. 밥 한 끼를 매개로 그들에게 즐겁고 따뜻한 하루를 선사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년 한그릇 나누기 행사의 경우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안양천 걷기, 밴드 연주 및 마술공연 등을 즐겼고, 올해 3월 열린 행사에서는 양평 모꼬지 마을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인절미 만들기, 자연 체험학습 등을 즐겼다. 단순히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가 아니기에 진행하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 게 김현주 부인회장의 설명이다.
“봉사와 관련된 행사들을 개최하기 위해 저희 가로등회에서는 회비 일부를 봉사비로 책정해 운영하고 있어요. 그 흔한 봄나들이 한 번 제대로 하기 힘든 분들에게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제공하고 따뜻한 밥 한 끼도 나누니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없답니다.(웃음)”

가로등회가 몸소 보여준 봉사 정신은 자녀들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흔히들 하는 ‘점수를 위한 봉사’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봉사’를 가족과 함께 실천하면서 자녀들이 봉사를 당연한 일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지금 당장 봉사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봉사 씨앗’까지 심고 있는 셈이다.
가로등회는 앞으로도 회원들 간의 친목 활동과 더불어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50년을 넘어, ‘모두가 행복한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고 있는 가로등회. 지역 사회를 위하는 마음의 불꽃이 앞으로도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