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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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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여수 지역 공황상태

비리' 여수 지역 공황상태

by 류형근 기자 2010.08.30

【여수=뉴시스】류형근 기자 = 도피행각 두 달여 만에 자수한 오현섭 전 전남 여수시장(60)의 비리가 양파 껍질 처럼 하나 둘 드러나면서 세계엑스포를 앞둔 여수시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오현섭 발 뇌관'이 측근과 공무원은 물론 시의원들까지 얽히고 설킨 비리구도로 그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도박판까지 벌어져 지역 이미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검은돈' 흐름 또 포착

경찰청과 여수경찰서는 지난 4월부터 여수 야간경관등 뇌물비리를 수사해 업체로부터 2억 원을 수수한 오 전 시장과, 전 시청 간부 김모씨(59·여), 오 전 시장의 사돈 주모씨(67) 등 3명을 구속했다.

이어 주씨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난 서모 여수시의원(57)등 전남도의원과 전현직 시의원 등 10명을 입건했다.

이로써 야간경관등 뇌물비리는 수사가 종결되는 듯 싶었으나 경찰이 오 전 시장의 추진사업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파장이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재직 당시 46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순신광장 조성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8억 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됐다.

특히 오 전 시장이 8억 원 중 일부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여명의 시의원들에게 500~1000만 원씩 전달했다고 진술, 또 다시 여수 지역 정가를 강타했다.

여수경찰서는 이 같은 오 전 시장의 진술에 따라 30일부터 전현직 의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 선거 당시 후보를 비롯해 현 시도의원에게 돈이 뿌려졌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이 중에는 야간경관등 뇌물 비리로 조사를 받은 의원도 포함돼 있다"며 "빠르면 내일부터 해당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고 밝혀다.

◇'엎친데 덮친격' 도박판까지

'오현섭 발 뇌관'으로 여수 지역이 연일 비리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여수시의원과 간부급 공무원이 연루된 도박판까지 불거졌다.

여수경찰서는 지난 27일 시의회 황모 의원(67)과 여수시청 간부급 공무원 임모 동장(51) 등 4명을 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전날 밤 11시께부터 1시간 동안 여수시 화장동 모 건설업체 사무실에서 1점에 500원 씩 모두 50만4000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걸고 고스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수 지역의 비리사건이 연일 언론에 등장하고 있는데다 나주시교육청 공무원 5명이 청사 내에서 도박을 하다 경찰에 붙잡혀 직위해제 된지 하룻만에 도박을 벌이다 적발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여수시 김모 과장은 "여수가 각종 뇌물비리와 건설노조 총파업 등으로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중에 시의원과 공무원이 도박까지 벌여 같은 공무원으로서 정말 창피하다"며 "친목도모 차원에서 화투판을 벌였겠지만 징계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리 몸살로 세계박람회 이미지 타격

지난 4월 시작된 여수 지역 비리가 5개월 가량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을 장식하면서 코 앞으로 다가온 2012여수세계박람회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당장 여수시의회는 다음달 1일 제127차 정례회의를 열고 업무보고 및 추경예산위 구성 등을 논의해야 하지만 현직 의원들이 각종 뇌물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수 명의 여수시의원들이 낙마할 경우 재선거에 따른 여론 분열 등의 악재로 엑스포 유치 역량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민 박모씨(48)는 "전 시장은 물론 시·도의원 중 누가 비리에 연루됐다는 등 좋지 않은 소문이 무성하게 돌고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서울 등 다른 지역 출신들도 '여수가 고향이다'는 말을 꺼려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수 지역 시민단체들은 "뇌물에 이어 도박까지 벌인 공무원과 시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사법 당국이 엄정한 수사를 하는 한편 해당 의원들도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gryu7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