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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종로여관 방화범에 사형 구형…"선처 안된다"

검찰, 종로여관 방화범에 사형 구형…"선처 안된다"

by 2018.04.24

검찰이 '종로여관 방화' 피의자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유모(53)씨의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 공판에서 "자신의 죄책을 축소하는 데만 급급하고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며 재판부에 사형을 요구했다.
이어 "인간 존엄의 근간인 생명권을 침해했다"며 "방화 범죄 특성상 엄중한 처벌을 통한 일반 예방의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는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투약했지만 알선이 거절 당하자 욕정으로 인한 보복감에 방화를 저질렀다"면서 "여관 출입구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다음 발화가 성공한 사실을 확인한 후에 현장을 떠났다"며 살인 고의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유씨는 범행 당시 상황, 자신의 행동과 느낌을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유씨는 '술에 취해 사물 변별 능력이 미약했다'며 필요적 감경을 주장하나 어떤 피해 회복 노력도 하지 않는 유씨에게 선처를 해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양형조사 결과에 따르더라도 유씨는 계획범에 해당한다"며 "피해 유족 및 피해자들은 유씨에게 무거운 형을 선고해달라고 강력히 탄원하는 실정"이라고도 밝혔다.
검찰은 최종의견 논고문 서두에서 "누구나 화기나 열기가 맨살에 닿았을 때 공포에 가까운 느낌을 가진다. 동서고금 가장 무거운 죄인에게만 화형을 집행한 것만 봐도 불로 사람을 목숨을 빼앗는 것은 비인륜적이고 가혹한 행위"라며 피해자의 고통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유씨 측 변호사는 "유씨는 술취한 상태에서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고 죄를 자백하고 있다"며 "평소 주량을 초과한 상태였으며 스스로 112에 신고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유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모든 게 제 잘못이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1월20일 오전 3시8분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죽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사고로 숨진 사망자 중에는 방학을 맞아 서울로 여행 온 30대 어머니와 10대 딸 2명이 포함됐다.
유씨는 여관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4일에 이뤄진다.
<뉴시스 기사·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