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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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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전남…"F1에 치이고, 4대강에 치이고"

가난한 전남…"F1에 치이고, 4대강에 치이고"

by 뉴시스 2011.06.16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전남이 정부의 'F1 홀대'와 '4대강 떠넘기기'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송형곤 의원(고흥1)은 15일 전남도가 제출한 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F1에 대한 도비 부담이 커지면서 민생 예산이 삭감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가 제출한 2011년 1차 세입·세출 추경안에 따르면 도비 총액 1517억원 가운데 문화·관광 분야는 434억원으로 28.6%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사업으로 최대규모인 F1 예산 328억원이 포함된데 따른 것이다.

반면 사회복지 예산의 경우 취약계층 지원비 11억8000만원, 보육·가족·여성 관련 35억원 등 모두 119억원(7.8%)이 삭감돼 대조를 보였다.

F1 예산은 원안가결된 가운데 단일사업임에도 농림식품국, 해양수산국, 농업기술원 등 농도(農道)와 직결된 농·어업 분야 3곳의 예산 합계 335억9000만원과 맞먹는 점도 거론됐다.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F1의 위상에 걸맞는 국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편성된 국비도 조기 집행되지 않으면서 심화된 'F1 돈맥경화'가 빚은 부작용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서옥기(광양2)·서동욱(순천3) 의원도 "F1이 블랙홀이 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이개호 행정부지사는 "국비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순수 도비만을 놓고 F1 예산을 따지면 무리가 있다"며 "전체 예산으로 보면 민생 예산 삭감폭이 적지 않다"고 해명했다.

4대강 유지관리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국가하천의 연간 유지보수비 250억원의 10배인 연간 2400억원을 4대강 유지관리비로 투입하고, 이 중 1000억원은 국가가 부담하되 1400억원은 국가와 지자체가 분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 '4대강 하천유지관리방안'을 확정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4대강 사업 이후 둑·저수로 등 시설물 관리와 수공의 보·홍수 조절지 관리에는 국비 1000억원이 투입되는 대신 지자체가 수행하는 4대강 친수시설과 4대강 외 국가하천 유지보수에 배정될 1400억원 중 상당 부분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판이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말도, 탈도 많던 4대강 사업이 밑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더니 결국 막대한 관리비가 지방의 몫으로 남게 됐다"며 "17개 군(郡) 가운데 8곳이 재정자립도 10%이고, 도 전체 자립도가 20%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 복지예산이 줄고 4대강 관리비마저 떠안게 돼 재정난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