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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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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檢, 혹 떼려다 큰 혹 붙일 것 예견"

조현오 "檢, 혹 떼려다 큰 혹 붙일 것 예견"

by 뉴시스 2011.07.08

【광주=뉴시스】안현주 기자 = 조현오 경찰청장은 7일 "수사권 조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조직의 단합을 강조했다.

조 청장은 이날 오후 광주시공무원연수원에서 '전남경찰청 방문 및 현장 경찰과의 대화'를 갖고 "향후 대통령령 제정시 현장 경찰관이 수사의 주체로서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또 "지난달 30일 경찰수사권을 법제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경찰이 명실공히 수사의 주체로 인정받게 됐다"며 "이제는 경찰도 독립적 수사주체로서 검찰과 상호 협력하고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의 솔직한 소회도 털어놨다.

그는 "오늘이 15번째 현장 경찰과의 대화시간이지만 이렇게 많은 환영을 받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이게 다 수사권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8인 회의에서 최악의 안이 올라왔을 때에도 받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한 것은 독자적인 수사 주체성만큼은 받아내야 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안 서명 당시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13만 경찰로부터 지지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게 했다면 국민들이 등을 돌렸을 것이다"며 "욕 먹을 각오로 서명을 한 직후 참모들에게 '(검찰이)언젠가는 혹 떼려다 오히려 큰 혹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기간이 짧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지금부터 수사권 독립이 시작됐지만 국민이 경찰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정적이다"며 "검찰로부터 일부 권한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신뢰 확보를 위해 부정부패를 완전히 걷어내고 인권보호와 수사역량을 키워 나가는 등 7개 경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강남권 3개 경찰서를 방문한 것도 이런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시간을 두고 느긋하게 진행할 만한 시간이 없다. 66년 만에 찾아온 좋은 기회를 무산시킬 수 없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이다"며 "이전투구식으로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 아닌 국민에게 인정받은 만큼만 가져올 생각이다. 오로지 경찰만을 위한 수사권 조정이 되지 않기 위해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ahj@newsis.com