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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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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진보의정 '물세례 사건' 입장차

전남도-진보의정 '물세례 사건' 입장차

by 뉴시스 2013.01.24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23일 발생한 전남도의원의 도지사 물세례 사건을 놓고 집행부와 의회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조짐이다.전남도는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은 대화와 타협을 포기한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도는 "도지사가 의사일정에 따라 신년 도정계획을 보고하는 중요한 순간 물을 끼없는 것은 명백한 폭력행위"라며 "신성한 민주주의 상징과 토론의 심장부인 의사당에서의 불법 폭력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그야말로 의회 정치를 포기한 심각한 도전행위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세례를 한) 안주용 의원은 정의로운 민주 시민이라는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 전남도민의 자존심을 철저하게 짓밟고, 민주주의 역사에 너무나 큰 오점을 남긴 심각한 만행을 저질렀다"며 "(안 의원은) 도민 대표인 도지사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에 대해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자치발전 차원에서도 우려스런 대목"이라며 "안 의원에 대한 상응한 조치가 이뤄지고 재발 방지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남도의회 내 비(非)민주계 교섭단체인 진보의정 소속 의원 6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들의 표심을 '충동적인 행위였다'고 발언한 데 대한 최소한의 사과도, 해명도 없이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도정보고를 하는 것에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약무호남 시무국가'라는 충무공의 말처럼 호남은 항상 시대를 선도해왔고, 국가를 수호하는데 모든 것을 바쳐 온 만큼 호남의 민심은 어떠한 정치인이나 세력으로부터 무시당하고 모욕당해서는 안된다"며 "그럼에도, 민심을 왜곡하고 3선 도지사로서의 신의를 저버린 발언과 사과없는 태도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왔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안 의원은 "느닷없는 일로 동료 의원과 관계 공무원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며 "(물세례) 행위에 대해선 차분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보며 윤리위원회 출석 통보가 오면 성실하게 해명하고 처벌이 내려지면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충동적인 행동이었다"고도 고백했다.

그러나 도의회와 동료 의원들에게는 "죄송하고 유감스럽다"면서도 도지사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즉각적인 사과를 거부했다.

집행부는 행위 자체를 중대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사과를 요구한 반면 진보의정 측은 "행위보다는 그 배경이 중요하다"며 '선(先) 도지사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