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뉴시스】박상수 기자 = '저축은행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가 부실은행 대주주의 도덕 불감증과 감독기관의 기능상실 등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26일 오전 목포시 명륜동 보해저축은행 본점에서 이틀째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보해저축은행과 전북 전일저축은행, 제주 으뜸저축은행 피해자 등이 참석했으며,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피해구제를 요청했다.

보해저축은행 5000만원 초과 비대위 서상훈 위원장은 "보해저축은행의 비리는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범죄행위로 불법대출과 퇴출을 막기 위한 로비 등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했다.

서 위원장은 "경영진과 임원진은 서민들의 피같은 예금을 쌈짓돈으로 사용했다"면서 "재발을 막기 위한 관련자 처벌과 피해 전액에 대한 실질적 보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해저축은행 김호걸 부위원장은 "금감원이 검은 뒷돈을 챙기면서 저축은행의 부실을 키워왔다"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이제는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감독기관의 부실감사를 지적했다.

전일저축은행 윤형원 비대위원장은 "전일저축은행의 교묘하고 악랄한 비리는 국회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못한다"면서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피해자 대부분은 70~80대 노년층과 건설현장 노동자 등으로 일부는 생을 포기하는 등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구조적 부조리를 키운 감독기관에 대한 엄중한 처벌뿐만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 등 정부차원의 책임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전일저축은행 전 대표를 지낸 전일저축은행 백기덕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금융감독기관의 눈감아주기식 감사와 검찰의 부실 수사를 질타했다.

백 위원장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가 2000년 이후 3번이나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면서 "저축은행 비리는 대주주들의 무분별한 불법대출 등 토착비리의 종합결정판"이라고 비난했다.

제주 으뜸저축은행 현민준 비대위원장도 금감원의 부실감사를 강하게 성토했다.

한 위원장은 "금감원이 2006년 감사를 통해 불법대출 사실을 적발하고도 그냥 놔두고 무마해 버렸다"면서 "지난해에는 금감원을 상대로 고소했으나 이마저 사법기관에서 각하시켰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금감원은 앞서 보해저축은행과 관련, 현재 추진 중인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9월 중에는 영업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예금자 피해대책에 대해선 파산절차에서 회수할 배당금이 극대화되도록 경쟁입찰을 통한 제3자 계약이전 우선 추진과 잔류자산 환가 극대화, 부실책임자 재산 환수, 파산재단 긴축경영 등의 방침을 밝혔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오후 광주지방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겨 보해저축은행의 부실대출 비리 수사기록을 비롯한 문서검증 작업 등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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