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기자회견 "통합하면 民 기득권에 함몰될 것"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박준영 전남지사는 26일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지지 여론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지사는 이날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이 할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역민의 질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일'이 있을 때는 호남에서 지지를 호소하지만 막상 호남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뭘 했느냐는 냉소주의가 깔려 있다"며 "민주당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정치행태, 정당행태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소위 '안풍(安風)'이 불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복지 등 국가적 아젠다나 남북 관계, 경제 민주화, 대외 문제 등에 대한 콘텐츠가 드러난 게 없어 판단하긴 이르다"며 "신당이 어떤 정책으로 어떤 식의 접근을 할 것인지 윤곽이 드러나면 지역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세력의 통합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지사는 "민주당은 '좌'로 많이 갔고 안철수 신당은 중도 쪽에 가까워 두 진영이 서로 다르다"며 "통합하면 안철수 진영은 민주당 기득권 세력에 함몰돼 (통합의)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운태 광주시장이 이날 오전 송년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세력이 지향하는 가치와 민주당의 가치에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은 정치행태에 관한 것인데 이는 충분히 개혁해 갈 수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궤를 달리하는 발언이다.

박 지사는 그러면서 "호남이 정치과잉"이라며 "정치에 대한 관심만 가지니까 지역이 발전이 안된다. 먹고 사는 미래 얘기에 힘을 쏟을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지사는 올 한해 도정의 가장 큰 성과로 인구 감소 폭 둔화를 들었다.

그는 "10년 전 취임 초기만 해도 전남 인구가 연간 3만6000명 가량 줄었는데 올해는 3000명 수준에 그칠 것 같다"며 "그동안 기업을 4000개 가량 유치하고 1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온 점, 해안선과 섬, 갯벌, 신재생 에너지 등 비교 우위 자원을 최대한 이용한 정책이 주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5년 중에는 인구 감소 현상이 멈추고 이후 5년 정도는 인구가 들쭉날쭉하다 2020년께에는 '전남인(人)'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전남땅이 전국 면적의 12%인데 그에 걸맞는 인구 수준에 언젠가는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지사는 또 "전남은 오랜 기간 낙후의 대명사로 통했는데 인구 감소가 둔화되고 솔라시도와 혁신도시 등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는 스스로 존립의 근거로 잡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땅이 될 것"이라며 "도민들에게 여러가지로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밖에 ▲미래 식량자원의 보고(寶庫)인 바다경영 강화 ▲특색있는 관광상품 개발과 문화융성 ▲미래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지역개발 ▲건강한 삶이 보장되는 맞춤형 복지 확대 ▲도민과 소통하는 지방 3.0 구현 등을 내년도 주요 도정운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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