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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가장 아름다운 연못 그리고 최초의 연못, 슬픔과 마주하다.

서울의 가장 아름다운 연못 그리고 최초의 연못, 슬픔과 마주하다.

by 오민기 2014.12.11

/오민기 futurelove20@naver.com덕수궁의 정문 대한문을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한 연못이 있다. 아름다운 함녕전과 함께 잘 어우러진 풍경을 보이는 이유일까?바로 옆에는 한국 전통건축물로 만들어진 카페가 위치해있다.
추운 탓에 테라스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그 때문에 더욱 운치 있는 모습이다. 연못 내부에는 자라와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수많은 수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덕수궁 돌담 넘어, 서울시청과 대형 호텔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많은 유동인구와 차량이 보이지만 담을 사이로 소음과 분위기 면에서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눈앞에 함녕전이 보인다.
혹 조선 마지막을 본 고종의 넋이었을까? 아니면 현대식 철제 방음벽과는 상반되는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추운 겨울, 푸른 들판과 따듯한 궁궐의 햇살은 없었지만 선조들이 걸었던 그곳을 지닌다는 생각에 아마도 추위를 느낄새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추위를 타고 반대편으로 가면 같은 궁 내에 위치한 서양식 연못이 하나 있다. 1910년에 석조전과 동시에 건축된 서양식 건축물인데, 한국의 최초 유럽식 정원이라고 한다. 역사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현재는 한국 문화재의 큰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본래 덕수궁의 고풍적인 모습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나조차도 매우 안타깝게 여겨지는 이유다.
한국의 아름다운 보물 덕수궁, 그곳에 위치한 두 연못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아름다운 연못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역사적인 슬픔을 잊고 아름다움에 취한 나머지 모든 걸 잊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저 캄캄하기만 하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요즘 들어 더욱 새겨들어야 할 명언이 아닐까 싶다.
/오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