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목포소식(정치)

목포소식(정치)

[4·11총선]"출신 후보도 없는데" 전남 4개郡 '연고 딜레마'

[4·11총선]"출신 후보도 없는데" 전남 4개郡 '연고 딜레마'

by 뉴시스 2012.04.09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우리 지역 출신도 없는데 굳이 투표할 필요 있것소. 누가 되든 관심없소"4·11총선을 3일 앞두고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으나 전남의 일부 지역에서는 출신 후보자가 없다 보니 '연고주의 딜레마'로 선거무관심이 우려되고 있다.

광주·전남 19개 선거구에 출마한 81명의 후보(단일화 후보 제외) 가운데 주소지와 선거구가 서로 다른 후보는 광주 1명과 전남 2명 등 모두 3명에 불과하다. 출마자의 절대 다수인 96%는 출신 지역에 출마했거나 표심을 잡기 위해 미리 주소지를 선거구역으로 옮긴 경우다.

지연(地緣)을 고려한 것으로 문제는 광주의 경우 한 개 구가 1∼2개 선거구로 나뉜 반면 전남은 인구수 등을 고려해 많게는 4개 지역이 한 선거구로 묶이면서 '지연 후보자'가 없는 곳이 발생한 것이다.

광주 5개구,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출신 후보가 없는 곳은 모두 4곳. 담양, 장성, 구례, 진도 등 공교롭게도 4곳 모두 전남이다. 선거구 조정의 희생양이거나 '지역 세(勢)'가 같은 선거구 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되는 곳들이다.

담양의 경우 17대 총선 때는 곡성, 장성과 한 선거구였지만 18대에는 구례, 곡성과 합쳐지더니 이번 19대에는 투표일을 코 앞에 두고 함평, 영광, 장성으로 편입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자체, 의회, 시민들의 염원에도 불구, 정치적 홀대가 이어지면서 12년째 담양 출신 후보의 '여의도 입성'은 무산됐고, 이는 고스란히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담양의 총선 투표율은 16대 67.2%에서 17대 65.1%로 감소하더니 18대에는 급기야 49.7%로 50%를 밑돌았다.

18대 총선 때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12.79%(6021표)를 몰아준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 주민은 "김효석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구 조정이라는 우여곡절에도 불구, 민주통합당 경선 당시까지만 해도 곳곳에서 총선 얘기가 넘쳐났는데 후보 등록 결과 담양 출신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부터는 선거분위기가 냉랭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16, 17대 당시 60%대 투표율에서 18대 때 48.1%로 뚝 떨어졌던 장성 역시 출신 후보자가 없어 40%대를 고수할 수 있을 지조차 관심사다.

갑작스런 선거구 조정으로 광양과 함께 한 선거구로 묶인 구례 역시 출마자 4명 모두 광양 출신으로 도배되면서 선거 무관심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주민 박모(47)씨는 "판세도 기울고, 뚜렷한 '구례 이슈'도 없는 데다 무엇보다 구례 출신 인물이 없다 보니 무관심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이기주의니, 연고주의니 말들이 많지만 우리 지역에선 되레 패배주의 조짐마저 보인다"고 귀뜸했다.

진도 역시 같은 선거구 해남이 14개 읍·면에 선거인 6만5177명, 완도가 12개 읍·면 4만5146명인데 반해 7개 읍·면에 선거인도 2만명대(2만8042명)로 열세를 면치 못해 출마자 6명 중 4명은 해남, 2명은 완도로 진도에 주소지를 둔 후보는 전무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구례와 진도 모두 18대 당시 50%대 초반이던 투표율이 40%대로 주저앉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4개 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처가와 선친, 지인과의 인연을 내세우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표심잡기에 분주한 실정이다.

선거관리위원회도 비상이다. 전남도 선관위는 우체국 집배원, 택시기사를 투표참여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지역 축제를 매개로 투표를 독려하고, 특히 4개 지역 5일 시장 등을 돌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도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선거 열기가 연말 대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4개 군의 투표율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을 투표참여 홍보단으로 위촉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